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칭

[학부모 상담 Q&A] 호기심 많고 활동적이던 우리 아이, 이젠 아무 것도 하기 싫대요

부모님의 태도 변화와 현실적인 규칙을 만들어보세요



학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의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 변화로 인해 지금의 자녀들이 성장해 직업을 가질 때쯤에는 예전과 다른 사회가 펼쳐질 것이 예견됩니다. 한치 앞도 짐작이 안 되는 미래를 앞에 둔 자녀들이 직업을 선택하고 진로를 결정할 때 가장 가까이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입니다.

[학부모 상담 Q&A]에서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진로 관련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Q. 영수는 참 똑똑한 아이였습니다. 매사 ‘왜’라는 질문을 많이 했고 함께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즐거워했습니다. 레고 조립, 만들기 등 자기가 좋아하는 활동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 집중력이 좋은 아이라는 주변의 칭찬도 있었지요. 4살에 스스로 한글을 터득해 동화책을 읽을 정도로 학습 능력도 좋았답니다.

친구들과 놀이를 할 때면 새로운 생각을 많이 해 재미있는 아이로 인기도 있었어요. 발명가, 로봇공학자, 우주과학자 등 하고 싶은 것도 많았습니다. 특별히 무엇을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찾아나가는 아이가 자랑스럽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고민도 됐습니다.

영수는 또한 과학 실험을 하는 학원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난치병으로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위해 초미세 수술을 할 수 있는 로봇을 계발하겠다고 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구체적인 목표와 동기를 가지고 이야기하니 내심 뿌듯하기도 했지요.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분명한 아이를 잘 뒷받침해 주고 싶었습니다

진로캠프라는 것이 있다더군요. 영수가 좋아하는 분야가 과연 잘 맞을지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싶었습니다. 진로적성검사 및 여러 가지 활동을 했던 캠프는 만족스러웠습니다. 3학년 대표로 '로봇공학자'의 꿈을 발표하는 영수의 동영상이 캠프 홍보자료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꿈으로 갖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행복해보였어요.

보다 구체적인 진로 설계를 하고 준비를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로봇공학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아보았습니다. 과학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진학하는 코스를 정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자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과학중학교 진학을 위해서는 선행학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들은 아이는 학원을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는 영수가 믿음직스러웠지요. 

점차 무기력 해지는 아이, 갈등의 시작 

처음 한 두 달이 지나고부터 영수의 짜증이 늘었습니다. 학원이 힘들다고 칭얼대기 시작했고, 숙제를 빼먹거나 지각을 한다는 선생님의 전화를 자주 받게 됐습니다.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 선택한’ 학원을 힘들어하니 답답했습니다. 학원을 줄여보기도 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심지어 그렇게 재미있어하던 과학학원도 가지 않고 게임만 하겠다는 아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자기가 선택한 목표를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니 로봇과학자를 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려는 아이를 설득하기도 했지요. 컴퓨터 게임은 관심도 없던 아이였는데, 학원을 빼먹고 피시방에 갔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너무 실망해 다 그만두자고 했습니다. 

점점 거짓말하고 게임만 생각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수의 관심은 온통 게임입니다. 학원은 벌써 그만 두었고, 대신 하루에 5장씩 문제집을 풀기로 했습니다. 먼저 해야 할 것을 다 한 후에는 원하는 게임도 1시간씩 할 수 있도록 허락했지요. 문제는 영수가 자꾸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숙제를 잘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답지를 계속 베껴온다는 전화를 담임선생님께 받았을 때는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이야기하자고 하면 고개를 푹 숙이고 절대로 안 그러겠다 하지만, 그때 뿐입니다. 학교에서, 집에서 거짓말만 늘어가고 온통 게임 생각만 하고 있네요.

어느 날은 시험에서 90점 이상을 받으면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팩을 사달라고 하더군요. 무엇인가 해 보겠다는 의욕이 생긴 것 같아 약속했지요. 처음 2~3일은 열심히 공부하는 듯 했습니다. 시험 보고도 90점 받았다고 큰 소리쳐서 믿었는데 막상 결과는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70점도 안 되는 점수에 충격을 받았지요. 또 거짓말을 하더군요. 답안지를 잘 못 쓴 것 같다고요.

화가 나서 거짓말 하면 네가 원하는 게임도 할 수 없다고 큰 소리 치자 방문을 걸어 잠그고 학교도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게임 팩은 절대로 살 수 없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언제나 대화로 문제를 잘 해결해 왔다고 생각했고, 최대한 아이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부모라 생각했었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A. 영수는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진로로 잘 선택했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 하고 싶은 것을 참고 노력해야만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은 원칙적으로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것에 호기심이 많은 성향의 아이에게 경험하고 생각할 시간의 여유 없이 목표를 위해 학업에만 집중하라고 하면 쉽게 질려버릴 수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컴퓨터와 게임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데, 통제했던 부분 또한 영수를 무력하게 만든 요인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시기에는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강점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함을 부모님도 이해하게 됐습니다. 

현실적인 규칙 만들기

문제집을 거짓말로 풀지 않기 위해 가능한 학습분량을 함께 정했고, 매일 그것을 잘 이루면 영수가 원하는 것을 조금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컴퓨터와 게임을 하고 싶은 영수의 마음을 인정해 주셨고, 도달 가능한 목표를 이루었을 때 (2주 후 단원평가에서 목표점수 달성) 영수가 원했던 게임팩을 사는 것을 허락하기로 했습니다. 

영수의 자기 인식 및 조절능력 키우기

일상에서 호기심이 많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해내는 것이 장점임을 다시 인식하게 됐습니다. 공부에 싫증이 나서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이지만 속마음은 공부도 잘 해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깨닫게 됐으며, 지치지 않을 만큼의 학습 양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성취감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처음 시작한 게임에 너무 몰입해 일상이 방해될까 걱정했으나 적절한 조절 능력을 키워서 욕구를 발산할 수 있도록 격려하자 스스로 게임시간을 조절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강점을 여러 방면에서 인정받고 성취할 수 있게 되면서 활기찬 모습을 보였고, 마음 먹으면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도 얻게 됐다고 합니다. 

변화양상

무력감에서 벗어나 생활 및 학습태도가 좋아졌으며, 게임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모둠활동 등에서도 재미를 느끼며 활기차게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진로란 진학이 아니며, 미래에는 로봇과 관련한 다양한 일이 더욱 많아질 수 있으니 중학교에 진학해 좀 더 많이 탐색해 보며 구체적인 진로를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출처: 한국고용정보원 상담사례로 보는 학부모 진업진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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