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서울대가 학생부종합전형을 고집하는 이유

서울대 “수시 출신이 정시 출신보다 핵심역량 높다”



K-CESA 조사, 어떻게 이뤄지나 

앞선 기사[링크1][링크2]에서 다룬 직업능력개발원의 ‘대학생 핵심역량 진단 보고서’는 표본 학생들을 K-CESA 핵심역량 진단 연구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조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해서는 보고서의 설명이 턱없이 부족했다.

조사에 대한 세부사항은 제3회 K-CESA 활용 대학생 핵심역량 학술대회 논문집 중 서울대 이희원 교수 등이 발표한 ‘서울대 학부생의 학업역량 분석 및 학업 향상 프로그램 개발’ 보고서를 통해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서울대 연구진은 2016년 10월부터 11월까지 한 달간 서울대 재학생 중 등록학기 2학기 이상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K-CESA가 규정한 핵심역량인 ▲자기관리역량 ▲대인관계역량 ▲자원·정보·기술의 활용역량 ▲글로벌역량 ▲의사소통역량 ▲종합적 사고력 역량 등 6개 영역에 대한 진단을 실시했다.

역량 진단 영역별로 2~5개의 세부 항목을 설정해, 참가 학생들에게 선다형이나 자기점검형, 수행형 문항을 제시하고 이를 풀게 했다. 학생들이 전 영역을 응답하는 데는 3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결과 분석은 평균 50, 표준편차 10으로 변환한 t점수 값을 활용했다.

서울대생, 수도권·비수도권·전국 대학생보다 핵심역량 월등히 높아 

서울대 연구진은 신청자 126명 중에 전체 진단 평가를 모두 완료한 52명의 영역별 평균 점수를 수도권, 비수도권, 전국 대학생의 평균 점수와 비교한 결과, 대인관계역량, 자원·정보·기술의 활용역량, 글로벌역량, 의사소통역량, 종합적 사고력역량 등 6개 중 5개 영역에서 서울대 학생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원·정보·기술의 활용역량, 글로벌역량, 의사소통역량, 종합적 사고력역량은 수도권, 비수도권, 전국권 학생들의 평균을 멀찍이 따돌렸다. 그 중에서도 종합적 사고력 역량에서 가장 많은 차이를 나타냈다. 

반면, 자기관리 역량은 전국 평균 수준이었는데, 연구진은 “자기관리역량 검사가 자기점검형 문항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서울대 학생들의 자신에 대한 기대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자신에게 평균보다 더 낮은 점수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핵심역량은 학생의 소속 대학이 서울대인지, 수도권 대학인지, 비수도권 대학인지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직능원의 연구 조사에서 표본 학생 수를 소속 대학별로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본 연구 결과가 말해주는 것이다.

■ 서울대·수도권·비수도권·전국 대학생의 핵심역량 영역별 점수 평균 비교



서울대 학종 입학생이 정시 입학생보다 핵심역량 상대적으로 높아 
연구진은 학부생의 입학 전형별 핵심역량 수준도 함께 조사했다. 그 결과, 수시 입학생의 핵심역량이 정시 입학생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자기관리 역량은 수시(50.8)>정시(48.7), 대인관계역량은 수시(53.4)>정시(50.5), 자원·정보·기술의 활용 역량은 정시(62.7)>수시(62.3), 글로벌 역량은 수시(61.1)>정시(59.9), 의사소통 역량은 정시(61.6)>수시(58.9), 종합적 사고력 역량은 정시(67.8)>수시(61.4) 순으로 나타났다. 잘 알려졌다시피 서울대 수시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 100%로 선발한다.

수시 입학생의 경우 여섯 영역 점수가 고르게 나타났지만, 정시 입학생은 영역별로 점수 편차가 큰 점도 눈에 띈다. 정시 입학생은 종합적 사고력 역량에서 수시 입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자기관리역량과 대인관계역량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봐야 할 점이 서울대 수시전형의 전형별 분포다. 연구진은 “서울대 수시전형에는 일반전형, 지역균형전형, 특기자전형 등이 함께 속해 있어 수시전형 내 세부전형별 학생의 특성이 다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과를 일반화할 수 있으려면 추후 연구에서 전형별 표본을 고려해 표본 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조사에 참여한 표본 학생들의 소속 대학과 대학별 학생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직능원 연구진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또한 서울대 연구진은 표본의 특성과 핵심역량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학점구간·등록학기·전공계열별 역량 수준도 함께 제시했다. 연구 결과, 학업성취도가 높을수록, 등록학기 차수가 높을수록 역량이 상승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지적처럼 서울대 수시전형 중 지역균형전형 선발 학생들은 교과 성취도는 높지만 학업역량이나 학교활동 등이 수시 일반전형 선발 학생들과 비교해 떨어지는 경우가 없지 않다. 따라서 이를 감안한다면 수시 일반전형 입학생의 핵심역량은 현재 조사 결과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 적절한 분석이다. 

■ 입학전형에 따른 서울대 학부생의 영역별 역량점수 편차 비교 



서울대가 학생부종합전형을 고집하는 이유 

서울대는 2008학년 대입에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제를 처음 도입해 시범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10년이 넘는 지금까지 학종의 총본산으로 자타공인 인정받고 있다. 서울대는 올해 전체 모집인원 3,182명(정원내) 중 수시 학종으로 78.5%를, 수능 위주 정시로 21.5%를 선발한다. 수시 전형별 모집인원은 지역균형은 756명(23.8%), 일반전형은 1,742명(54.7%)이다.

또한 서울대는 “입시전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20학년도 대입전형을 2019학년도와 동일하게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정부의 정시 확대 압력에도 2020학년 대입에서 정시 모집인원을 늘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대가 설립 후 지금까지 최상위 대학의 위치를 고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의 브랜드 가치가 높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서울대가 당대의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주도적으로 제시하고 선두에 서서 변화를 이끌어왔다는 데 있다.

서울대는 입학사정관제를 시작으로 10년이 넘게 학생부종합전형을 실시해 왔고, 학종 입학생의 핵심역량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연구 결과와 축적된 경험을 통해 체득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대는 아무리 정부나 언론이 정시 확대를 요구해도 학종 선발 학생이 우수하다는 실체적 진실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학이 대입전형을 운영하는 데 있어 최우선으로 삼는 것은 다름 아닌 우수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종의 총본산인 서울대가 이후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학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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