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친절한 입시] 정시 45% 확대도 아니고, 현행 유지도 아니라면?

공론화 의제 4개 시나리오가 불러올 고교 현장의 나비 효과 ④ 교과/종합/수능


《현 중3부터 적용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과정이 궤도에 올랐습니다.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가 내놓은 4개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국민대토론회, 미래세대 토론회, TV토론회 등이 6, 7월 줄기차게 이어집니다. 공론화위는 대입 제도 개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각종 토론회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사회적 숙의가 풍성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바라기에는 공론화위가 내놓은 자료가 부실하단 지적이 많습니다. 일부 토론회가 이미 시작된 시점에서 공론화위가 내놓은 자료는 각 의제를 제안한 집단(단체)에서 선정한 이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발제 자료뿐입니다. 기존 대입 환경의 복잡성과 4개나 되는 공론화 의제의 다양성을 감안할 때, 대입을 경험해보지 않은 초․중학생 학부모 입장에선 각 의제의 장․단점조차 객관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런 상황에서 ‘학종은 금수저 전형’ 혹은 ‘수능은 과도한 줄 세우기’와 같은 특정 단체의 일방적인 구호만 부각되면 생산적인 논의보다 혼란만 커질 우려가 있습니다.

단편적인 인식에만 근거해 의제를 잘못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대입을 겪어야 할 자녀세대에게 큰 짐을 지우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대입을 겪게 될 초․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최소한 어떤 시나리오가 결정이 됐을 때 생겨날 긍정적․부정적 변화는 모두 이해하고 공론화 과정을 지켜봐야 합니다. 어떠한 제도든 그에 따른 풍선 효과를 불러오는 것이 대입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에듀동아는 이번 [친절한 입시] 기획을 통해 오랜 기간 대입을 다뤄 온 공교육, 사교육 인사 동수의 의견을 종합해 각 의제가 실현될 경우 예상되는 현실적인 변화를 구체적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의제별로 하루 한 편씩, 총 4편이 게재될 예정입니다. 각 의제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도움말=주석훈 미림여고 교장, 김종우 서울 양재고 교사 /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 

▶ 4안 – 교과?종합?수능? 다른 시나리오들의 절충안? 


언뜻 보면 <의제 4>는 이번에 공개된 4개 시나리오 중 가장 정체성이 불분명해 보입니다. 정시를 확대하긴 하는데,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 여기에 더해 학생부교과전형까지 3개 전형이 고른 비율을 차지하도록 하는 안입니다. <의제 1>처럼 수능을 절반 수준까지 크게 확대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정시를 얼마나 확대할 것이냐에 따라 <의제 1>과 차이를 보이는 것인데요. 한 입시전문가는 <의제 4>가 지향하는 적정 정시 비중을 <의제 1>과 <의제 3>의 중간 정도, 약 40% 정도로 예측했습니다.   

어쨌든 <의제 4>가 실현될 경우 수능의 영향력이 지금보다는 다소 늘어나는 상황에서 서울의 주요 대학 중심으로 학생부교과전형의 비중이 늘어나는 정도의 변화가 예측됩니다. 변화를 서울의 주요 대학으로 한정한 이유는 서울 주요 대학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의 비중이 특히 작기 때문입니다. 지방대학에서는 지금도 학생부교과전형의 비중이 큽니다. 하지만 2019학년도 기준으로 서울 상위권 10개 대학 중에선 서울대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등이 아예 학생부교과전형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대신 학생부종합전형을 50% 이상의 높은 비중으로 운영하고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의제 4>는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 객관성 등에 적지 않은 비판이 제기되니 이 비중을 학생부교과전형이 일부 가져가게 하자는 안입니다.

<의제 4>가 실현될 경우 시나리오에 명시된 변화 외에 앞서 말한 서울 상위권 대학들의 대응에 주목해야 합니다. 학생부교과전형은 수능 경쟁력이 부족한 고교의 학생들이 대학 진학 통로로 자주 활용하는 전형입니다. 어느 학교나 전교 1등, 내신 1등급은 한두 명씩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런데 이처럼 고교 간 학력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서울 상위권 대학은 학생부교과전형을 큰 비중으로 활용하지 않으려 합니다. 학생부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별해주는 충분한 평가도구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제 4>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는 현행과 동일하게 대학이 자율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능 평가방식도 지금과 동일하게 상대평가로 유지합니다. 즉, <의제 4>가 실현될 경우 서울 상위권 대학들은 학생부교과전형을 도입하는 대신 학업역량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대안으로 다소 높은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할 수도 있는 겁니다.

수능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의제 4>는 학생부교과전형을 포함시켰습니다만, 내신이 최상위권이 아니라면 학생부교과전형은 그 비중이 늘더라도 ‘그림의 떡’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수능 경쟁력이 뒤처지는 학생들이 정시 대신 지원할 수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문만 좁아지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학생부교과전형의 확대는 전교권의 성적을 가진 학생들이 혜택을 보게 될 테니까요. 결과적으로는 수능이라는 대안이 효과적이지 않은 고교에서는 내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습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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