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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학교도 서울대 보내요! '개천 용' 만드는 지방고의 학종 활용법

'명문학교'로 거듭난 강원도 양구여고의 비밀



강원도 양구여고(교장 김순희)가 수년 간 맥이 끊겼던 서울대 합격자 배출에 성공하며 지방 고교의 잠재력을 입증해주고 있다. 올해 졸업생인 김선영 학생은 학생부종합전형인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으로 진학에 성공했다. 특히 커트라인과 경쟁률이 높기로 유명한 경영학과에 합격해 학교의 자랑이 됐다.

양구여고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대 외에도 한국외대, 성신여대, 강원대 등에서 다수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수능 정시로만 학생을 선발했던 과거라면 거의 불가능했을 일이다.

서울의 이른바 ‘교육특구’에 속한 고교라면 이런 입시 결과가 예사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골 학교에서 이 같은 진학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놀랄 만한 결과다.

학교가 끌고 학생이 밀고…"1학년 때부터 학종 준비 탄탄히 한 게 합격 비결이에요!"

선영이는 3학년 전교과 평균 1.1등급으로, 3개 영역 2등급 이내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춰 서울대 진학에 성공했다. 선영이의 서울대 합격은 학생 혹은 학교 어느 한쪽만 잘해서 이뤄낸 것이 아니다. 학생과 학교가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그것이 최고의 시너지를 낸 사례로 볼 수 있다. 

학교에서는 선영이가 심성이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은 학생이었기에 1, 2, 3학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과 학습 멘토링 활동 등을 통해 학생의 인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지도했다. 또한 선영이의 진로 관심 분야인 경영 및 회계 관련 탐구 활동을 위해 학년별로 연계성 있는 탐구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조언하고, 그 수준과 내용이 점차 심화될 수 있도록 했다.

선영이가 희망하는 모집단위의 경쟁률과 등급컷이 서울대 학과 전공 가운데서도 최상위에 위치한 학과라 도전에 주저할 만도 했지만, 선영이는 진로에 대한 확신과 생활기록부에 드러난 자신의 전공 탐구에 대한 열정과 성실한 학교생활의 모습, 학업능력 등을 믿고 소신 지원해 마침내 합격증을 따낼 수 있었다.
 

 

사교육 대신 학교 활동 중심으로 리더십, 자기주도성 키워

선영이의 교내 활동 이력만 봐도 고교 3년 동안 자신의 성장을 위해 얼마나 애써왔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수학 멘토링 활동, 방송부동아리, 독서토론 동아리, 요양원 봉사 활동을 3년 동안 꾸준히 이어갔다. 거기에 학급 미술부장(1학년), 학생회 바른생활부원(2학년), 학생회 부회장(3학년) 활동을 하며 리더십과 자기주도능력을 키웠다.

진로 활동으로 1학년 때는 ‘지역 경영인 9명에 대한 탐구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들을 직접 만나 진로목표 설정 동기, 추진 노력, 성취 과정 등을 설문조사하고 인터뷰를 진행해 그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

2학년 때는 ‘회계사의 미래 탐구 보고서’를 만들었다. 회계사를 직접 인터뷰하고 부족한 자료는 독서와 인터넷 정보 검색을 통해 보강했다. 3학년 때는 블록체인 기술에 따른 금융시장 변화를 연구한 ‘디지털혁명 블록체인 탐구보고서’를 썼다.

학업역량 보여줄 수 있는 교내대회 준비에도 전력 다해

교내대회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선영이는 교내대회가 학생의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대회 준비에도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 1학년 때는 수학 경시대회에서 1학기 3위, 2학기 1위를 기록했고, 독서퀴즈대회 1위, 영어 말하기 대회 1위, 토론 대회 3위 성적을 거뒀다. 이밖에도 석천인상(진), 자기주도학습 부문 표창장, 협력학습 부문 표창장과 과목별 교과우수상도 다수 수상했다.

2학년 때는 영어 프레젠테이션 대회 2위, 수학 경시대회 1위, 영어 단어왕 선발대회 2위, 영어 경시대회 1위, 사회탐구 경시대회 2위, 나의 꿈 나의노력 발표대회 2위, 독후감 쓰기 대회 2위를 기록했다. 자기주도학습 부문 표창장과 과목별 교과우수상도 다수 받았다. 3학년 때는 과목별 교과우수상 다수와 수학 경시대회 1위, 드림 콘테스트 1위 성적을 받았다.  

자소서에 담을 만한 의미 있는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겨 

선영이의 자기소개서를 보자. 자기소개서 1번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자유롭게 기술’하도록 돼 있다. 선영이는 여기에 집단지성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된 배경과 과정, 결과를 설득력 있게 정리했다.

선영이는 영어 교과서 지문을 통해 동물 떼의 수학적 모형이 집단지성과 연관돼 있는 점을 알게 됐다. 집단지성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선영이는 최근 사회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 집단지성 사례를 조사해 분석했다.

그리고 학교 내에서 학생들의 집단지성이 발휘될 수 있는 곳으로 학생회를 주목하고, 학생회 자치회의에 집단지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변화를 주도했다. 이런 모든 과정이 자기소개서에 충분히 설명돼 있다.

2번 문항에는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3개 이내로 기술’해야 한다. 선영이는 1학년 때 경영인 9명을 만나 생애 설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고 지역 회계사 인터뷰를 진행했다.

2학년 때는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른 금융 및 회계분야의 미래를 알아보는 보고서를 만들었다, 2학년 말쯤 블록체인 기술이 언론에 부각되자 3학년 진급 후 블록체인 기술과 이로 인한 금융권 및 시장의 변화에 대해 탐구하고 보고서를 섰다. 이런 활동 내용이 2번 문항에 촘촘히 채워졌다.

3번 문항은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는 항목이다.

선영이는 3년 동안 꾸준히 학습 멘토링 활동을 했던 사례를 들었다. 정해진 멘토링 시간 이외에도 친구들의 질문이 많아지고, 특히 시험기간이 가까워질수록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적절한 기준을 세워 개인학습 시간과 멘토링 활동 시간을 명확히 구분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학습시간을 확보하면서도 친구들의 공부를 도와줄 수 있었다.

서울대의 자소서 4번 문항은 ‘학생에게 영향을 끼친 3권의 책을 기술’하도록 요구한다. 선영이는 첫 번째 책으로 <우리는 왜 불평등을 감수하는가?>를 꼽았다. 이 책은 사회문화 수업시간에 사회구조의 기능론과 갈등론을 배우면서 관심을 갖고 읽게 됐다. 평소 기능론적 관점에서 사회 불평등을 바라보았던 선영이는 이 책을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두 번째 책은 <시작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다. 책을 통해 협동의 힘을 깨닫고 멘토링 활동에 적용했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에서 ‘현실에 꿈을 맞추지 말고, 꿈에 현실을 맞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읽고, 소신과 자신에 대한 믿음을 더욱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남들도 꿈을 꾸고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가 변하면 학생들도 달라진다 

앞서 <에듀진>에서는 지난 2015년 11월에 양구여고를 취재한 적이 있다. 당시 양구여고는 김익상 교장의 주도로 ‘사고뭉치 학교’에서 ‘우수 학교’로 가는 환골탈태의 과정을 밟아가고 있었다.

김익상 교장이 부임하기 전 양구여고는 인문계고가 아닌 종합고였다. 학생들의 생활태도가 성실하지 못했고 학교에서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 성적은 잘해야 3~4등급이었다. 그나마도 그런 아이들은 학년에서 10명도 안 됐다.

이랬던 학교가 2013년에 김 교장이 부임하고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김 교장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를 설득해 인성 교육을 잘하는 학교, 면학에 힘쓰는 학교로 양구여고를 탈바꿈시켜갔다.

학교와 교사가 학생들의 성장에 관심을 갖고 교육에 임하기 시작하자 학생들도 달라졌다. 선생님과 눈이 마주쳐도 인사 한 번 할 줄 몰랐던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 살갑게 인사를 건넸고, 교정 안에 널려나던 담배꽁초가 자취를 감췄다.

수시 중심 교육과정 운영해 입시 ‘대박’ 터뜨리다 

아이들이 학교생활에서 만족감을 얻게 되자 면학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잡혔다. 김 교장과 교사들 모두가 한뜻이 되어 수시 중심으로 대입 방향을 전환하고 본격적인 학종형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 진로진학 프로그램과 동아리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학교 예산이 부족하면 지자체에서 끌어오기도 했다.

과목별로 교실을 이동해 수업을 듣는 ‘선진형 교과교실제’도 도입했다. 전통적인 반 교실이 사라졌기 때문에 학교는 학생들에게 쉼터로 이용할 수 있는 ‘홈 베이스’를 마련해 주었다. 학생들은 거기서 마음 맞는 친구들과 모여 스터디 그룹을 만들거나 자율동아리를 조직해 책을 읽고 토론하고 학습했다. 

하지만 반 교실이 사라지자 학생들의 결속력이 약해지고 학생 지도에도 어려움을 겪게 돼, 올해부터는 예전의 반 교실제로 다시 돌아갔다. 대신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활동에 '본부'가 돼 준 홈 베이스는 그대로 남겼다. 홈 베이스를 본부로 한 학생들의 활동은 오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워크북 활용해 진학·진로 활동 충실히 해나가 

정시 대비를 위주로 한 수업은 학생들에게 EBS 교재 중심의 문제풀이만을 강제한다. 이렇게 수능을 준비해도 지방 일반고에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위권을 맴돈다.

고가의 사교육을 받는 도시 학생들과 애초에 경쟁이 불가능한 구조다. 그렇다고 교육 환경이 열악한 것만을 탓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변화가 필요하다.

3년 전 학교 교육과정을 수시 중심으로 대전환할 당시 학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학교 예산을 들여 수시 워크북을 만드는 일이었다. 워크북은 학교생활을 성실히 해가며 대학 진학을 위해 학업과 비교과활동을 열심히 해나가는 학생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됐다. 학생들은 교과활동과 교과외 활동을 워크북에 차곡차곡 기록했고, 교사들은 이 기록을 바탕으로 학생부를 내실 있게 채워갔다.

학생들은 워크북을 써내려가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과 필요한 활동들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게 됐다. 그리고 동아리를 만들어 학업과 진로탐색에 필요한 책들을 찾아 읽고 체험활동도 적극 펼쳤다. 전공 적합성과 학업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인식 아래 교내 경시대회에도 의욕적으로 참가했다. 학생과 교사, 학교의 이 같은 노력이 모여 올해 수시에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양구여고는 김익상 교장의 정년퇴임을 맞아 김순희 교장 체제로 새롭게 정비됐다. 김순희 교장 또한 수시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성장 중심·인성 중심의 교육을 해나가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어, 양구여고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수능 성적만으로 학생의 잠재역량 판단하기 어렵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일반고, 특히 양구여고와 같은 지방 고교에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정시 중심 대입 체제에선 생각도 못했던 상위권 대학 진학이 학종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학종이 평가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없어 공정하지 못하고 사교육 유발 가능성이 크다며 학종 축소와 수능 정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능이 학종보다 공정하며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시험 당일 컨디션이 시험 결과를 좌우하고 문제 난이도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는 것이 수능이다. 찍어서 문제를 맞힌 학생과 문제를 잘 이해했지만 실수로 틀린 학생을 구분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분명 학업능력은 후자가 뛰어나지만 수능에서는 전자가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초중고 12년간 학업에 정진한 결과가 한 번의 시험 성적만으로 평가되는 것도 매우 위험한 일이다.

학업역량은 문제풀이 능력 하나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렵다.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창의력, 협업능력, 전공적합성, 인성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 학생의 학업역량을 결정한다. 하지만 수능 성적으로는 이 같은 역량을 판단할 길이 없다. 이런 수능을 두고 학생의 역량을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하는 데에는 심각한 어폐가 있다.

수능 창시자이자 초대 평가원장인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는 "현재의 수능은 본래의 취지에 어긋나 있으며, 이를 해결하려면 수능을 폐지하고 절대평가 및 자격고사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해 도입한 수능이 결국은 등수로 줄을 세우는 시험으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학종 아닌 수능이 사교육 유발한다 

학종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것도. 수능이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유은혜 국회의원이 2016년 전국 고2 학생과 학부모, 2학년 담임교사와 진학 담당 교사 등 총 2만 4,9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입전형 인식 실태 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이 조사에서 사교육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전형이 무엇인가를 묻자, 1위가 고교 내신(학생 93.7%, 학부모 89.3%), 2위가 수능(학생 34.8%, 학부모 40.1%)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학종과 관련한 사교육 항목으로 꼽히는 비교과 활동, 면접, 자기소개서, 입시 컨설팅 등 비교과 관련 항목은 각 5~10% 사이로 조사됐다. 학생의 경우는 5% 이하 수준으로 대단히 낮았고, 학부모의 경우도 10% 이하에 불과했다.

특히 대치동, 목동, 분당 등 이른바 ‘교육특구’ 학생들은 고액 과외와 학원 수강 등으로 수능 예상문제 족집게 과외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들 지역이 정시 수능에서 초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지역에서는 일선 고교마저도 수시 중심이 아닌 수능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교육특구에서 학종 반대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양구여고 김정화 교사는 "학종만큼 사교육이 불필요한 전형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김 교사는 "학종의 취지를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려는 학교는 학종 대비에 필요한 학습 활동, 진로탐색 활동, 동아리 활동, 독서 활동 등을 모두 학교생활 속에서 펼쳐갈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진학에 전문적인 노하우를 가진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진로와 진학 로드맵을 설정해주기 때문에 고가의 학종 컨설팅도 필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대학 성적, 학종 출신이 가장 높다…수능 출신은 하위권

일각에서는 학종 합격자들이 수능 정시 합격자들보다 학업능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도 틀린 말이다. 지난해 대교협과 김세연 국회의원과 함께 주최한 ‘학생부전형의 성과와 고교 현장의 변화’ 심포지엄에서 주목할 만한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전국 54개 대학의 신입생을 전수조사한 결과 대학에서의 학업성취도 평균이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가 3.21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다음이 논술(3.14) 학생부교과(3.13) 수능(3.10) 실기(3.03) 순으로, 수능 합격자 평균은 하위권을 맴돌았다. 수능 성적이 학업역량을 측정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라는 세간의 주장이 무색해 지는 결과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일반고 교사는 “수능 성적은 암기와 문제풀이 반복형 학습으로 쉽게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서는 학습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학종 준비를 하면서 자기주도적 학업 습관을 갖춘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교육 환경 열악한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전형도 '학종'
저소득층 비율이 가장 높은 전형도 학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수준에 따라 지급되는 국가장학금I 유형을 받은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학생부종합(4.3%) > 학생부교과(3.3%) > 수능(1.7%) > 논술(0.4%) 순으로, 학생부종합과 학생부교과가 수능이나 논술전형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학생부종합전형에 일반고, 읍면 단위와 중소도시 학생 비율이 높았고, 수능전형은 반대로 특목·자율고, 대도시 학생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특목·자율고, 대도시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 환경이 열악한 일반고, 중소도시, 읍면 단위 학생들이 학종으로 많이 선발된다는 점은 교육 기회가 공평히 돌아가야 한다는 공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시골 학생들이 교육특구 학생들처럼 학원이나 고액과외 같은 사교육을 받지 못해 수능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서, 시골 학생들이 교육특구 학생들보다 기초역량이 떨어진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조사결과가 증명한다. 결과적으로 교육 기회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은 수능이 아닌 학종이라고 봐야 한다.

양구여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학교가 학종이 아닌 수능 대비에 열을 올리고 학생들을 밤낮 없이 EBS 교재 문제만 풀게 했다면, 지금 같은 ‘수시 대박’은 결코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양구여고 학생들은 고액 사교육을 통해 수능 문제풀이의 달인을 양산하는 대도시 교육특구 학생들과는 애초에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사교육을 받기 힘든 지방 일반고 학생들이 3년 간 성실히 학교생활을 하며 자신의 역량을 갈고닦아 학종으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게 된 것은 대단히 공정하며 바람직한 결과다. 학종에 ‘불공정 전형’ ‘사교육 유발 전형’이라는 잘못된 프레임을 씌우고 비난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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