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인성, 대학이 ‘직접’ 가장 중요하다는데… 자소서 3번에만 쓰긴 아쉽다

인성역량, 다양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법



대학들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여러 평가요소 중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까. 최근 입시업체 진학사의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별 비중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학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평가요소는 ‘인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조금 다른 결과.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등의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 가운데 수험생들은 ‘모든 활동은 진로와 연관돼야 한다’는 강박마저 가질 정도로 전공적합성을 중시한다. 또한 학생들의 진학지도를 책임지는 교사들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 가능한 교외활동이 점점 줄어들면서 교내활동만으로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학업역량을 특히 강조한다. 그러나 정작 대학들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었던 것.  

이 사실은 수험생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이제 본격 ‘시즌’인 자기소개서에서 만큼은 인성역량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 그런데 대학교육협의회 공통문항에는 이미 인성역량을 보여줄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3번 문항이 있다. 이 문항에 제대로 답변하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하지 않을까? 입시전문가들은 “다른 문항에도 인성요소를 녹여내 답변할수록 지원자에 대한 대학의 호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자기소개서에서 인성역량을 보다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해 3월 6개 대학이 발표했던 ‘대입전형 표준화방안’의 인성영역 체크리스트와 실제 합격생들의 자기소개서를 대조해보며 대학이 인성 역량을 평가하는 법, 나아가 수험생이 인성 역량을 어필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인성이란 무엇인가? 

인성을 제대로 보여주려면 먼저 인성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학생들은 인성을 ‘바른 성품’ ‘착한 성품’ 정도로 막연하게 이해하고 접근하는 상황. 친구를 도와줬다, 또는 봉사활동을 몇 시간 했다 등의 ‘흐릿한’ 내용으로 자소서를 쓰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다행히 대학에서도 이런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대입전형 표준화방안 연구를 통해 인성의 정의와 세부 평가항복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즉, 이 정의와 평가항목을 제대로 인지하면 인성요소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는 것.  
 
해당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입에서 인성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필요한 바람직한 사고와 행동’을 의미한다. 자소서 3번 문항에서 ‘배려’ ‘나눔’ ‘협력’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의 경험을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 ‘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정의 때문.  

이러한 인성의 정의만 고려한다면야, 자소서 3번 문항으로도 그 역량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그러나 세부 평가항목까지 따져보면 인성이 의미하는 바가 이렇게 좁지만은 않다는 사실. 앞의 연구에서 분석한 인성역량의 평가 세부항목은 △협업능력 △나눔과 배려 △리더십 △도덕성 △성실성 △소통능력 등 훨씬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협업·나눔과 배려 경험뿐만 아니라 리더십, 성실성 등의 요소도 모두 인성에 해당되는 것. 

이중 대학들의 평가 빈도수는 △나눔과 배려(19회) △성실성(16회) △협업능력(14회) △소통능력(8회) △리더십(8회) △도덕성(1회) 순으로 높았다. 3번 문항에서 요구하는 나눔과 배려, 협업능력, 소통을 제외하면 성실성·리더십·도덕성이 남는다. 여기서 평가 빈도수가 낮은 도덕성을 제외하면 최종적으로 성실성과 리더십이 중요한 항목으로 떠오른다. 즉, 수험생들은 3번 문항에서 배려와 나눔 경험을 설명하는 것 이외에, 1~2번 문항에서 이 성실성과 리더십을 잘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 ‘성실성’ 학업경험과 연계시키면 효과↑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양한 인성요소를 자기소개서에 녹여낼 수 있을까. 합격 사례를 기반으로 알아보자. 

먼저 ‘성실성’은 학업역량을 묻는 1번 문항에서 보여주기가 용이하다. 이는 ‘단순히 특정 교과에서 배운 내용을 나열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자소서 1번 문항의 태생적 성격 때문. 즉 △어떤 계기로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를 계기로 어떤 탐구활동을 했으며 △나아가 그것을 통해 무엇을 알게 됐는지(또는 성취했는지) 꼬리에 꼬리를 물어가며 서술해야 한다. 당연히 관심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자세, 어려움을 만나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탐구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하는 것. 이 과정에서 ‘성실함’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서울대가 공개한 역사학과 합격생 A의 자기소개서 역시 1번 문항에서 비슷한 방법을 통해 성실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A 학생은 먼저 매년 암기식으로 이뤄지는 한국사 공부에 지루함을 느꼈다. 그러나 고교에 입학해 처음 동아시아사를 접한 후, 역사공부가 한국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계기). 그러던 중 교과서에서 ‘고구려의 혜자가 일본의 쇼토쿠 태자의 스승이 됐다’는 내용을 읽고, 처음으로 고구려인이 아닌 일본인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태자가 살던 당대 일본사회도 궁금해졌고, 이를 알아보기 위해 책 ‘처음 읽는 일본사’를 읽었다. 이게 다가 아니다. 문화적으로는 매우 번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는 혼탁했던 당시 일본 시대상황에서 신라의 모습을 발견했고, 두 국가 사이의 공통점까지 추출해냈다(결론).  

정리하면 ①쇼토쿠 태자라는 인물에 대해 조사하고 ②태자가 살았던 당대 일본사회를 공부하고 ③신라와 비교 분석하는 등의 점점 심화되는 탐구활동을 통해 끈기와 성실함을 보여줬던 것. 장프로 참된교육컨설팅 대표는 “학업역량은 물론 성실성까지 어필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 리더십과 소통역량 ‘2번 문항’에도 녹여내라 

반면 서울대 수학교육과에 합격한 B 학생은 인성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2번 문항에 소통과 리더십 역량을 녹여내 합격을 거머쥐었다.  

이미 3번 문항에서 멘토링 활동을 하며 수학을 어려워하는 후배를 도왔던 나눔 경험을 적었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2번 문항에서도 리더십과 나눔 역량을 드러내보였던 것. 뮤지컬을 창작할 때 직접 작곡을 하고 곡 결정을 이끌었던 활동, 또 오비탈이라는 피동함수에 대해 연구하고 발표함으로써 친구들의 이해를 높였던 활동을 통해서다. 전자는 리더십이, 후자는 나눔·배려가 특히 돋보인다.  

박노성 드림폴리오 소장은 “3번 문항에서만 인성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는 한계를 스스로 만들 필요는 없다”면서 “지원학교가 강조하는 역량이라면 다양한 문항에서 드러내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대학별 차이도 유념해야 

그러나 무턱대고 성실성, 또는 리더십을 어필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인성요소에는 매우 다양한 세부항목이 존재하는 만큼, 대학마다 비중을 두는 항목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 일례로 같은 인성영역에서도 동국대는 성실성과 역할의 주도성(리더십)을, 중앙대는 협업 능력을 크게 강조한다. 자신의 희망대학이 강조하는 항목들을 선별하여 더 중점적으로 보여줘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전체 대학들이 인성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세부 평가항목은 각 대학마다 다를 수 있다”면서 “지원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 등을 참고하여 더욱 중요한 역량을 선별하고 어필하라”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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