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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실전 자소서 작성]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STORY를 만들어라”

자소서 내용 구성 및 기획 ② 스토리 만들기



《2019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달 말 발표된 6월 모의평가 성적표를 놓고 어떤 대학 수시모집에 지원할지를 신중히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지금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자기소개서 작성일 것입니다. 학생부에 기재되어 있는 무슨 소재를, 각각의 항목에 어떻게 배치해 작성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수험생이 한둘이 아닌 것이죠. 

자기소개서 작성에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에 앞서 학생부를 꼼꼼히 뜯어보며 구성 및 기획하는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하고, 자기소개서를 실제로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요.  

에듀동아는 자기소개서 작성 시즌을 맞아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자에게 조금이나마 자소서 작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실전 자소서 작성>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완결성을 갖춘 자소서는 어떻게 작성할 수 있는지 이 시리즈를 통해 공부해보고, 모든 수험생이 평가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자소서를 작성해보길 바랍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 학생부를 꼼꼼히 들여다보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를 접한 학생들 중 일부는 “학생부엔 수많은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파편화된 각각의 정보들을 어떻게 글로 만들어내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여러 곳에서 수집한 정보를 모아 하나의 글로 작성하는 일은 글을 많이 써본 전문가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자기소개서 독자인 입학사정관에게 “이 학생이 글의 재료로 활용한 글감들은 이것입니다”라고 하는 듯 학생부도 또 다른 자료로 제시되기 때문에 자소서 쓰기가 쉽지 않은 글쓰기임은 분명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소개서는 하나의 글입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에 학교생활기록부를 보면서 글감을 선택하고, 선택한 개별 글감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전체 스토리(story)를 구성해봐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이지요. 학교생활기록부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글감이라는 구슬들을, 스토리라는 줄에 잘 꿰어내야 아름다운 목걸이가 만들어진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자기소개서에서 스토리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사전에서 ‘Story’의 뜻을 찾아보면 스토리는 일정한 줄거리를 담고 있는 말이나 글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주인공’입니다. 즉, 자기소개서는 주인공이 ‘나’인 수험생 자신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합격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을까요?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살펴봅시다.  

○ 학생부 내용을 나열하기만 하면 분량도 못 채운다 

자기소개서 1~4번 문항들은 글자수 제한이 있습니다. 대학 측은 자소서 각 항목 당 1000자 또는 1500자를 넘지 못한다고 제시하고 있고, 실제로 이 분량을 넘겨버리면 온라인 자소서 입력란에 더 이상의 글자가 입력되지 못하도록 시스템화 해둔 대학들도 많지요. 사실 1000자 또는 1500자라는 분량은 학생들이 부족함을 느껴야 할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분량을 못채우겠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대가 공개한 사례를 바탕으로 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표1>은 서울대가 과거 공개한 자기소개서 NG 예시입니다. NG라는 말 그대로 좋지 않은 자기소개서 예시를 보여주고, ‘좋지 않은 사례는 이렇게 바꾸는 것이 좋다’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사례는 많은 학생들이 범하는 대표적인 오류이기 때문에 꼭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부를 ‘X-ray’ 삼아 자소서 내용 구성을 해야 하지만,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을 그대로 자기소개서에 옮겨적기만 한다면 위의 ‘NG’ 사례와 같은 자소서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생부에 기재된 학급 임원 활동과 관련된 내용을 녹여내려면 단순히 “나는 리더십과 봉사성이 우수하다”고 말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부반장으로서 어떤 생각을 했고,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이를 통해 어떤 변화를 이끌어냈으며, 나는 이를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이야기를 통해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나의 이야기’입니다. 내 이야기이므로 진정성이 담기게 되고, 단순히 활동을 나열하는게 아니라 이야기로서의 흐름이 생기는 것이지요. 

위의 사례에서 배울 점은 또 있습니다. 위의 NG 사례와 바뀐 사례의 분량을 살펴보세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 되어 있는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그대로 나열하기만 한다면 분량이 적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수봉사활동 시간만 기술하거나 수상 경력을 단순하게 자랑하는 것에만 그쳐놓고, “분량을 못 채우겠다”고 하는 학생이라면 두 가지 사례가 무엇이 다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아무리 많은 봉사활동 시간과 수상 경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그것을 발전시켜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입학사정관에게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긍정적 평가는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겠지요. 

○ 소재 단 하나만으로도 스토리는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대학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학생부 기록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지원자의 숨겨진 특성, 자질 등을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3년 동안의 학생부 기록을 꼼꼼히 분석하고 살펴본 뒤에 자기소개서 소재를 끄집어내라고 말하는 것이고, 끄집어낸 자소서 소재들을 단순히 나열하기 보다는 스토리를 만들어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욕심이 앞서서 자신의 경험과 활동을 이것저것 나열하기 급급합니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활동이 많을 필요도 없습니다. 단 하나의 경험과 활동을 했더라도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 어떠한 변화를 통해 나의 내면이 성장했는지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습니다. 



서울대가 공개한 한 수학교육과 합격생의 합격 자소서를 살펴보세요. 이 학생은 수학과 관련된 책을 읽은 경험을 바탕으로 수학에 기울인 자신의 학습 노력과 경험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이야기 전개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책1을 읽고 수학 이론에 흥미를 느낌 → 책2를 선생님께 추천받고 호기심이 더욱 커짐 → 고급수학1 수업 신청 → 해당 수업을 통해 깨달은 바를 기재 → 수업에서 배운 내용으로 수학발표대회 참가 → 좋은 성과를 얻음>으로 정리할 수 있겠지요. 어떤가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 학생들은 어떻게든 수학 발표대회에서 거둔 성과만을 집중 조명하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수학 발표대회에서 거둔 성과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수학 발표대회 참여를 결심하게 된 출발점은 책 한 권이었고, 책을 읽고 수학적 호기심이 커져 고급수학1 수업까지 듣게 되었으며, 결국 노력으로 수학관련 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이지요. 자신의 수학적 학업역량을 어필하기 위해 멋들어진 스토리 하나가 완성된 셈입니다. 서울대가 공개한 또 다른 합격생 사례도 한번 볼까요? 



<표3>의 합격생 사례는 앞서 <표1>에 등장한 학급 임원과 관련된 활동 내역을 녹여냈습니다. 앞서 <표1>의 ‘NG’ 사례에서 단순히 “저는 리더십이 우수하다”고 말하는 것과 달리 구체적인 근거들을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낸 점이 눈에 띱니다. <반가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었다 → 친구들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색다른 해결책을 마련했다 → 비협조적인 친구들과 함께 협력해 리더십을 키우는 경험을 했다>와 같은 구조를 바탕으로 자신이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인재, 리더십을 갖춘 인재라는 점을 남다른 스토리를 통해 어필한 것이지요.

앞서 두 가지 합격사례를 보고 어떤 느낌을 갖게 됐나요? 나름의 스토리를 갖춰 잘 만들어진 자소서는 ‘동기-경험과 활동 과정-결과-성장과 발전’이라는 일련의 구조를 갖게 된다는 점을 느꼈을 겁니다. 자기소개서를 읽는 입학사정관도 사람입니다.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지원자에게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말이지요. ‘내가 ~을 계기로 ~경험과 활동을 하면서 ~노력을 기울여서 ~결과를 이뤘습니다. 이를 통해 ~을 배우고 ~을 느꼈으며 ~과 같은 성장과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담담하게 서술하는 스토리텔링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입니다. 

○ 수상경력 없다고 스토리 못 만드나?  

결국 스토리의 완성은 결과를 통한 성장과 발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어떤 학생들은 이런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거창한 수상경력이 없어 결과를 내세우기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말이죠. 결과가 반드시 수상경력일 필요는 없습니다. 수상경력이 없어도 충분히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죠. 숙명여대 합격생 A의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차례대로 보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이 학생은 수상경력이 없어서 자기소개서 작성할 때부터 고민이 많았던 케이스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부분으로 자신의 장점을 드러낸 결과 숙명여대에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지요. 아나운서가 꿈이었던 이 합격생의 교과학습발달상황을 보면 국어에서 남다른 학습 열정을 지니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독서활동상황을 보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에세이를 읽고 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립해보는 활동도 했었지요. 남다른 수상경력이 없는 이 학생은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썼을까요? 



학생부 독서활동상황에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 스토리를 만들어나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느낀 바가 있어 ‘틀에 한정되지 않은 학습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국어 공부를 하는 방식을 바꾸는 노력을 했군요. 이후 이런 학습 변화가 국어 과목에서만 한정되지 않고 사회탐구 과목으로도 확장시켜나갔고 이 학습법을 통해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어떤가요? ‘동기-경험과 활동 과정-결과-성장과 발전’이라는 일련의 구조가 완성되었지요? 꼭 수상경력과 같은 거창한 이력만 결과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나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결과라면 그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자소서의 핵심 소재로 탈바꿈할 수 있는 것이지요. 자, 이제 여러분의 학생부를 들여다볼 차례입니다. 여러분의 학생부에는 나를 드러내줄 어떤 결과들이 숨어있는지 한번 찾아내보세요. 

▶이영선 한영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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