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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3명중 1명 ‘6월 모평 1등급→수능 3등급’ 추락… 왜?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자료 분석 결과 재학생 성적 급락해



지난 7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의 공식 성적표가 28일(목) 배부된다. 이미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대략적인 위치는 파악했겠지만, 보다 객관적인 파악을 위해선 배부되는 성적표도 다시 한 번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성적표를 확인한 후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6월 모평 성적표에는 보이지 않는 ‘복병’이 아직 남아있어 수능 성적이 급락하는 재학생이 많기 때문. 실제로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6월 모평과 9월 모평, 수능 각 3번의 시험 간 영역별 등급 변화를 추적한 결과, 적지 않은 재학생들이 6월 모평 대비 수능에서 국어, 수학, 영어 할 것 없이 고르게 등급 하락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어떤 영역, 어떤 등급 구간에서 등급 하락이 두드러졌을까? 대체 어떤 복병이 이런 현상을 초래한 것일까? 

○ 수학 가, 1등급마저도… 

수학영역, 특히 수학(가)형은 재학생들이 가장 크게 낭패를 본 영역이다. 6월 모평보다 성적이 하락한 학생 비율이 무려 44%에 이르러 국·영·수 중 가장 컸던 것. 심지어 ‘수포자’가 많다는 수학(나)형의 성적 하락 비율(40.2%)보다도 약 4%나 높다.  
 
성적 폭락은 최상위권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6월 모평에서 수학(가)형 ‘1등급’을 받고도 수능에서 성적이 떨어진 학생도 62.1%나 됐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에서 “1등급을 수능까지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못을 박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등급의 하락 폭 역시 국어영역보다 큰 것으로 분석됐다. 6월 모평에서 1등급을 받았던 학생 중 2등급으로 하락한 비율이 31.3%로 가장 많았지만, 3등급으로 하락한 비율이 17.4%, 4등급이 7.7%, 5등급이 4.6%에 이르렀다.  

<표> 수학 가형 6월 모의평가 기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변화 


이런 현상에는 ‘고난도 문항’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2~3등급 학생들은 고난도 문항에 큰 영향을 받는데, 특히 수능에서는 6월 모평 시험범위엔 포함되지 않았던 단원에서 어려운 문제가 대거 출제되면서 재학생들을 당혹시킨다. 반면 이미 이런 시스템을 한 번 경험한 N수생들은 상대적으로 그 충격이 덜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6월 모의평가는 수능과 비교하여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특히 재학생들은 6월 모의평가 점수를 수능 점수로 생각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국어 중위권 ‘흔들흔들’ 영어 ‘비교적 양호’ 

그렇다고 국어영역이 안심할만한 상황인 건 아니다. 국어에선 특히 2등급 학생들이 고배를 마셨다. 6월 모평에서 2등급을 받은 학생 중 수능에서 등급이 하락한 학생이 45.7%로 3개영역 중에서 가장 많았던 것. 이는 실력 기반이 완벽하게 다져지지 않은 중위권 학생들의 경우 EBS 직접 연계율이나 난이도, 수능이라는 긴장된 상황 등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 

그래도 영어영역의 상황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3개영역 중 유일하게 70%가 넘는 재학생이 6월 모의평가에서 받았던 1등급 성적을 수능까지 유지했기 때문. 이는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치러짐에 따라, 일정한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면 비교적 쉽게 등급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그래도 1등급에서 하락한 비율 역시 22.8%로 적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 ‘갑툭튀’ 수험생, 너 정체가 뭐니? 

각 영역별로 재학생 성적 하락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 모두를 한 번에 관통하는 진짜 원인은 ‘반수생’이라고 입시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대다수 재학생들은 3·4월 학력평가와 달리 6·9월 모의평가엔 ‘N수생’이 유입돼 진짜 나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재학생들이 간과하는 숨은 복병은 따로 있다. ‘상위권 반수생’이다. 이들은 6월까지 대학생활을 하다가, 9월 혹은 수능 당일 갑자기 ‘툭’ 하고 등장한다. 

<표> 2018학년도 6월 모의평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 수 비교 


실제로 지난해 6월 모의평가와 수능의 응시자 수를 분석한 결과 그 차이는 매우 컸다. 재학생 수는 6월 모평 기준 51만1914명에서 수능 기준 44만4874명으로 약 6만 여명이 줄어든 반면, 재수생 등 수험생은 7만5875명에서 14만8653명으로 거의 두 배 가량이 늘어난 것.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6월에 치르는 대학 기말고사 때문에 반수생들은 6월 모평을 응시하기 어렵다”면서 “예상조차 하치 못했던 반수생의 등장으로 재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반수생, 노력의 질도 남달라  

압도적인 숫자만이 반수생을 견제해야 하는 이유는 아니다. 이들이 기울이는 노력의 ‘집중도’는 더욱 특별하기 때문. 무슨 말일까.  

일단 재학생 중 다수의 ‘수시파’는 6월 이후 수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자기소개서 작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심지어 아직 합격하지 않은 대학의 면접 준비를 병행하기도 한다. 일부 ‘정시파’ 학생들도 이런 어수선한 교내 분위기 때문에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한다.  

이렇게 재학생들이 수시와 정시 사이에서 반항하는 사이 N수생들은 정시에 ‘올인’하여 성적을 차근차근 올린다. 특히 영어가 절대평가로 실시되면서 국, 수, 탐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에 성적 향상을 일궈내기도 더욱 쉬워진 상황. 시간이 지날수록 재학생과 N수생의 성적 격차가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학생들은 ‘이를 악물고’ 노력해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원한 수시가 모두 합격할 것이라고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아직 1단계 합격도 확실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면접을 준비하는 것보다는 수능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수시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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