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공론화 창시자도 반대하는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 4가지…경우의 수는 30가지도 넘어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시나리오 요약 
▲ 시나리오 1: 수능 정시 선발 45% 이상 확대 / 수능 상대평가 / 수능 최저 대학 자율 
▲ 시나리오 2: 선발 비율 대학 자율 / 수능 절대평가 / 수능 최저 강화 안 돼 
▲ 시나리오 3: 선발 비율 대학 자율 / 수능 상대평가 / 수능 최저 적용 범위 제한 
▲ 시나리오 4: 수능 정시 선발 확대 / 수능 상대평가 /수능 최저 대학 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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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3 학생부터 적용될 2022학년도 대입제도의 시나리오가 4가지로 추려졌다.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위원장 김영란)는 6월 20일 제7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의제(시나리오)를 확정했다.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 워크숍에서 결정된 공론화 시나리오는 총 4가지다. △수시 학생부 위주 전형과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 △수능 평가방법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 등을 조합해 나온 것이다. 시나리오워크숍에 참여한 35명의 참가자들은 중3·고등학교 학생, 교원, 학부모, 대학관계자, 대입제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4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2개 안이 수능 정시 확대를, 3개 안이 수능 상대평가 유지를 제안했다. 수시 수능 최저 활용은 4개 안 공통으로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돼 있다. 전반적으로 수능 영향력 확대에 무게가 실린 결과다.

■ 공론화 의제(시나리오) 주요 내용 

 
공론화 시나리오는 4개…1·4번 수능정시 확대, 2번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제시

첫 번째 시나리오는 각 대학이 실기전형을 제외한 모든 학과에서 정시 수능 위주 전형으로 45% 이상을 선발하는 것이다. 단,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30% 이상의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자율적인 적용이 가능하다. 수능 평가방법은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활용은 대학 자율로 하되 교육부의 영향력 행사는 배제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의 선발 비율을 대학이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다만 특정 전형에 과도하게 학생이 치우쳐 학생의 전형 선택권이 제한되지 않도록 한다. 수능 평가는 전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대학이 활용할 수 있게 하되 현행 기준보다 강화하지 않는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의 비율에서 각 대학이 자율로 선발하되 특정 유형의 전형방식 하나만으로 모든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지양하도록 했다. 수능 평가방법은 상대평가를 유지한다.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은 대학 자율로 하되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혹은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의 취지를 반영하는 수준에서 설정한다. 또한 지원자의 전공 계열과 관련 있는 영역으 로 적용 범위를 제한한다.

네 번째 시나리오는 정시 수능 위주 전형을 확대하고 수시 학생부교과전형과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수능 평가방법은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대학 자율로 설정한다.

요컨대 첫 번째 시나리오는 수능 정시 선발인원을 대폭 확대할 것, 두 번째는 학생 선발은 현행대로 가되 수능을 전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할 것, 세 번째는 전반적으로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것, 네 번째는 수능 정시를 확대하되 대폭 늘리지는 않을 것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공론화위는 이 시나리오안을 토대로 수차례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후 시민참여단 400명이 숙의 과정을 거쳐 시나리오를 최종 결정, 이를 국가교육회의에 전달한다. 국가교육회의는 그 결과를 기초로 대입 개편 최종안을 만들어 발표한다.

결국 4가지 시나리오 중 무엇을 선택하든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지금보다 확대되지 않고, 반대로 정시 수능전형은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또한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 숙의 과정에서 특정 시나리오 한 개를 선택할지, 여러 시나리오를 조합해 결과를 내놓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 공론화위가 만약 4가지 시나리오를 조합해 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결정할 경우, 세부안의 종류가 못해도 최소 30종 이상이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외부 영향 최소화한다면서 수능 정시 확대하자는 1안은 현실 왜곡”

이처럼 공론화위의 시나리오가 수능 영향력 강화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드러나자, 교육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첫 번째 시나리오가 ‘외부의 영향이 최소화된 본인의 학습 노력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돼야 한다며 수능 정시 확대를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 일반고에서 국영수 세 영역 평균 2등급 이상인 학생들의 분포를 살펴보면 강남과 서초구가 2015학년도까지 10년동안 단 한 번도 선두를 놓친 적이 없다”며 “이들 지역 학생들이 수능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타 지역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사교육비로 지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가정의 경제환경에 따라 학생의 수능성적이 규정되는 현실에서, 수능 정시전형을 외부 영향이 최소화된 전형으로 내세우며 수능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첫 번째 시나리오가 채택될 경우 수능 정시전형으로 45%를 선발하게 되는데, 수시 이월 인원은 제외한다고 돼 있어 사실상 정시 선발 인원이 절반을 넘게 될 것”이라며 “학종 확대로 인해 교실 수업이 겨우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시 인원이 크게 는다면 학교는 다시 수능 대비 문제풀이 학원이 되고 사교육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도의 또 다른 고교 교사는 “공교육이 정상화되면서 요즘은 학교 수업 중 엎드려 자는 학생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정시가 확대되면 많은 학생들이 학교 수업보다 학원 강의를 통해 정시를 준비하려 할 것”이라고 말하고 “교실은 다시 학원 강의에 지친 학생들이 쪽잠을 청하는 곳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입제도 공론화, 공론조사 창안자도 반대한다


한편, 대입제도 개편을 공론화에 붙인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공론조사를 최초 고안한 제임스 피시킨 스탠퍼드대 교수의 지적은 주목할 만하다.

19일 서울대를 방문한 피시킨 교수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라면 미국 대입 시험인 SAT 평가 방식을 공론조사로 결정케 하지는 않겠다”고 잘라말했다.

피시킨 교수는 “지난해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을 공론화해 결정한 것은 훌륭했지만, 대입제도는 입시 자체가 아니라 국가의 교육철학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해 토론을 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한국의 이번 대입 공론화 방식처럼 시나리오형 공론조사로는 각 사안에 대한 국민의 입장을 정교하게 파악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공론조사에서는 단순명료하게 주제를 잡아 사안당 개별 질문을 해야 하는데, 시나리오 기법은 여러 변수를 조합해 포괄적으로 선호도를 묻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참여단, 7월 말까지 숙의 결과 내놓는다

이 같은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공론화위는 20일부터 시민참여단 구성과 대국민조사를 시작했다. 공론화위는 시민참여형 조사에 참여할 시민참여단 구성을 위해 6월 20일부터 전화 설문조사 방식으로 대국민조사를 실시한다. 대국민조사는 대입제도 개편이 국가의 주요정책 결정 사안임을 고려해 19세 이상 국민을 모집단으로 한다. 시민참여단은 성, 연령, 대입전형에 대한 태도 등을 고려해 최종 400명 이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시민참여단은 7월 말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숙의자료를 학습하고 질의응답, 분임토의, 종합토론 등 체계적인 숙의과정을 거쳐 공론화 의제에 대한 조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공론화위는 공론화 의제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고 폭넓은 의견 수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국민 대상인 국민대토론회와 TV토론을 추진할 계획이다. 온라인 국민소통플랫폼 ‘모두의 대입발언대’ 웹사이트도 운영해 온라인 상에서도 공론화 의제 등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렵과 토론을 진행한다.

공론화위는 이후 시민참여단의 숙의과정을 거쳐 나온 공론화 결과를 대입제도개편 특별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시나리오 1 

 

■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시나리오 2 


■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시나리오 3 


■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시나리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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