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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외국어고등학교 탐방] IB 과정으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주도한다

[혼란 속 고입, 특목·자사고 현장 클로즈업] ③ 경기외국어고등학교


 
《2019학년도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우선선발권이 폐지되면서 기존의 고교 입시 지형이 모두 뒤틀려버렸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부 자사고들이 우선선발권 폐지에 반발해 제기한 헌법 소원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코앞으로 다가온 고교 입시가 매우 유동적인 상황입니다. 이러한 ‘깜깜이 고입’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후회하지 않을까요?  

이럴 때야말로 ‘정공법’이 필요합니다. 향후 대입에서 특목·자사고가 혹은 일반고가 유리할지, 불리할지를 따져보며 입시 변화의 종속 변수로 고교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고교 생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돌아보고 학교가 그에 알맞은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따져보는 것이 더욱 필요하단 뜻입니다. 

이에 <에듀동아>는 8개 학교(△경기외고 △경남과학고 △동탄국제고 △대원외고 △민족사관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용인외대부고 △한영외고)의 재학생과 입학 담당 교사가 직접 소개하는 ‘진짜’ 특목·자사고 탐방 기획 [혼란 속 고입, 특목·자사고 현장 클로즈업]을 준비했습니다. 중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실질적인 정보 전달을 위해 이번 기획 취재에는 특별히 고교가 위치한 인근 지역의 중학생도 함께하였습니다. [혼란 속 고입, 특목·자사고 현장 클로즈업] 시리즈가 합리적인 고교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경기 의왕시에 있는 학교법인 봉암학원(이사장 강영중) 경기외고(학교장 이병호 교육학 박사)는 전국 31개 외고와 확연히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유일하게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IB)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라는 것. 하지만 IB 과정을 이수하는 것만이 경기외고에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학생들은 해외대학 온라인 강좌 수강, 글로벌 비젼 트립(Gloval Vision Trip·GVT)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안목을 기른다.  
 
이에 경기외고에 대한 관심은 국내대학뿐만 아니라 해외대학에서도 매우 뜨겁다. 지난해 IB과정을 이수한 23명의 학생이 영국의 옥스퍼드대,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미국의 코넬대, 존스홉킨스대, 펜실베니아대, 아시아의 홍콩대 등 무려 31개 해외대학에 합격했을 정도. 해외 유수대학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경기외고만의 교육 경쟁력은 무엇일까? 이병호 경기외고 교장과 경기외고 3학년 이준석 군(IB), 2학년 송주영 양(중국어과), 2학년 이예진 양(일본어과)을 만나 함께 경기외고를 둘러보며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전 세계가 공인한 IB과정 운영… 국내 외고 중 ‘유일’  

IB과정은 자타가 인정하는 경기외고만의 강점. IB는 전 세계로부터 미래형 교육과정으로 각광받고 있는 교육과정이다. 유럽은 물론 영미 등 여러 국가에서 IB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을 ‘믿을 수 있는 인재’로 인정하는 것. 이는 IB 수업이 △학생 스스로 특정 주제에 대해 조사하고 △조사한 내용에 대해 친구들과 토의하며 생각을 심화시키고 △정리한 내용을 발표하거나 논문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능하다.  


실제 경기외고의 IB수업 역시 토론 중심, 프로젝트 중심으로 진행된다. 평가과정에서도 단순 교과지식만이 아니라 학생 개인의 생각을 함께 요구한다. “현재 환경오염의 주범은 무엇이냐”고 묻기보다 “현재 세계 환경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식이다. 스스로 고민하고 답을 내리는 과정에서 비판적·창의적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것. 현재 경기외고에서 IB과정을 이수 중인 이준석 군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서 나아가 배운 지식을 현실에 적용하는 법까지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IB과정이 경기외고의 두드러지는 특징이긴 하지만 IB는 엄연히 국제 교육과정. IB 뿐만 아니라 경기외고가 진행하는 국내 교육과정 역시 남다르다. 경기외고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기 1년 전인 지난해부터 이미 학생 중심형, 선택형, 융합형 수업을 진행해왔다. 이예진 양은 “국어 수업을 예로 들자면 학생들 스스로 탐구하고 싶은 작품을 뽑아 조사하고 친구들한테 발표하는 방식”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 나와 다른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 방과후활동? 학교의 노력이 능사는 아니야… 학생의 관리가 화룡점정

특별한 교육과정 외에도 ASG(After School at GAFL)라는 이름의 다양한 방과후활동은 경기외고의 또 다른 자랑. 학교가 저명한 교수를 불러 특강을 개설하고 각종 대회를 개최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는 무엇보다 학생의 자기관리가 더해질 때 빛을 발한다.  

 

방과후할동에서 학생들이 특히 신경 쓰는 건 ‘진로 역량 강화’다. 최근 대입에서 전공적합성이 강조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학을 넘어 사회에서 활약하려면 자신이 속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필수적이라는 데 학교와 학생 모두 공감하고 있는 것.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떻게 진로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을까. 학생들이 진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대표적인 방과후활동으로 연구활동(Research Work·RW)이 있다. RW란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1년 동안 연구하여 한 편의 논문을 작성하는 일종의 장기 연구 프로젝트. 예를 들어 경제 분야 진출을 희망하는 이준석 군은 미래에 비트코인이 화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과거의 금융투기 역사를 모두 살펴본 뒤 공통점을 추출했고 비트코인의 전망까지 예측해봤다.  

 

동아리활동도 좋은 창구다. 경찰이 꿈이라는 송주영 양은 교내 모의국회 동아리에서 법제사법위원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현행 법안을 수정하거나 새 법안을 제시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송주영 양은 “경찰에게 필요한 법 관련 지식을 동아리에서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진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진로분야도 보다 구체화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국어‘만’ 잘하는 학생은 입학 문턱 넘기 어렵다? 

경기외고의 우수한 교육 혜택을 누리려면 높은 입학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경기외고의 치열한 입학경쟁을 뚫을 수 있는 비기는 무엇일까? 이병호 교장과 3인의 재학생 모두 ‘충실한 학교생활’을 강조했다. 당연한 소리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이들이 말하는 충실한 학교생활에는 학생들이 간과하기 쉬운 맥락이 숨어 있다. 진정한 의미의 충실한 학교생활이란 “하나의 역량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성실히 임하는 자세”를 말한다는 것. 이는 외고를 준비한다고 해서 영어, 또는 전공 외국어‘만’ 공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일까?


실제 외고 학생들이 영어영문학과 등 어문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경우보다는 인문·사회과학·경상계열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오히려 외국어는 하나의 ‘도구’일 뿐,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를 겸비하고 있어야 융·복합 시대에 적합한 인재가 될 수 있는 것. 실제 경기외고에서도 외고는 인문계열 교육과정만 특화되어있다는 편견과 달리 ‘SW인재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관심 있는 학생들은 코딩교육, 3D 프린팅 교육을 받고 있다.


재학생들 또한 중학교 시절 다양한 경험을 강조했다. 중학교 때 외국인에게 경복궁 등 국내 명소를 소개하는 봉사활동을 했다는 송주영 학생은 “최대한 나와 다른 환경에서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연습을 하며 견문을 넓혀보라”고 말했다. 이준석 군은 “독서는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관심 분야에 대한 독서를 하다보면 진로도 명확해지고 관련 지식도 쌓을 수 있어 입학 준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