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초등

“10人 10色 시대… 구분 짓지 않아야”

[통합교육 우수 사례] 서울중흥초

2012년부터 통합학급 운영
특수교사와 교육과정 재구성
“교사들의 열정과 헌신에 의존
법적·제도적인 지원 절실해”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여러분, 이 게임은 공정했을까요?” “아니요~!”

지난 16일 오전 10시 서울중흥초 5학년 2반 교실. 여학생 두 명이 ‘누가 더 빨리 콩을 옮기나’ 게임을 하고 있었다. 한 명은 방해 없이 그릇에 담긴 콩을 다른 그릇에 옮겨 담았고, 다른 한 명은 방해를 받으면서 콩을 옮겼다. 게임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이지현 교사는 학생들에게 다시 질문했다. 
 
“콩을 옮기지 못한 친구에게 ‘넌 왜 옆 친구가 이만큼 옮길 동안 하나도 옮기지 못한 거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특수학급 교사와 일반학급 교사가 함께 가르치는 통합수업 현장이다. 두 교사는 미술 단원 ‘디자인과 생활’을 재구성해 학생들이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이끌었다. 특수학급을 맡고 있는 이 교사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소개했다. 
 
‘보편적 설계’로 해석되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의 유무나 연령 등에 구애 받지 않고 모든 사람이 제품이나 건축, 서비스 등을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전기 플러그를 뽑기 쉽게 손가락이 들어갈 구멍을 만든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이어 윤여은 담임교사는 “짝을 지어 자신만의 유니버설 디자인을 고민해보라”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이 교사는 “장애 학생들과 비장애 학생들을 분리해 교육하는 건 서로에 대한 편견을 유발한다”면서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협력해 수업을 재구성해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서울중흥초는 전교생 250명 가운데 10명이 특수교육 대상자다. 지난 2012년부터 통합교육을 시작했다. 양옥수 교장의 ‘모든 학생은 동등하게 교육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교육 철학 덕분이다. 장애 학생들과 비장애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함께 어울리고 수업 받는 통합교육과정을 지향한다. 수학 등 장애 학생들이 따라가기 어려운 교과 수업만 특수학급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된다.   
 
통합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장애 학생마다 요구되는 교육 내용이 다르고 돌발적으로 일어나는 문제 행동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 구성원의 부정적인 인식도 걸림돌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중흥초는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협력 수업에 나선다. 국어, 사회, 미술, 체육 등 학년별로 특정 교과목을 정해 협력교수지도안을 마련하고 실행한다. 특수교사에게 주어진 역할도 조금 다르다. 흔히 다루기 힘든 학생을 맡는 보조강사로 특수교사의 역할을 한정한다. 하지만 이 학교는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서로 수업을 공개하고 동등하게 수업 설계 전 단계에 참여한다. 직접 수업을 주도하기도 한다. 
 
양 교장은 “통합교육의 핵심은 구분 짓지 않는 것”이라면서 “다양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통합학급 비장애 학생들의 장애 학생들에 대한 인식이 일반학급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또 특수학급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졌음은 물론 일반교사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조사됐다. 
 
양 교장은 “통합교육을 실천하려면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특수교사 정원 확보, 학급 내 적정 학생 수 유지 등 법적·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지금은 ‘10人 10色’ 시대입니다. 각자 개성이 다른 학생들을 어떻게 한 가지 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요. 통합교육도 같은 맥락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가장 큰 소득은 교사들이 ‘장애 학생도 모든 교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된 거예요. 이를 통해 앞으로 장애 학생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장애 학생뿐 아니라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의 교육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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