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작성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4가지 ① 구체성 

《2019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달 말 발표된 6월 모의평가 성적표를 놓고 어떤 대학 수시모집에 지원할지를 신중히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지금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자기소개서 작성일 것입니다. 학생부에 기재되어 있는 무슨 소재를, 각각의 항목에 어떻게 배치해 작성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수험생이 한둘이 아닌 것이죠. 

자기소개서 작성에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에 앞서 학생부를 꼼꼼히 뜯어보며 구성 및 기획하는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하고, 자기소개서를 실제로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요.  

에듀동아는 자기소개서 작성 시즌을 맞아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자에게 조금이나마 자소서 작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실전 자소서 작성>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완결성을 갖춘 자소서는 어떻게 작성할 수 있는지 이 시리즈를 통해 공부해보고, 모든 수험생이 평가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자소서를 작성해보길 바랍니다.》

앞선 실전 자소서 작성 시리즈에선 자기소개서를 본격적으로 작성하기 전, 자기소개서에 채울 내용들을 어떻게 구성하고 기획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장 먼저 학교생활기록부를 꼼꼼히 뜯어보며 자소서에 활용할 소재들을 추려내고, 추려낸 소재들을 일련의 구조를 갖춰 ‘STORY’화 해내는 것을 비롯해 구성된 이야기를 자신의 진로에 맞춰 유기적으로 통일하는 ‘DESIGN’ 과정에 대해 설명했지요. 뿐만 아닙니다. 자소서를 살펴볼 대학 평가관의 눈에 띌 수 있도록 자소서에 CONCEPT를 부여할 자소서 개요표 짜기도 살펴봤습니다.

자, 이제는 실제 자소서 작성 과정에 돌입할 때입니다. ‘실전 자소서 작성 ②’ 시리즈에서는 자소서를 작성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4가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후 ‘실전 자소서 작성 ③’에서는 자소서 문항별로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들은 무엇이고, 문항별로 작성 팁을 공유할 것입니다.  

자소서를 작성할 때도 지켜야 할 일종의 ‘룰’이 있습니다. 이 룰은 일반적으로 글쓰기가 서툰 고교생들이 범하는 오류들과 연관이 있는데요. 간략히 설명하자면, 첫째, 자소서에 쓰이는 문장들은 모두 ‘구체적’으로 기술되어야 합니다. 둘째, 자소서에 쓰이는 문장들에는 필자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야 합니다. 지원 동기와 자신의 노력을 드러내기 위함이지요. 셋째, 자소서에 담기는 여러 가지 활동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자소서 글은 이 키워드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통일성’을 유지해야 하지요. 넷째, 자소서 글쓰기는 ‘두괄식’으로 작성해야 입학사정관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자소서 작성에 관심있는 수험생이라면 언급한 이 ‘룰’들을 한 번은 들어봤을 수도 있겠지만 막상 작성 과정에서 자신이 이 룰들을 지키고 있는지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일 것입니다. 이제 합격 사례들을 꼼꼼히 분석해볼테니 자소서 작성에 도움을 받아보길 바랍니다.    

“선생님, 자소서는 구체적으로 작성을 하라고들 말하던데, 이 정도면 구체적이지 않나요? 구체적으로 작성하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자소서를 작성해본 수험생이라면 선생님을 찾아가 이런 질문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입니다. 도대체 구체적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일단 다음의 <표1>을 통해 경희대가 밝힌 자기소개서 체크포인트를 살펴보겠습니다. 

<표1>의 <Check Point 1>의 사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처음 자기소개서를 쓰는 학생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자기소개서를 씁니다. 쉬는 시간에 친구가 수학 어느 단원의 어떤 문제에 대해 물어봤나요? 친구의 물음에 대해 나는 어떤 생각을 했고, 답변을 해주다보니 또 어떤 생각이 들었길래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려면 완벽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나요? 즉, 여기서 제시된 사례의 첫 문장에선 원인과 결과는 있지만 그 과정이 없습니다. 두 번째 문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학 문제집을 풀며 완벽히 이해하고자 어떤 학습방법을 활용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무하지요.  

자신이 고교 때 공부했던 방법을 설명하는 소재는 자기소개서 1번 문항에서 많은 학생들이 활용하는 단골 소재입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학생들이 위와 같은 방식으로 서술하며 입학사정관의 눈에 띄지 못하는 자소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입학사정관들은 단순히 학습의 결과만을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특정한 학습방법을 활용하던 과정에서 학생이 취했던 태도, 깊이 학습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등에 대해 궁금해 하지요. 과정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자소서를 써야 할 이유입니다.  

경희대는 <Check Point 2>에서 “과정에 집중해 구체적으로 작성하라”고 주문합니다. 사례 A는 대회에 출전해 거둔 결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결과를 나열하는데만 그칠 뿐 왜 해당 실험을 하게 되었는지, 아이디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얻었고, 실험은 어떻게 설계됐는지가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지 않습니다. 경희대는 해당 자료에서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하면서 “지원자가 보다 구체적으로 자소서를 기술한다면 지적 깊이를 더해가는 과정에 대해 평가관이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사례 B 또한 같은 맥락입니다. 봉사활동을 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이 해당 경험을 통해 느낀 점, 자신이 성장하고 발전한 점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합니다. 이를 기술하려면 왜 요양병원을 선택했는지, 어르신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등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구체적으로 기술할 필요가 있지요.  

 

<Check Point 5>의 사례에선 세 번째 문장에 주목해보세요. “열심히 노력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와 같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없을 것입니다. 혹시 자신이 쓰고 있는 자기소개서에서 이런 단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만약 있다면 모두 풀어서 작성하려는 노력을 해보세요. 이런 상투적인 문구나 추상적인 문구로는 입학사정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가 어렵습니다. 경희대는 해당 자료에서 “비슷한 활동을 하더라도 경험의 내용과 배우고 느낀 점은 다르기에 지원자 본인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쓰는게 중요하다”면서 “상투적인 표현을 피하고 나만의 언어로 표현해야 학교생활기록부에서 드러나지 않는 지원자의 모습을 어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 이제 구체적으로 쓰라는 말이 어떤 말인지 조금은 감이 오나요? 내가 자소서를 구체적으로 쓰고 있는지, 아니면 추상적으로 쓰고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내 자기소개서에 과정이 소상히, 아주 상세히 담겼는지를 확인해보세요.  

자기소개서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해 작성되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학생부종합전형 전형 진행 과정에서 지원자의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교차로 검증해가며 서류 평가를 진행한다는 점은 이미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자기소개서가 과정 중심으로 작성되어야 할 이유인데요. 다음 <표2>를 보며 좀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표2>는 건국대에 합격한 한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의 일부입니다. 동아리 보고서 대회와 토론대회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이 지원자의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학생이 자율활동에 참가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결과를 냈으며 동아리 활동에서는 동아리 부장으로서 독서 토론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고 기재 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교과학습발달사항의 세부능력 특기사항에는 제3자인 교사가 이 학생의 학습 발달 사항과 그 결과 대해서 구체적으로 기재도 해두었습니다. 어떤가요? 학생부에는 모두 결과만 기재되어있지요? 

학생부에 이미 결과가 기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소개서에 또 다시 결과를 그저 나열하는 수준에만 그치는 것은 평가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입니다. 수험생들이 자기소개서에서 보여줘야 하는 것은 학교생활기록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 수험생들이 수행한 다양한 활동의 과정을 보여주고, 지원한 대학과 학과에 적합한 인재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구체성이 결여된 자소서, ‘무엇’은 있으나 ‘어떻게’가 없는 자기소개서로는 수험생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자소서가 될 수 없음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화려한 활동 내역에 대한 결과들은 학생부에 이미 있습니다. 입학사정관들이 자소서로 확인하려고 하는 것은 무슨 활동을 할 때 어떤 동기로 어떻게 노력해서 무슨 결과를 내고 성장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자, 그럼 <표2>와 같은 학생부를 갖고 있는 학생은 어떤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을까요? 

교과서에 밑줄을 그었다는 내용. 학습 방법이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밑줄을 긋는 것이 학습에 효과적일지 의문이 들었다고도 합니다. 학습과정에서 자신이 느낀 생각들을 가감없이 담아낸 것이지요. 결국 논문을 작성하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친구들과 함께 논문팀과 연구팀으로 나눠 논문을 작성했던 과정을 소상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서 협동 학습에 대한 느낀 점도 빠짐없이 기재했군요. 

이 자소서에 결과가 있나요? 결과는 학생부 수상경력 사항에 있을 뿐입니다. 합격생은 그보다 과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활동 하나, 하나의 과정을 경험하며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을 비롯해 활동을 거듭하며 자신이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얻은 바에 초점을 맞춰 진솔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만약 과정이 담기지 않고 결과만 나열했다면 “어떤 어떤 주제로 논문을 친구들과 협업해 썼고, 그 결과 교내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라는 너무나도 추상적인 이야기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과정에 집중해 구체적으로 써라.” 자소서를 작성하려는 수험생이라면 꼭 잊지 말아야 할 말인 것입니다.  

자기소개서는 구체적으로 작성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많은 수험생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의 노력을 기울여 구체적인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만 있다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희망하는 대학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소개서를 구체적으로 쓰다보면 또 하나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요. 바로 분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소개서 문항은 문항별로 1000자 또는 1500자의 분량을 요구하는데, 이 분량이 버겁고 부담스럽다고 토로하는 지원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는 자기소개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다보면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지요.   

구체적으로 쓰려는 시도를 하다보면 위의 <표4>의 합격 사례처럼 분량 또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 합격생의 경우 동아시아사 공부를 하다가 생긴 의문점에 대해서 언급하기 위해 교과서에 등장한 일부 지문을 인용하면서까지 구체적으로 서술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학습 의문의 발전 과정도 소상히 기재하면서 분량을 충족시켰지요. 즉, “동아시아사 공부를 이런 방식으로 했다”고 단순하게 기술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분량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제한된 글자수를 고려하지 않고 자잘한 것까지 모두 서술하게 되면 분량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앞선 ‘실전 자소서 작성’ 시리즈에서 설명한 개요 짜기를 비롯한 자소서 기획 및 구성단계를 충실하게 이행하길 바랍니다. 

▶이영선 한영외고 교사 

▶에듀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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