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

[자유학기제-2018.5월호]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역사를 탐구하는 수업”

김보영 울산 대현중 교사가 말하는 주제선택 활동

‘역사 속의 사회-문화 탐구’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우리나라 위인의 모습을 담은 새로운 화폐 도안을 그려보고, 유럽건축물에 새겨진 로마숫자를 읽어보며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탐구해 보았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도한 김보영 울산 대현중 역사 교사는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왕조, 위인의 역사를 시대 순으로 서술한 역사 교과서로 역사를 공부했으나, 이 수업에서는 서민·여성·문화재·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뒷이야기 등을 탐구하며 역사 학습에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역사 속의 사회-문화 탐구’ 수업을 이끈 김 교사로부터 수업 기획 과정과 운영 노하우에 대해 들었다. 

 
Q. 수업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역사는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이 수업을 기획했다. 또한 2학년 때 배울 역사 수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싶었다. 그런데 학생들은 이미 초등학교 때 한 차례 한국사를 배운 상태였다. 

그래서 시대 순으로 왕조의 업적과 흥망성사를 배우는 일반적인 역사 수업의 형식을 탈피해 △서민 △여성 △문화재 △역사의 뒷이야기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 등을 주로 다루는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다양한 시대의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민들의 저력, 동서양을 넘나드는 역사 속을 탐구할 수 있었다.

Q.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주제 선정이 가장 어려웠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주면서 2시간 분량의 수업을 채울 수 있는 주제를 떠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만 1~4차시에 그림과 화폐를 수업 도구로 활용한 것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풍속화를 보여주면 말로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조선후기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생생하게 전할 수 있고, 학생들은 화폐를 살펴보며 ‘이런 그림도 그려져 있었나? 그런데 왜 이 사람을 그렸을까?’라는 의문을 떠올리며 재미를 느낀다. 이를 통해 수업에 대한 기대감이 비교적 적었던 학생들도 초반에 사로잡을 수 있었다.

주제를 선택한 뒤에는 자료 수집이 어려웠다.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수업은 학교에 배포된 교재를 활용했으나 그 외에는 교사가 직접 PPT, 활동지, 참고 영상 등을 준비했다. 교사 스스로 많은 책을 읽고, 역사 다큐멘터리나 EBS 역사 채널 등 다양한 매체를 미리 확인해야 했다. 자료가 부족했다기보다 너무 많은 자료 속에서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자료를 선택하는 것이 어려웠다. 

 
Q. 수업의 효과는? 

학생들은 어렵고 따분하게만 여겼던 과거의 이야기를 책에서, 영화에서, 여행지의 길 위에서 읽고, 듣고, 보고, 느끼게 되면서 역사를 매우 가까이 여기게 되었다고 말했다.  

시중의 다양한 역사책을 읽거나, 사극을 보며 복장이나 가옥, 배경을 눈여겨보는 학생도 생겼다. 즉, 역사를 대하는 태도가 굉장히 유연해진 것. 또한 간송 전형필, 남동순 열사, 안용복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위대한 결과를 알게 돼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사의 수업지도 도움말] “학생들의 생각 끄집어내는 수업 돼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하려면? 

학생들이 1차시의 역사 수업을 지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영상자료와 사진 자료를 활용했다. 하지만 동영상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집중력이 떨어져 짧게 끊어 보여줬다. 교사의 수업도 가능한 1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했다. 2차시에는 토론과 발표, 손으로 만들고 그리는 등의 탐구활동에 시간을 할애해 흥미를 유도했다. 우리 학교에서는 매년 ‘자유학기제 성과 전시회’를 실시한다. 수업에 앞서 학생들에게 매시간 만든 저작물을 모아 추후 전시회에 공개할 것임을 미리 안내해 학생들이 열의를 갖고 탐구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학생들의 부족한 역사지식을 보완하려면? 

이 수업은 많은 역사 지식을 전하는 것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이끌어 내는 데에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해 1차시 교사의 강의는 필수다. 단, 강의는 3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스마트폰 소지와 교사의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 검색찬스를 허용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어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하는 수업이 되지 않는다. 토의·토론 및 그리기 활동에 필요한 문화재, 인물, 책, 고지도의 이름은 교실 앞 스크린에 PPT로 띄워두고 참고하도록 했다. 

한 가지 주제를 다루는 데에 2시간으로도 부족할 때가 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매 시간 활동지에 추가 질문이나 스스로 더 탐구하고 싶은 내용을 적게 하고, 다음 시간에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 부족한 역사 지식을 보완하도록 했다. 

제언 

무임승차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수업활동은 개인 활동으로 진행했다. 만들기와 그리기 활동에서는 개인의 역량에 따라 결과물을 산출하도록 했으며, 토론도 개별 희망자가 자신의 의견을 내고, 또 다른 희망자가 반박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모든 학생이 이 수업에 높은 기대감을 갖고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한 학기 동안 대단한 무언가를 가르치기 보다는 역사는 머나먼 옛날이야기가 아니며,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 하루하루도 역사 속 한 장면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역사 속에 사회가 있고, 문화가 있고, 오늘 속에도 역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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