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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땐 영어 잘했는데”… 암기로 올린 성적 ‘암기’로 망한다

김준현 박상준어학원 부원장이 전하는 올바른 중등 영어 학습법
 


중학교 영어 내신 시험에서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좋은 성적을 받던 학생들이 갑자기 고교생이 되면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동일한 내신 시험이지만 중학교와 고교 시험의 특성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중학교 내신 그리고 고등학교 내신과 수능, 도대체 무엇이 그리 다르기에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내신 시험, 무엇이 다른가? 

고등학교 시험이 중학교 시험과 구별되는 점은 크게 3가지다. 테스트의 양과 범위와 범주다. 중학교 시험 대비는 학교마다 학년마다 경향, 수준이 달라지기에 학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여전히 고등학교에 비해서는 시험 범위가 비할 수 없이 적고, 암기가 가장 손쉽고 빠른 대비 방법이기에 대부분의 중학생들은 교과서와 문제집 암기 중심의 학습을 한다.  

이런 식의 공부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고등학교 시험을 만나게 되면 큰 부담을 지게 된다. 고등학교 시험의 경우 중간고사 범위가 일반적으로 교과서 3~4개 과와 모의고사 1회 정도의 분량이다. 그런데 고교 교과서 한 과는 중학교 교과서 세 과 혹은 네 과 분량에 해당한다. 암기 위주로 중학교 내내 공부해 왔던 아이들이 이 많은 분량을 똑같은 식으로 대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중학교는 교과서 한 과당 2개의 문법 키워드가 지정되어 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이러한 범위 자체가 사라진다. 시험 문제를 정량화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문법 문항은 어느 학교나 출제비율이 50%에 육박한다. 하지만 범위 자체가 사라지기에 문법의 전체 얼개를 갖추지 못한 아이들은 문법 문항이 감당 되지 않는다. 영작도 출제범위가 특정 범위로 국한되지 않기에 근본적인 영작 수준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고등학교 시험의 핵심인 서술형 주관식에 제대로 대비할 수 없다.  

또한 시험 테스트의 범주 자체도 수능 시험 유형으로 바뀐다. 수능 시험의 주 내용인 언어정리 능력/추론 능력은 중등부에서 다루지 않는 범주여서 혼란을 더한다. 특히 언어 발달 수준이 떨어지는 학생은 이 부분에서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한다. 즉, ① 문장의 수준과 감당해야 하는 양이 비교가 되지 않고 ② 문법 키워드의 범위가 사라지고 ③ 물어보는 문제가 중등부에서 다룬 적이 없는 수능 유형이라는 점이 고등학교 영어의 가장 큰 특징이다. 즉, 테스트 양, 범위, 범주가 전혀 다르기에 중학교 영어시험이 고등학교 시험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는 학생들이 이 중등부식 공부 방법에 의해 조직적 사고를 하지 못하고, 극단적 수동성에 빠져 고등부 공부에서 더 큰 해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 있다. 

○ 고등학교 내신, 솔직히 말한다면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솔직히 말하면 고1에서 전교 최상위권이 되려면 이미 고2나 고3 수준 과정을 끝마쳐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중3에서 고1로 올라오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학교 내내 제한된 범위와 문법 키워드만 훈련했기에 전 범위에 걸쳐 시험 문제가 출제되고, 암기로는 감당하기 힘든 문제들을 제대로 처리할 수가 없다. 고등학교에서는 1학년 때 부교재를 채택하고, 프린트 문제들도 대부분 고2 정도의 수준을 다루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수능만 바라보고 3년 내내 계속 영어 실력을 끌어올리는 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입에서 내신의 중요성이 매우 높다. 즉, 이미 고1 중간고사시기에 영어 학습의 궤도 위에 올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 고등학교 모의고사는 잘 나오는데 내신이 잘 안 나온다? 

언어적인 추론능력은 상대적으로 높은데 내신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이 있다. 이 경우 문장 분석능력이나 영작 실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모의고사에서 주로 물어보는 언어적 추론 능력은 좋지만 (심지어 국어 성적까지 좋다) 영어 문장의 구조 자체를 따지면서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닌 학생의 경우다. 

구조적인 것을 싫어하는 이런 학생은 암기력이 떨어질 경우 고등학교 시험 범위가 많기 때문에 감당하지를 못한다. 결국 고등학교 내신에서는 영작과 문법적 판단 능력이 받침이 되지 않으면 최고 등급까지 가지 못한다. 또한 이런 학생이 외부지문을 아예 내지 않는 학교에 가게 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아예 발휘하지 못하기에 상대적으로 많이 불리해진다. 

○ 고등학교 내신은 잘 나오는데 모의고사가 안 나온다? 

고등학교에서 지속해서 내신 성적이 잘 나오는 학생이라면 사실 모의고사도 잘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고등학교 내신 시험에서는 워낙 많은 양을 소화해야 하기에 고2까지 내신 성적이 꾸준하게 나왔다면 근본 실력이 어느 정도 있다는 뜻이다.  

다만 내신 시험에 외부지문도 나오지 않고, 언어추론 능력을 아예 테스트하지 않는 학교인 경우 모의고사 성적이 내신보다 훨씬 낮게 나오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은 대부분 영어뿐만 아니라 언어 점수도 낮다. 고1, 2까지도 같은 경향으로 문제가 출제된다면 이런 학생들은 내신만 단기적으로 집중하다 고3이 되었을 때 수능 시험에서 등급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고, 고3 때에 이를 따라잡기가 상당히 어렵다.

○ 결국 영작과 추론 훈련이 핵심 

중등부까지 단기적인 암기 능력에 의존했던 학생들은 고등학교에 가면 심하게 공부에 대한 의욕을 잃거나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학부모는 그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가 너무 공부만 하다 사춘기가 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것이 영작과 정확한 독해를 기반으로 한 언어추론과 정리 능력 훈련이 꼭 필요한 이유다. 고등부에서 제대로 뛰려면 이 2가지를 꼭 갖추어야 한다. 

지금의 고등학교 내신 시험은 10번의 수능시험과 같다. 즉, 일종의 마라톤으로 이를 뛸 수 있는 기본 체력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또한, 중등부 시험 성적과 고등부 시험 성적이 대부분의 경우에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에 꼭 유의해야 한다. 지금 내신 시험은 수능시험을 대체하는 것이기에, 난이도를 낮추면 등급이 만들어지지 않기에 터무니없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게다가 담당 학년 선생님이 달라지면 아예 시험 경향 자체가 달라지기에 항상 같은 패턴과 경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중학교식의 단기적 공부에서 벗어나 영어라는 언어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영작을 통해 문법적 눈을 기르게 하고, 체계적인 언어 정리 훈련을 단계별로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김준현 박상준어학원 부원장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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