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상상, 그 이상을 상상하라! 영화계 이색 직업들

히어로 슈트와 괴물 소리를 만드는 영화계의 연금술사들



본 기사는 청소년 진로 학습 인문 시사 매거진 <톡톡> 3월호에 수록됐습니다.

가족 나들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영화관! 여러분은 어떤 영화를 좋아하나요? 화려한 액션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도 있고, 잔잔한 감동으로 눈물짓게 만드는 영화나 신나는 모험, 즐거운 일상이 가득한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면 갑자기 드는 궁금증이 있어요. 영화에 나오는 특수의상이나 상상 속에나 등장하는 괴물의 소리는 도대체 누가 만드는 것일까요? 특히 마블사의 어벤져스나 DC사의 저스티스 리그 같은 영화를 보면 토르, 아이언맨, 베트맨, 슈퍼맨 등 초월적인 힘을 가진 히어로가 등장해 무시무시한 외계 악당들과 전쟁을 벌이죠. 그들이 입는 옷과 전투씬을 박진감 넘치게 만드는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영화계 직업군에는 창의력, 대인관계능력, 수리·논리력, 언어능력, 공간 시각력이 필요해요!

자, 지금부터 영화관 스크린을 넘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그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도록 해요!

히어로보다 더 인기 만점! 히어로들의 ‘슈트’는 누가 만들까?

여러분은 슈퍼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나요? 이런 영화들은 사실 컴퓨터 그래픽 작업으로 만들어낸 가짜 상황이지만 지구 어디선가 이들이 실존할 것만 같은 생생한 현실감을 줍니다. 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으로 사람들을 중독되게 만드는 엄청난 매력을 가지고 있죠. 이런 히어로 영화들이 인기를 얻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특수 의상’에 있습니다.

베트맨 브루스 웨인은 슈트를 입으면 평범한 사람에서 슈퍼 히어로가 됩니다. 또 슈퍼맨, 토르와 같은 히어로들은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도 날아갈 수 있죠. 게다가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는 슈트에서 미사일은 물론 무시무시한 빔도 나간다고요!

이렇게 영화배우만큼이나 사랑받는 히어로들의 ‘슈트’는 과연 누가 만드는 것일까요? 놀랍게도 이런 슈트를 만들어낸 사람은 한국인이에요. 바네사 리(한국명 이미경)는 특수효과와 미술, 의상, 분장 등을 총칭하는 ‘패브리케이터(Fabricator)'로 최근 할리우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디자이너입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13년간 활동하며 100여편이 넘는 영화에 참여를 했는데요, 그 영화는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어벤져스,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 대작들이 줄을 잇습니다.

재봉틀 하나로 ‘할리우드’를 접수한 패브리케이터

패브리케이터가 되려면 먼저 바느질 실력이나 디자인 감각은 기본이고,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을 ‘의상의 재료’로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해요. 실제로 바네사 리는 2013년 개봉한 ‘스타트렉 다크니스’라는 영화에서 양철 수세미용 천으로 우주복을 만들어내기도 했어요.

그는 한 인터뷰에서 “정말로 제작하다가 죽을 뻔 했다. 양철 수세미를 바느질로 이어 붙인다고 생각해 보라. 손은 다 부르트고, 속옷 안에도 철사가루가 들어있었다. 하지만 화면에서는 정말 예쁘게 나와 만족스러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정말로 좋아하기 때문에 고생을 해도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패브리케이터는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한 직업입니다. 의상 재료에 대한 공부는 물론 바느질과 조각, 페인트, 메이크업, 헤어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죠. 바네사 리 역시 요즘은 3D프린팅에 관심이 많아져 인체나 캐릭터를 3D로 설계할 수 있는 지브러시, 마야, 캐드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끊임없는 노력과 공부로 그녀는 지난 1월, ‘다키스트 아워’라는 영화를 통해 훤칠한 체형의 배우 게리 올드만을 후덕한 ‘윈스턴 처칠’로 변신시켜 뜨거운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게리 올드만은 그녀의 의상에 대해 “최고의 예술품”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지요.

바네사 리는 이 직업에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후회한 적 없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대사가 있다. ‘I never look back, darling. It distracts from now. (나는 절대 뒤돌아 보지 않아. 현재에 집중할 수가 없거든.)’”

난생 처음 보는 괴물의 포효! 그 소리의 주인공은?

여러분은 영화를 만들 때 영화 안에 들어가는 소리들이 실제 소리가 아니라 모두 누군가 ‘만들어낸’ 소리라는 점, 알고 있었나요? 소복이 쌓인 눈을 밟는 소리부터 강아지가 도로 위를 뛰어가는 소리, 영화 속 등장하는 괴물의 무시무시한 포효소리도 모두 ‘누군가’ 만들어낸 소리랍니다.

이렇게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소리로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다양한 소리들! 셀 수도 없이 다양한 이 소리들을 만들어내는 소리의 마법사는 과연 누구일까요?

영화 속에서 사람의 목소리와 음악을 제외한 모든 소리를 창조해내는 이 소리의 연금술사는 바로 ‘폴리아티스트’입니다. 폴리아티스트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소리를 창조하는 영화 음양분야의 직업이에요. 고기를 굽거나 총을 쏘고, 말이 달리는 모든 장면을 소리로 표현해내죠.

영화에 삽입되는 소리를 만드는 이 직업을 예전에는 ‘효과맨’, ‘음향효과’ 등으로 부르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잭 폴리(Jack Foley)라는 사람이 이 작업을 현대적으로 정립하면서 이 직업을 ‘폴리아티스트’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잭 폴리는 발소리만으로 캐릭터를 표현해내는 천재적인 재능을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람이라고 해요. 또 이런 음향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을 ‘폴리 스튜디오’라고 한답니다.

한편 이 직업에 ‘아티스트’, 즉 예술가라는 명칭이 붙는 이유는 굉장한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과연 어떤 창의력과 예술적인 감각이 필요한 것일까요?

‘소리’가 난다면 모래와 지푸라기도 보물이다!

폴리아티스트에게 이 세상에 ‘쓰레기’란 없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심지어 다 마신 음료수 캔 하나까지도 소리만 낼 수 있는 도구라면 무엇이든 소중한 보물이 되지요. 안기성 폴리아티스트가 운영하는 스튜디오 안에 들어서면 마치 잡다한 고물상을 연상하게 해요.

그의 스튜디오에는 모래와 지푸라기들이 널려있고, 여행가방, 낡은 휠체어, 하이힐, 전투화 등이 발 디딜 틈도 없이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하지만 남들 눈에는 하찮은 물건으로 보일지라도 그에게는 소중한 보물이나 다름없다고 해요.

폴리아티스트는 작업을 하기 위해 영화 한 편을 몇 십 번이나 돌려보아야 합니다. 또 제대로 된 소리를 내기 위해서 캐릭터에 대한 공부는 물론, 그 대사까지도 모두 외워야 하지요. 따라서 안기성 아티스트는 “내 자신을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어요.

한편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창의력도 필수입니다. 2015년에 개봉한 ‘대호’라는 영화에서 그는 ‘굵은 소금’을 통해 눈 밟는 소리를 표현했는데요. 소금 위에 올라서자 마치 눈을 밟은 듯한 ‘뽀드득’ 소리가 납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에요. 발로는 소금을 밟고, 손으로는 감자 전분을 넣은 주머니를 눌러 훨씬 더 섬세한 눈 밟는 소리를 표현해내지요. 게다가 발을 딛는 모양에 따라서도 나는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한 번에 다 녹음하는 것이 아니라 몇 번씩 끊어서 녹음을 해야 합니다.

또 하나 재밌는 것은 개들이 산책을 할 때 나는 소리를 표현한 것인데요. 시멘트 바닥에 개의 발톱이 부딪쳐 나는 ‘탁!탁!’ 소리를 장갑에 볼펜심을 붙여 표현했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안기성 아티스트는 “창의적이고 새롭게 소리를 만들지만, 기본적으로는 영상에 등장하는 소품을 이용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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