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칭

[자유학기제-2018.6월호] 머리로, 몸으로 두 번 이해하면? 과학 어렵지 않아요

인천 남인천여중 ‘과학공방반’



인천 남인천여중의 자유학기 주제선택 프로그램인 ‘과학공방반’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식물을 키우고, 어항을 꾸미고, 잼과 빵을 만드는 등의 다채로운 활동을 하며 그 안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탐구한다.

이 수업을 기획한 이계자 과학 교사는 교과서 중심 수업에서는 좀처럼 시행하기 어려운 활동을 통해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높였다. 

‘과학공방반’ 수업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블록타임으로 묶인 5, 6교시에 진행됐다. 총 34차시인 이 수업은 △식물 관련 체험활동(10차시) △생활용품 만들기(6차시) △동물 관련 체험활동(4차시) △재생종이 만들기(4차시) △식품 관련 체험활동(4차시) △천연염색 및 비누 만들기(4차시) △종합 제작활동(2차시)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론-활동 병행하며 학습 효과↑ 

 
과학공방반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다채로운 활동. 하지만 활동만 한 것은 아니다. 활동을 시작하기 전 관련된 과학 개념과 이론을 학생들 스스로 조사하고 습득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졌던 것.
1~2차시를 예로 들어보자. 학생들은 먼저 스마트폰을 활용해 꽃·잎·줄기 등 식물의 각 기관의 특징을 찾아본 뒤, 식물 표본을 만들며 이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꽃을 특수 용액에 담가 보존 처리하는 프리저브드 플라워 △꽃과 잎을 무겁게 눌러 건조시키는 압화 △꽃을 벽에 거꾸로 매달아 두고 말리는 드라이플라워 등을 만들며 꽃·잎·줄기 각 기관의 생김새, 특징, 쓰임 등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깊이 있게 이해한 것. 

11~14차시 방향제 만들기, 15~16차시 냄비받침 만들기 역시 각각 분자의 이동·열의 전도와 관련이 있어 해당 개념을 조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교사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지 않고 학생들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찾는 방식이다 보니 이론 수업임에도 집중도가 높았다”면서 “또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요약하는 법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창의력을 뽐낼 수 있는 수업도 곳곳에 배치됐다. 스칸디아모스(보존 처리한 이끼)를 활용해 인테리어 소품을 만드는 3~4차시, 앞서 만들었던 식물 표본을 활용해 책갈피를 만드는 9~10차시 수업이 그것. 과학과 관련된 활동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활동의 결과물을 이용해 예술품을 만들어 보며 심미적 역량도 높인 것이다.

과학 이론만? NO! 나눔의 즐거움·환경 보호·생명 존중도 배운다 

5~8차시에는 ‘잎꽂이’를 통해 나눔의 가치를 배운다. 잎꽂이는 식물 번식법 중 하나. 다육식물의 잎을 잘라 그늘에 보관하면 잘린 부분에서 뿌리가 나고, 이렇게 뿌리가 난 잎을 화분에 심으면 잎이 완전한 하나의 식물로 생장하는 것. 식물 하나만으로 같은 종의 식물을 수십 개 키워낼 수 있기 때문에 주변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로 학생들은 잎꽂이를 한 뒤 친구들과 식물을 나눠 가졌다. 이 교사는 “식물을 기르며 자립심도 기르고, 나눔의 기쁨도 누린다”고 말했다. 

17~18차시는 재생 종이를 만들어보는 시간. 이면지를 잘게 잘라 물에 불리고, 이를 믹서에 갈아 얇게 펴서 말리면 재생 종이가 된다. 이를 통해 종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지만 이것은 오히려 부수적인 효과다. 이 수업의 ‘진짜’ 효과는 학생들이 자연을 아끼고, 미래세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이 교사는 무분별한 종이 사용이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종이를 낭비하면 종이의 원료인 ‘나무’가 소모되고 결국 산림이 파괴될 수 있음을 알려준 것. 이 교사는 “학생들이 만든 재생 종이는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그 위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활동도 했다”면서 “종이를 낭비해선 안 되는 이유를 머리로 한 번 이해하고, 직접 재생 종이를 만들고 사용하며 두 번 이해하니 수업 효과가 배가 된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19~22차시에는 어항을 꾸미며 생명의 소중함도 깨닫는다. 자신이 키우고 싶은 물고기에게 필요한 어항 생태계 환경을 조사한 뒤, 직접 수초·돌 등을 채워 넣어보는 것. 이 교사는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학생이 많은데, 생명을 키울 때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름을 알려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잼과 빵 만들며 진로탐색까지 여중이라는 학교의 특성을 고려해 여학생들이 흥미로워하는 조리실습·천연염색 등의 활동도 이뤄졌다. 먼저 25~26차시엔 잼을 만들고, 27~28차시엔 빵(팬케이크)을 구웠다. 여러 음식 중 잼과 빵을 선택한 데도 이유가 있다. 잼에는 삼투압의 원리가, 빵에는 탄산수소나트륨 분해 원리가 숨어 있기 때문. 

하지만 과학 원리를 이해하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다. 관련 직업을 알아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 조리실습 수업을 예로 들면 가장 먼저 ‘요리사’라는 직업을 조사해보고, 이를 좀 더 구체화시켜 ‘제빵사’에 대해 알아본 뒤, 한 발 더 나아가 밀가루의 원료인 밀을 키우는 ‘농부’ 등 연계 직업까지 폭 넓게 찾아보는 식이다. 천연염색을 하는 29~30차시, 수제 비누를 만드는 31~32차시에는 천연염색사·수제비누 공예사 등 다소 낯선 직업까지 알아봤다. 주제선택 프로그램의 목표 중 하나가 진로탐색인 만큼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을 접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던 것.

마지막 33~34차시는 지금까지 만든 작품을 활용해 나만의 상품을 고안해보며 전체 수업을 정리하는 시간. 이 교사는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건에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면서 “과학이 어렵기만 한 과목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관련된, 친근한 과목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 이 수업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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