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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교단일기] 교육도 변하는데 운동회는 그대로 ‘1등 만능주의’?

황정회 강원 서원초 교사의 교단일기

 


《에듀동아는 신학기를 맞아 ㈜시공미디어가 운영하는 초등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과 함께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의 다양한 고민과 단상을 담은 ‘교단일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더 나은 수업을 위한 교과과정 연구와 학생 생활 지도 Tip부터 학부모 상담‧대응 노하우 등 초등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주제로 베테랑 교사들이 보고 느낀 점을 담백하게 담았습니다. 교단일기를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계 내부의 소통이 더 활발해지기를 바랍니다. ‘교단일기’ 칼럼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운동회. 우리들이 기억하는 운동회의 모습은 청군과 백군으로 팀을 나누어 상대편을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이긴 팀은 의기양양한 만세삼창을, 진 팀은 영혼없는 축하의 박수를 쳐야만 했다. 선생님들은 어느 팀이 더 질서를 잘 지키는지 보자며 아이들의 경쟁을 부추겼고, 계주 마지막 바퀴에서 넘어진 선수는 오래도록 친구들의 눈총을 받아야 했다. 어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단체 무용으로 먼지 가득한 운동장에서 오랜 시간 지쳐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보여주기 식’ 운동회나 경쟁만을 강조하는 운동회는 거의 사라졌다. 이제 아이들은 단 하루를 위해 긴 시간 연습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전통놀이를 하거나 재미있는 게임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운동회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기 위한 규칙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들 때 즈음, 강원도형 혁신학교로 아이들의 배움을 협력적이고 즐겁게 만들고 싶어하는 선생님들을 만났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선생님들과 경쟁보다 협력의 가치를 경험하는 운동회를 만들고 싶었다. 단편적이고 분절된 활동이나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가 다음 놀이와 연결되고, 그 놀이에 의미를 담아내는 활동. 참여하는 아이들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운동회. 우리는 그 모습이 운동회의 본질이자 참모습이라 생각했다. 


우리가 기획한 운동회에서 선생님은 아이들끼리의 경쟁을 부추기는 악당이 아니라 친구끼리 서로 협력하고 도와주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맡았다. 또한 아이들이 ‘운동회’라는 판타지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미션을 해결하고,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이에 몰입하도록 운동회 종목을 구성했다. 


이렇게 학교에서 당연하게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을 돌아보면서, 우리가 담아야 할 가치를 제대로 담아내고 있는지 혹시 ‘참 교육’이 아니라 그냥 관행적인 행사로 해치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 황정회 강원 서원초 교사 


(황정회 강원 서원초 교사는 항상 아이들을 위한 새롭고 좋은 교실 문화를 고민하며, 그 다양한 고민의 과정을 ‘아이스크림 쌤블로그’ 내에 ‘정회쌤의 교실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더욱 많은 고민과 수업 노하우가 담긴 황정회 교사의 교단일기는 ‘아이스크림 쌤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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