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밍밍한 동아리·봉사활동 문제없다?… ‘스토리’ 한 숟갈로 자소서 맛내기 끝

대입 자소서, ‘과정’을 중심으로 써라



올해 수시모집은 예년에 비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와 달리 올해 고3 학생수는 전년도 약 54만 명에서 2만 명가량 늘어난 56만 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학생 수 감소 여파를 고려해 각 대학이 대입 문을 좁혀놓은 상황에서 올해 유달리 지원자가 늘어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경쟁자 수가 늘어난 만큼 수험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수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 수시전형에 지원할 경우 1단계 합·불을 가르는 ‘자소서’ 작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현행 수시전형의 꽃은 단연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기 때문. 학종에서 자소서는 1차 서류평가의 당락을 가르는 역할뿐만 아니라, 최종합격을 좌우하는 면접고사에서 주요 평가 자료로 활용되는 등 그 중요도가 매우 높다. 

수시모집 2개월여 남겨두고, 자소서 작성으로 막막한 나날을 보내는 수험생들을 위해 대입 자소서의 핵심은 무엇이며, 효과적인 자소서 작성법은 무엇인지 실제 합격자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 자소서의 핵심은 스토리… ‘계기→활동 과정→성장’ 담아내야
  
대입자소서의 핵심은 바로 ‘스토리’다. 학생부종합전형 정착에 앞장서며 수시모집에서 학종만을 실시하는 서울대가 학종에 내린 정의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서울대는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수치로 계산된 성적만을 반영하지 않고,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학업능력뿐만 아니라 학업에 대한 노력, 의지, 열정, 적극성, 도전 정신,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대다수 대학의 학종 역시 서울대의 정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학종은 결과(수치로 환산된 성적) 외에도 학생의 다양한 역량을 평가하는 전형인 만큼 자소서에서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 

단, 여기서 말하는 ‘스토리’를 문학작품 집필처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으로 오해해선 곤란하다. 학종은 학생부 기록을 바탕으로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자소서의 내용이 학생부의 내용을 뛰어 넘을 수 없다. 결국 자소서에서의 스토리는 학생부에 기록된 ‘결과’에 활동 계기 및 배우고 느낀 점과 같은 살을 붙여 ‘과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실제로 대입자소서 공통문항 1~3번 모두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하도록 하고 있다.  

○ “자소서에 뭘 써야할지 1도 모르겠어요”  

자소서에 나만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소재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다수 수험생들은 소재가 ‘없어서’ 또는 너무 ‘많아서’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기준’없이  입학사정관 눈에 띌만한 특별한 소재만을 찾다보니 이러한 불상사가 벌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소재를 선정해야 할까? 올 초 건국대를 비롯한 6개 대학이 공동 연구를 진행한 ‘대입전형 표준화방안’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6개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 공통 평가요소로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총 4가지를 제시했다. 이는 대입 자소서 공통문항이 평가하는 요소와도 긴밀한 연관성을 갖는다(아래 <그림>). 즉, 수험생들은 인적사항부터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으로 구성된 학생부 10가지 항목을 위의 4가지 역량에 맞춰 재구성해보면 효과적으로 소재를 선정할 수 있다.



먼저,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에 해당하는 4가지 색의 형광펜을 준비해보자. 그리고 학생부를 꼼꼼히 살펴보며, 각각의 역량에 해당하는 활동에 색을 칠해보는 것이다. 가령 경제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공정무역의 폐단’을 직접 조사해 친구들에게 발표한 바 있다”라는 기록이 있다면,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에 해당하는 색을 칠하고, 활동을 하게 된 계기 및 배우고, 느낀 점 등을 짤막하게 적어둔다. 이러한 작업을 마친 뒤 엑셀에 각 역량에 해당하는 활동을 표로 정리해 가장 경쟁력을 갖춘 사례를 선정하는 것이다.  

우연철 진학사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학생들은 본인의 경험에 대하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추상적으로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생부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며 인상 깊었던 활동 리스트를 작성한 뒤 활동이유, 구체적인 활동 내용, 배우고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적어보는 것이 좋다. 이후 자기소개서 1~4번 문항에서 묻고 있는 주제에 맞는 소재를 배치하고 개요를 짜면 수월하게 자소서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엇비슷한 동아리·봉사활동, 색다르게 재탄생시키는 비법은?  

소재를 선정했다면 본격적으로 자소서를 작성할 차례. 하지만 학생들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에 정착되면서 학생들의 활동이 대동소이해졌기 때문. 그렇다면 남들과 엇비슷한 소재를 바탕으로 어떻게 차별화된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을까. 지난해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역사학과 합격생 A씨의 사례를 통해 그 방법을 살펴보자.  



위의 자소서 주요 소재는 ‘독서’다. 학종을 준비하는 수험생 대부분은 독서 활동에 활발히 참여해 특별한 활동이라 보기 어렵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이 독서를 하게 된 계기와 독서를 통해 발전한 모습을 하나의 스토리로 녹여내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교과서 지문으로 ‘쇼토쿠 태자’에 대한 지적호기심을 느낀 A씨는 독서활동(활동1)을 통해스스로 이를 해결했다. A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독서 과정에서 느낀 ‘일본’과 ‘신라’의 유사점, 신라의 발전 과정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백제에 대해 탐구하는 자발적인 심화활동(활동2)을 전개했다. 그 덕분에“동아시아사를 통해 다른 시각에서 역사를 보는 것을 배웠다” “의문이 생긴 것을 조사하며 역사 속 사건의 전체적인 맥락과 사건 간 세부적인 이야기를 알아가니 그 내용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즉, A씨는 학생부에 “동아시아사 교과에 흥미가 많아 ‘처음 읽는 일본사’를 읽으며, 교과 내용을 깊이 학습함”으로 적혀 있을 법한 내용을, 자소서에 ‘학습 계기(파란색)→활동1(자기주도적 학습, 빨간색)→활동2(배우고 느낀 바를 바탕으로 한 자기주도적 심화활동, 보라색)→성장·발전 모습(초록색)’을 일련의 이야기로 풀어냄으로써,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학업역량과 발전가능성을 드러낸 것이다.  

박수범 타임교육 서부지역 대입연구소 소장은 “학생들이 자소서 작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글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닌 ‘어떤 관점’에서 써야겠다는 고민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활동 과정 중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자소서를 작성하며 자신이 새로 깨닫게 된 사실을 서술하거나,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을 수정하는 계기로 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 스토리의 화룡점정… ‘전공적합성’ 

마지막으로 자소서 스토리에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전공적합성’에 주목해보자. 전공적합성이란 지원 전공(계열)과 관련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 노력과 준비정도를 의미한다. ‘대입전형 표준화방안’에 따르면 전공적합성은 2007년 입학사정관제 도입부터 본격적인 전형요소로 활용됐다. 즉, 대학은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제 시절부터 전공적합성을 매우 중요한 평가요소로 활용해 온 것이다. 

예를 통해 살펴보자. 진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 없이 내신 성적에 맞춰 언론홍보학과를 지망한 B학생과, 교지에 학생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어 교지의 인기를 끌어올린 경험을 통해 언론인으로서 공론장을 형성하고, 독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은 C학생 중 대학이 선발하고 싶은 인재는 누구일까? 답은 자명하다. C다. 

그렇다면 C학생과 달리 직접적으로 진로와 연관된 활동을 수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전공(계열) 또는 희망 진로에서 요구되는 역량과 활동에서 키운 역량의 접점을 만들어 보자.

지난해 연세대 경영학과에 합격한 D씨는 지원동기 및 노력과정, 교육환경에 대해 묻는 연세대 4번 문항에 교지 편집부 활동을 활용했다. 이주민과 다문화 정책, 기업의 비윤리적 경영활동,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작성한 경험을 드러낸 뒤 “다방면에 대한 관심과 배경지식이 교과수업에서도 빛을 발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배움에 대한 진정성을 바탕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본질과 목표에 충실한 경영인으로서의 자질을 키우겠다”며 지원 동기를 밝혔다. 사회의 변화를 재빠르게 파악하며, 깊이 있는 식견을 갖춰야 하는 경영인으로서의 자세를 교지 편집부의 활동과 연관지은 것이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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