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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자유학기제-2018.6월호] 과학과 친해지고, 진로도 탐색하고

이계자 인천 남인천여중 교사가 말하는 주제선택 활동

 

‘과학공방반’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식물 표본 만들기 △방향제 만들기 △과일 잼 만들기 △천연염색 등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도한 이계자 남인천여중 과학 교사는 “학생들은 다양한 주제의 활동을 하며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고,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분야나 새로운 직업도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학공방반’ 수업을 이끈 이 교사로부터 수업 기획 과정과 운영 노하우에 대해 들었다.

Q. 수업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시기이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최첨단의 것만 탐구하란 법은 없다.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만물의 근원인 자연에 대한 탐구가 학생들에게 더 필요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식물이나 동물, 또는 환경오염 및 보호와 관련된 수업을 기획한 이유다. 

학생들이 넓은 직업세계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됐으면 했다. 외국처럼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진로탐색을 하는 경우라면 관심이 있는 하나의 직업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게 좋지만, 아직 어린 중1 학생들은 여러 직업을 폭넓게 접해보는 것이 더욱 좋다. 다양한 주제의 수업을 운영하고, 활동마다 관련 직업을 조사하게 한 것도 이 때문이다.
 

Q.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대부분의 만들기 수업이 그러하듯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았다. 주어진 예산에서 최대한의 수업효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였다. 

첫째, 직접 만들 수 있는 건 직접 만들었다. 학생들이 어항을 꾸미는 데 필요한 수초, 그리고 잎꽂이를 하는 데 필요한 다육식물도 직접 기르고 재배하여 활용했다. 

둘째, 대용량으로 구매했다. 어차피 수업 준비물은 전체 학생에게 제공해야하므로, 소분된 것보다 대용량으로 한번에 구입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 

셋째, 재활용을 했다. 다육식물을 키울 화분이 필요하다면 구입하기보단 급식에 나온 주스 병이나 학생들이 먹고 버린 아이스크림 통 등을 활용하는 식이다. 환경보호도 되니 일석이조다. 

마지막으로 작품은 비교적 작게 만들도록 지도했다. 크게 만들면 그만큼 재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Q. 수업의 효과는?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 과정에서 여러 직업을 탐색해 보고, 직업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생긴 것이 가장 큰 성과다. 한 학생은 이전에는 잘 알지도 못했던 원예치료(꽃을 이용해 정서적·육체적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의 회복을 돕는 것)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유학기 주제선택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직업체험과 진로탐색을 목표로 하는데, 그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룰 수 있었던 셈이다. 교사로서 보람도 이 때 가장 컸다.

수업에 필요한 것들을 학생들이 스스로 조사하고 만들며 자신감과 자립심 역시 두루 높아졌다. 중학생들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세대이다 보니 직접 경험보다는 간접 경험이 훨씬 많다. 하지만 과학공방반 수업에서는 몸소 만들어보는 직접 경험이 많았고, 이에 따라 도구 활용 능력, 창의력도 기를 수 있었다. 

[수업지도 교사의 도움말] “이론수업-체험활동 병행해 균형 맞춰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하려면? 

학생들이 흥미로워하는 주제와 활동으로 수업을 구성하는 게 참여를 유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과학공방반 수업은 주제가 다양하고 실생활과 관련돼있다 보니, 일부러 참여 유도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수업이 없는 날 복도에서 만나면 “선생님, 다음 시간엔 뭐 만들어요?”라고 질문하는 학생도 많았고, 교무실에 찾아와 과학공방반 수업을 또 듣고 싶다는 학생도 있었다. 

단, 이 수업에서는 학생들 스스로 휴대전화를 사용해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데, 그래서 수업 중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거나 딴 짓을 하는 학생들이 더러 있었다. 휴대전화로 인해 수업이 산만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자료조사를 할 때만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하고, 만들기 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휴대전화를 교실 앞 바구니에 모아두면 된다.

만들기에만 치중하지 않게 하려면? 

블록타임으로 수업이 묶여있었기에 1차시는 관련 개념을 조사하고 기록하는 학습지 활동, 2차시는 체험활동으로 계획했다. 체험활동으로 흥미를 높이되, 학습지 활동을 통해 학습효과도 거둘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학습지 활동을 지루해하는 학생도 있다. 이런 학생들의 참여를 북돋기 위해 먼저 학습지를 완성한 모둠부터 만들기 재료를 주었다. 학생들은 만들기 활동을 빨리 시작하고 싶어해, 참여율이 훨씬 높아졌다. 

학습지 활동에 필요한 정보는 학생들 스스로 조사한다. 이 과정에서 적절한 정보를 추려내는 법, 요약하는 법도 배울 수 있다. 또 조사한 내용을 학생들끼리 서로 공유하는 경우도 많아, 과학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모둠별로 고루 분포되게 한다면 협력 과정에서 더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제언 

프리저브드 플라워, 또는 재생 종이처럼 건조 시간이 필요한 결과물을 토대로 2차 만들기를 할 경우, 수업 순서 구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예를 들어 17~18차시에 재생 종이를 만들었다면 건조되길 기다리는 동안 다른 주제의 수업을 먼저하고, 재생 종이가 다 마르면 2차 활동을 하는 식이다. 

또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도 있다. 수급 사정에 따라 적절하게 수업순서를 변경하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완성된 작품들을 사진으로 찍어주고, 또 전시회도 열어주면 학생들이 더욱 즐거워한다. 해당 결과물이 우리끼리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책임감이 생겨 수업에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되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다. 


▶이계자 인천 남인천여중 과학 교사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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