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칭

“애가 모르고 만질 수도 있지” vs “성적 수치심 느껴”

촉법소년에게 반드시 필요한 ‘올바른 성교육’


남아(男兒)의 행위를 둔 엇갈린 의견

“웃고 넘어가면 될 것을...” vs “어려도 분명히 성추행”

오랜만에 대중탕에 간 A씨(여, 29세)는 목욕을 하던 중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9~11세로 보이는 한 남자아이가 자신의 몸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불쾌감을 느낀 A씨는 아이에게 다가가 주의를 주었다. 그리고 아이 부모로 보이는 여성에게 “이렇게 다 큰 아이를 여탕에 데려오는 건 아니지 않냐”며 항의했다.


그러자 아이 부모는 “아이가 뭘 안다고 그러냐”며 적반하장으로 A씨를 나무랐다. 부모의 태도에 화가 난 A씨는 이 문제를 목욕탕에 항의해 해당 목욕탕에 출입이 가능한 남아의 나이 규정을 대폭 낮추도록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시간이 꽤 흐른 지금까지도 자신의 몸을 쳐다보던 아이의 눈빛을 생각하면 여전히 몸서리가 쳐진다.


이런 일은 비단 목욕탕에서 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학교 선생님의 치마를 들추면서 ‘아이스께끼’를 하거나, 유치원생 아이가 선생님의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는 행위는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 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최근 아이들의 성장이 점점 빨라지고, 성 관련 문제가 민감하게 대두되면서 어린 아이가 성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다툼을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모들은 대개 “아이가 알고 그런 것도 아닌데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의 대부분은 “당하는 입장에서 기분이 나빠지면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의도가 담긴 접촉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만진 사람이 어리다는 이유로 무조건 참으라는 건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부모의 잘못된 교육, 자칫 ‘가해자 중심의 성 인식’ 심어줄 수 있어

최근의 사례들에 대해 전문가는 부모가 ‘어린아이가 성적인 의도로 그랬겠냐’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칫 아이에게 ‘가해자 중심의 성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현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나이나 의도와 관계없이 (타인의 신체를) 만지는 행위 자체가 상대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가르쳐야 한다”며, 아이에게 ‘피해자 관점의 성교육’을 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촉법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피해자 관점의 성교육’


이러한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최근 들어서는 대중목욕탕 여탕 출입 가능 남아의 나이 규정이 5~6세 정도로 낮아졌고, 심지어는 4세 혹은 아예 출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곳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나이제한이 있는 장소 외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쉽지 않다.


성인이 아동을 성추행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법에 근거해 처벌을 받지만, 반대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아동은 형사미성년자 중 촉법소년에 해당되므로 범법행위를 저질러도 법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그보다 어리면 어떤 형사책임도 지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의 처벌을 생각하기에 앞서 우리는 한 사람의 어른으로써 어떻게 하면 아이가 올바른 성 관념을 가지고 자라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무심코 한 행동이든, 단순한 호기심으로 인해 의도한 행동이든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으면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시키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어린 나이라 몰랐던 것은 죄가 아닐 수 있지만,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가르치지 않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타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가져야 할 태도와 예절은 어린 시절부터 습관처럼 밸 수 있도록 부모가 신경 써 지도해야 한다.


■ 우리 아이 성교육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라고 물을 때가 성교육의 적기

- 성교육 도서의 그림을 보여주며 있는 그대로 설명하라

- 일주일에 한 번 부모가 번갈아가며 아이의 궁금증을 풀어줘라

- ‘손 잡기’조차 상대방이 원치 않을 수 있다는 걸 정확히 이해시켜라

- 상대의 접촉이 불편하면 명확히 “싫다”라고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쳐라

- 유튜브 등에서 영상물을 함께 보며 왜곡된 성 인식이나 표현을 바로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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