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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칼럼] 듣기, 놀이활동 중심의 조기영어교육

선행학습이냐 적기교육이냐는 기준을 논하기에 앞서 조기영어교육에서 먼저 어린이의 흥미와 재능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족감이 없는 강제적 선행교육은 자칫 어린이의 인지기능, 언어능력, 수리능력을 담당하는 좌뇌를 혹사시킴과 동시에 감정, 본능, 창의성을 관장하는 우뇌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조기영어교육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지만 암기위주 주입식 선행학습이 아닌 어린이의 흥미와 호기심을 유도하는 놀이중심과 듣기중심의 교육은 긍정적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 놀이로만 접근할 경우 정말 놀이로만 끝날 수 있기 때문에 놀이로서 접근 방식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노래와 챈트, rhyme과 같은 듣기에 노출시켜 활동위주로 가고, 이후 파닉스와 literacy쪽으로 옮겨 가는 것이 좋다.  항상 강조하지만, 어린이의 경우는 intensive보다는 extensive를 통해 가급적 많은 책을 읽는 다독이 중요하다.  

○ 노래와 챈트, rhyme을 활용한 듣기학습 

영어는 성인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만, 노래와 챈트, rhyme을 활용한 듣기학습은 어린이의 영어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수업 시간 이외에 차안이나 식사, 샤워 등 영어를 일상적으로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림책을 활용하여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만화 영화와 같은 애니메이션도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자료가 된다. 특히 한국처럼 영어가 제2언어가 아니라 철저히 외국어로 사용되는 상황에서 최대한 재미를 줘서 언어학습을 공부라는 교과목 스트레스가 아니라 우선은 재미있게 말하고 듣는 파닉스 위주의 수업과 스토리텔링, 만화영화와 동요, 노래와 같은 듣기를 통해 수학, 과학, 음악, 미술, 운동활동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할 수 있다. 요리를 하면서 또는 식물을 키우면서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칭찬받는 상황에서 어린이의 인지적인 측면을 강화시킨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이다.  

○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교육 

내가 영국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다. 물론 이러한 접근법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어린이가 재밌고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같은 infant school에 근무하던 선생님을 보면서 느낀 점은 정말 친엄마보다 더 깊은 애정을 갖고 어린이들을 가르친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가 연세대에서 배운 조기영어교육과 영국에서의 석박사과정에서도 모두 주된 토픽이 스토리텔링을 위한 교수법에 있어서 교사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교사는 동기부여와 더불어 어린이들에게 칭찬하고 자연스럽게 발화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처음 생소한 언어를 접하면 호기심을 보일 수 있지만 때로는 낯설어 가만히 듣기나 하고 silent period를 가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엄마이든지 기타 기관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든 간에 어린이가 발화를 할 때까지 인내를 갖고 기다려 affective filter를 낮출 필요가 있다.  
 
조기영어교육에 있어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이분법적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만, 어린이의 발달정도와 영어를 처음 접한 후 반응 정도에 따라 학습을 지속할지 잠시 보류할지 결정해야 한다. 흔히들 원어민 선생님만이 어린이의 최고 선생님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어린이의 경우 수업 중 어려운 상황에 처하여 도움을 청할 때 오히려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원어민과 의사소통에 좌절감을 느껴 포기할 수 있으므로 그런 측면에서는 한국말을 할 줄 아는 교포가 오히려 적합할 수 있다.  

언젠가 충격적인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무조건 출신국가와는 상관없이 금발의 백인 선생님이 가장 원어민으로 인기가 있다는 말은 현재 한국 영어교육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영어는 하나의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세계인과 통용하기 위한 그리고 학문을 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으며 어린이에게 문화적인 편견과 영어권 문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동경과 경외감을 주기보다는 더불어 함께 사는데 필요한 하나의 수단임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국가의 선생님으로부터 배우는 것도 문화적 측면을 고려할 때 좋은 교육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나친 미국과 영국 위주의 백인 우월주의에 빠질 것이 아니라 진정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즐거움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그런 분이 가장 좋은 선생님이라 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첫째도 듣기, 둘째도 듣기, 그리고 이를 통한 자연스러운 발화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전설 교수 

  -영어교육학박사  
  -전)외대부고 영어과 학과장, 외대교육대학원 교수  
  -현)숭실사이버대 교수,  
  -전박사아카데미어학원 대표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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