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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가 만난 사람들] 자라다 남아미술연구소 최민준 대표

“남자 아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다”. 

자라다 남아미술연구소 최민준(32) 대표의 말이다. 우리는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 ‘남자는 화성에서, 여자는 금성에 왔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녀에게 획일적인 교육을 해온 것은 아닐까. 자라다 남아미술학원은 남자 선생님이 남자 아이를 가르친다. 이 뿐만 아니다. 기존의 미술학원에서 보이는 스케치북, 연필, 붓 대신 못, 망치, 드라이버가 보인다. 오늘 러브레터에서는 남아미술교육전문가 최민준 씨를 만나 이 학원의 정체를 묻기로 했다.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자라다 남아미술연구소 최민준 대표 


외부 강연으로 매우 바쁘다고 들었는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자라다 남아미술연구소와 아들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최민준이라고 한다.

 

​학원이 지어진지 얼마나 됐죠?

 ​미술 교육을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였고, 2009년부터 방문교육으로 자라다 교육을 시작했다. 이때 교육 내용을 블로그나 카페 등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정식으로 2011년도 1월에 학원을 오픈했고, 현재 전국에 자라다 남아미술학원 2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못, 망치, 드라이버가 보이는 것이 미술학원 보다는 작업실 같다. 이 학원의 정체가 무엇인가.

 ​이 공간은 6세에서 13세 남자 아이들만 올 수 있다. 남자 아이들을 위한 미술교육을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기존의 미술교육이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자 아이들을 만나면 미술을 싫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근데 미술을 진짜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그리기, 색칠하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그림 그리기, 색칠하기를 가르치지 않나?

 ​그렇지 않다. 다만 우리 학원에서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나는 남자 아이들이 미술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미술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런 작은 생각에서 남자아이 미술교육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고 사람들의 호응이 점점 더 커지게 됐다.




자라다 남아미술학원은 일반적인 학원과는 사뭇 다르다.

처음 학원을 시작했을 땐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반응이 어리둥절 했을 것 같다.

남자아이 미술학원은 전세계에서 처음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남자 중학교는 있다(웃음).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남녀 차별 아니냐”, "남아선호사상 아니냐“ 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이 학원은 남자 아이들의 부족한 부분을 케어해주기 위한 것이다.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 있는가. 

체력장을 예를 들어보자. 턱걸이 1등급에 대한 남자와 여자의 턱걸이 개수가 다르다. 그런데 왜 미술 1등급은 남자, 여자 기준이 같은가. 남자와 여자가 각각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신체적 능력만큼 미술에서도 차이가 난다. 보통 남자들이 여자들에 비해 달리기가 빠른 반면 소근육 발달이나 표현능력은 다소 떨어진다.

 


​학원을 처음 왔을 때 아이들이나 부모님의 반응은 어떤가.

​남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의 반응이 좋다. 기존 미술학원에서 배제가 되거나, 학원에서 상처 받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이 미술을 싫어하게 된 계기가 아이러니하게도 미술 학원들을 다니면서다. 멀리서도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신다. 제일 멀리 오시는 분은 대전에서 KTX를 타고 오시는 분도 계신다.

아이들이 처음 학원을 왔을 때 조금 낯설어할 것 같다.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은 학원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이들이 머릿 속에서 상상했던 것들이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학원 적응을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빠르게 흥미를 갖는다.

 

대표님께서는 아이들의 고민도 잘 들어주고 멘토 같은 역할을 잘해주신다고 한다. 꼭 교회 오빠 같다.

(웃음) 교회를 다니고 있다.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같은 곡도 기타로 치고 그러나.

​기타를 못친다. 음악 쪽은 정말 약하다.

 

​미술을 처음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그냥 좋아하는 것들을 표현하곤 했다. 미술은 나의 자존감을 지키는 일 중 하나였다. 미술의 어떤 영역은 남들보다 더 잘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머리 속에 상상이 많은 아이였고, 그것을 펼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바로 미술이였다. 만화 그리는 것도 좋아해서, 시나리오도 쓰고 했다.



'6~13세 이하의 남아 외 출입금지'가 눈에 띈다

대표님도 미술학원을 다녔겠다.

 ​초등학교 때 미술학원을 잠깐 다녔다. 5~6살 쯤으로 기억하는 가전제품을 잘 그렸다. 그때 입체로 그림을 그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학원에서는 내가 원하고 싶은 것을 그리게 해주지 않았다. 꽃, 나비 같은 것을 그리는 것은 내 취미가 아니어서 재미없게 다녔던 것 같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학과를 전공했다. 보통은 고등학교 2, 3학년때 학원을 다니면서 준비를 하지 않은가.

물론이다. 그때 입시미술학원을 다녔다. 소묘를 했었다.

 

주위 미술하는 친구들에게 듣기로 미술과 입시미술은 많이 다르다고 한다. 예를 들면, 토익 점수가 높다고 해서 영어를 잘하는 게 아닌 것처럼, 일종의 통과과정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랬다. 입시미술은 미술이랑은 상관이 없이 그냥 기술을 배웠다. 미술은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이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술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메시지를 담는 그릇, 그릇 자체를 만드는 기술에 집중한 것이 당시의 교육이었다.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 안에서 배운 것도 많다.

 


​많은 부분 공감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시험을 위한 시험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럼 대학에서의 미술은 어땠는가.

 ​처음 대학에선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배웠던 미술은 그곳에서 상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수님께서 과제를 내주시는 것들은 추상적인 것이 많았다. 예를 들어,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것들을 그려보라”는 주제를 주셨을땐 매우 당황스러웠다. 교수님께 찾아가 선배님들이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가 여쭤봤더니, 그것도 못보게 했다. 너가 생각하라고 했다. 그때 내가 내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잃어버리고 왔구나 싶었다.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가 아닌가.

 ​그렇다. 그 주제를 찾아내기 위해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 그때 아 지금까지 표현하는 방법만 배웠지, 생각하는 것은 재단 받아 왔구나 싶었다. 생각을 하기에는 사실 자료조사든, 책을 보든, 세상의 다른 사람 의견을 듣든,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생겨야 할 수 있는 것인데, 무작정 주제를 그리려고 준비만 하고 있었구나 생각이 강하게 든 것이다. 그때 새로운 배움에 대해서 눈을 떴고, 아이들의 교육 역시 이러한 부분을 설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학원을 다닐 수 있는 나이가 6세부터 13세까지라고 들었다.

남자아이가 소근육이 발달하고, 본인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가 6세라 판단했다. 14세가 되면 명예졸업을 해야 한다. 13세까지로 연령을 제한한 것은 학원에서 가르치기에는 전문성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 <아들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은 엄마들에게>, TVN 프로그램 <어쩌다 어른> 출연 등 다방면으로 학부모님들을 만나 뵙고 있다. 아들을 둔 엄마들에게 강조하는 교육법이 있는가?

​엄마들이 나를 찾아와서 아이를 변화시켜달라고 한다. 아이가 너무 내향적인데 외향적으로 바뀌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너무 내향적이라 그런 것 같다며, 스스로를 탓한다. 나는 엄마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 하지 마라, 새로운 지식을 얻으려 하지 마라고 강조한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교육방법에 자신감을 가지면 된다.

 


​사람의 성격이 변하기도 하지 않은가. 어릴 때 내향적이었던 친구가 외향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물론이다. 하지만 우리가 바로 가야할 올바른 교육은 할미꽃을 장미꽃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장미는 장미대로 튤립은 튤립대로 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은 교육이다. 엄마들에게 아이는 백지가 아니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희미하게 밑그림이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밑그림을 보고 색을 칠해야 아이가 더 발전하고, 행복할 수 있다.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남아미술교육전문가 자격증이 필요하다.

 

말씀하신 미술학원의 교육방식이 일종의 맞춤형 수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커리큘럼이 명확하지 못해 보이는데, 선생님들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많을 듯 하다.

 물론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학원의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1달 이상 8~10시간 합숙훈련처럼 교육을 받는다. 먼저, 아이를 파악하는 연습을 한다.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아이에게 질문을 잘 던지고, 학부모님의 의견으로부터 아이의 성향을 파악한다. 그리고 커리큘럼이 없기 때문에 고착현상을 방지하고자 매월 새로운 재료를 선택한다.

 


이런 맞춤형 교육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낯설지 않을까.

​그래서 성향파악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기주도성향이 강한 아이에게는 “오늘 뭐 만들거야?”,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접근한다. “너 맘대로 해봐” 라는 것이 어떤 아이들에게는 좌절감을 주기도 한다.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은 없다. 그것은 일종의 만병통치약과 똑같다. 각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이 있을 뿐이고,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는 것 뿐이다.

 


​대표님께서는 아버지 없어 어머니 밑에서 자라셨다. 그런 부분이 남아미술학원 설립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중간에 중재가 없어서 엄마와 갈등이 심했었다. 엄마 입장에서도 남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처음이지 않나. 그래서 남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들의 심리에 관심을 갖게 됐고, 남자 아이들의 마음도 더 잘 이해하게 됐다. 이 일 자체가 엄청난 부귀영화를 누리거나 큰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실은 강의하고 책 쓰는 거 다 내 이야기이다 (웃음)

 


앞으로 자라다 남아미술학원이 어떤 학원으로 기억되고 있는가. 

​학원보다는 아이들의 가능을 찾고 깨워주는 곳으로 기억되고 싶다. 사실 우리 대한민국은 주입식 교육 위주에 아이들의 행복감도 떨어진다. 교육으로 유명한 핀란드와 독일 역시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다. 남자아이 교육의 선두주자로 전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진 교육기관으로 성장하고 싶다.

 


최민준 대표님의 최종 꿈, 목표는 무엇인가.

​아직까지도 “남자 아이들이 뭐가 다르냐”고 하는 분들이 있다. 나는 “남자는 이런 부분이 다르니까 교육법도 달라야지”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상식이 되었으면 한다.

 


​긴 시간동안 인터뷰 하느라 고생했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한 말씀 있는가.

​아까 말씀드렸듯 엄마들이 스스로를 용서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고 싶다. 현장에서 많이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 엄마들의 육아지식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높지만, 육아 자존감은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가 가능성이 많은 아이인데, 내가 부족해서 못 끌어주는 것 같다”라고 고민을 토로하는데, 아니다. 아이들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다. 엄마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들이고, 아이가 갖고 있는 것을 바로 봐주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아이에 대한 기대가 폭력이 되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에게 잘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엄마들에게 늘 말한다. 육아서를 너무 많이 보지 마라! 육아서에는 우리 아이가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것을 실천하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정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엄마들은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쫓아야 하고, 아이가 어떤 상황인지를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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