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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가능성… 학생부에 기재된 ‘결과’, 자소서에는 ‘과정’으로 녹여내야

[학종 평가기준, 대학이 답하다] ④ 발전가능성
 


《모호한 평가 기준으로 ‘깜깜이 대입’ 논란을 불러온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학이 직접 나섰다. △건국대 △경희대 △서울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6개 대학이 학종의 평가요소 내 평가항목과 각 항목의 세부내용을 표준화한 ‘공동기준’을 마련해 공개한 것. 
 
6개 대학은 ‘대입전형 표준화방안’에 대한 공동연구를 실시해 학종의 평가요소를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 등 4가지로 제시하고, 평가요소 내 평가항목과 각 항목의 세부 평가 기준 및 내용 등을 표준화했다. 이는 기존에 대학별로 제각각이던 평가항목을 통일해, 수험생들의 대입 준비 부담을 낮추고, 평가 기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것. 6개 대학이 제안한 ‘대입전형 표준화방안’은 올해 대입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에듀동아는 ‘학종 평가기준, 대학이 답하다’ 시리즈를 통해 대입전형 표준화 방안의 평가요소 및 주요 내용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학생들이 연구결과의 어떤 내용에 주목하고, 이를 대입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살펴본다.  

‘학종 평가기준, 대학이 답하다’ 시리즈 그 마지막 시간에는 ‘발전가능성’의 평가항목 및 세부 내용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대입 준비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 발전가능성, ‘현재 모습’으로 ‘미래의 발전 모습’을 평가 
 
입학사정관들은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과정에서 신입생의 ‘발전가능성’을 매우 중요하게 평가한다. 실제로 연구진이 지난해 63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를 살펴본 결과, 발전가능성은 인성, 전공적합성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키워드로 나타났다.  

대학이 발전가능성을 중시하는 이유는 신입생들이 대학에 입학한 후 학업과 학교생활을 원활히 하고, 더 나아가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를 바라기 때문. 하지만 지원자가 미래에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대학은 ‘지원자가 고등학교 생활을 통해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며, 어떠한 학습패턴과 행동 경향을 보였는가’ 등 학생의 현재 상태를 통해 미래의 발전가능성을 평가한다. 

물론, 학종 평가요소에 발전가능성을 포함하지 않은 대학도 있다. 그러나 연구진의 분석 결과 △성장잠재력 △잠재역량 △교육 잠재력 등의 요소를 통해 사실상 발전가능성을 평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수험생과 고교 교사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용어를 ‘발전가능성’으로 통일할 것을 제안하고, 그 의미를 ‘현재의 상황이나 수준보다 질적으로 더 높은 단계로 향상될 가능성’으로 정의했다. 쉽게 말해 발전가능성은 학교생활을 통해 드러나는 학생의 다양한 역량을 의미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어 연구진은 발전가능성의 특성을 고려해 세부 평가 항목 4가지를 제시했다. △자기주도성 △경험의 다양성 △리더십 △창의적 문제해결력이 바로 그것. 4가지 평가 항목의 세부 평가 요소와 대비 방법을 면밀히 살펴보자. 

○ [자기주도성] 발전가능성·학업역량 한 번에 잡는 1석 2조의 ‘교과활동’

연구진은 자기주도성을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적절한 전략을 선택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성향’으로 정의했다. 자기주도성의 정의를 유심히 살펴보자. 단순히 상을 수상했다거나, 특정 교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등의 ‘결과물’ 보다는 ‘계획→실행→결과→피드백’이 포함된 ‘과정’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대학이 과정을 강조하는 이유는 ‘결과’만으로는 정확히 지원자의 역량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 

예를 들어,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 단순히 교내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 경험을 나열하면, 입학사정관은 지원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인지 강제로 참여한 것인지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자신이 자기주도성을 가진 인재임을 드러내려면 자소서에는 반드시 △참여 동기 및 계획 △활동에서 배우고 느낀바 △활동으로 충족하지 못한 지적 호기심 또는 부족한 부분을 교내 생활을 통해 어떻게 보완 했는가 또는 대학에서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피드백) 등의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  

학생들이 또 한 가지 유의할 사항이 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비교과 활동’을 통해 자기주도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러나 교과활동으로도 자기주도성을 드러낼 수 있다. 가령, 자신의 전공계열과 관련된 교내 대회에 참가해 수상한 뒤 △교과 지식 활용 역량 △학업의지 △자기주도성을 선보이는 것. 또는 발표, 토론, 팀 프로젝트 등 학생참여중심의 교과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학생부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통해 자기주도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 경우 학업역량과 발전가능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입학사정관들은 자기주도성을 평가하기 위해 어떤 기준을 활용할까? 이는 아래 <표>를 참고하자. 

 

○ [경험의 다양성] 활동의 ‘개수’에 연연하지 마라! 

발전가능성에는 ‘경험의 다양성’ 항목이 포함된다. 고교생들은 “대체 얼마나 많은 개수의 비교과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거야?”라며 지레 겁먹지 않아도 된다. 연구진이 정의한 경험의 다양성은 ‘학교교육의 다양한 영역에서 직접 겪거나 활동하면서 얻는 성장과정 및 결과’를 의미하기 때문. 경험의 ‘개수’가 아닌 교내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영역의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했으며, 이를 통해 무엇을 얻고 배웠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아래 <표>는 연구진이 제시한 ‘경험의 다양성’의 세부 평가 내용이다.

 

위의 <표>를 살펴보면 ‘다양한 영역’은 크게 △창의적 체험활동(자율·동아리·봉사·진로 활동) △독서활동 △예체능 활동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비교과 활동’으로 불리는 영역들이다. 고교 교육과정에는 비교과 활동 시간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학교생활에 충실히 참여한 학생이라면 다양한 영역의 경험을 쌓는 것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 학생들은 또 다른 고민에 빠진다. ‘경험의 폭이 넓은 것’과 ‘경험의 깊이와 수준’ 중 무엇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쌓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에게는 전자의 활동 방식이 지원자의 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고, 한 가지를 깊이 탐구하는 것을 선호하는 학생에게는 후자가 적합한 활동 방식이기 때문.

연구진은 “두 가지 경우 모두를 좋지 않게 평가할 이유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무슨 활동을 하더라도 활동 경험을 통해 ‘시각이 넓어졌으며, 얼마나 성장한 모습을 보였는가’다. 단, 학교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영역의 활동에 대한 성실함은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리더십] ‘리더’ 경험 없어도 OK!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리더십’하면 지도자로서 무리를 이끌어 본 경험을 묻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연구진은 리더십을 ‘공동체의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가는 역량’으로 정의했다. 즉, 학급, 동아리, 모둠 등에서 장을 맡아본 경험이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은 것. 자신이 공동체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상황에서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 내고, 공동체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 본 경험이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아래 <표>의 세부 평가 내용을 살펴보자.  

 

위의 <표>의 내용에서도 마찬가지로 ‘리더’를 맡았는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세부 평가 내용을 살펴보면 리더십을 가장 관찰하기 좋은 환경은 학생회, 동아리 등의 활동임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해당 활동은 학생들이 주도해 활동 방향을 이끌어가는 특성을 가져, 지원자가 어떤 태도로 공동체 활동에 임했는가를 파악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러한 활동에 참여해 본 경험이 없다면 수업 시간 중에 진행되는 모둠활동 및 봉사활동, 창체 활동 등을 활용해 자소서를 작성해보자.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며, 공동체의 목표 달성 과정에 도움을 준 과정을 적어내는 것. 이처럼 함께 활동하는 친구들을 배려하며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 경험은 ‘서번트 리더십(섬기는 리더십)’을 드러낼 수 있다. 

○ [창의적 문제해결력] ‘문제인식→창의적·논리적 해결방안 도출→실천’의 과정이 중요!

일반적으로 ‘창의성’은 무언가를 새로이 만들어 내는 능력으로 통용된다. 그러나 고교생이 교내 활동을 통해 창조적인 산출물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에서 창의성에 대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정보를 바탕으로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학생부를 통해 창의성을 평가한다는 것은 각종 교내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창의성은 ‘문제해결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에 연구진은 발전가능성의 마지막 평가 항목으로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제시하고 그 의미를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즉,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한 측면에서는 교내 활동 과정에서 드러나는 지원자의 창의적인 발상을 평가하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교내 활동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성과를 평가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연구진이 제시한 창의적 문제해결력의 세부 평가 내용은 아래 <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부평가 내용은 3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창의적 발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 △주어진 환경에 대한 극복·활용이다. 먼저, ‘창의적 발상’의 경우 너무 어렵게 접근할 필요는 없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연구진은 매년 비슷한 패턴의 학생회장 활동에서 벗어나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해보는 활동도 창의적 발상을 실현한 것으로 보았다. 즉, 기존에 반복되던 동아리 커리큘럼을 새롭게 변경해 보는 것으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두 번째 문제해결력은 교과 및 비교과 활동 모두에서 드러낼 수 있다. 교과 학습 활동 중 여러 분야의 지식을 융합해 어려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해 보거나, 동아리·봉사·교내 대회·수행평가 등에 참여·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이는 것이다.  

마지막 주어진 환경에 대한 극복은 ‘학교’가 아닌 ‘학생’을 평가하기 위해 마련된 내용. 현재 우리나라의 고등학교는 학교 유형, 지역 여건에 따라 교내 활동, 교육의 질에 편차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 그런데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학생들을 동일한 기준에서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연구진의 의견.  

연구진은 “학교의 프로그램이 우수함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학생보다 학교 상황이 열악하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일정한 성취를 이룬 학생을 더 높게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비교적 열악한 교육 환경에 있는 학생이라면, 자신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 환경적인 어려움을 어떻게 주도적으로 극복해나갔는지 자소서에 기재하는 것이 좋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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