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대입 상담실] 과학이 약점인 자연계열 수험생, 교차지원이 답 될까?

조창훈 대치퍼스트클래스 대표가 말하는 상담 사례

《교육부와 각 대학이 발표하는 입시 정책이 매년 급변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대입정보가 쏟아지지만, 자신의 상황에 꼭 들어맞는 정보가 아니라면 결국 그 대입정보는 ‘참고용’에 불과합니다. 그 어느 해보다 내 아이에게 맞는 대입 준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에듀동아’가 보다 구체적인 케이스를 두고 상황에 맞는 입시 조언을 소개하는 ‘대입 상담실’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전국을 돌며 다양한 상황, 조건에 놓인 학생, 학부모들과 상담을 하는 입시 컨설턴트가 여러 상담 케이스 가운데 가급적 많은 학생, 학부모들이 공감할 만한 상담 사례를 추려 소개합니다. 상담 내용을 참고해 만약 우리 아이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러한 전략도 있을 수 있겠구나’란 실마리를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이번 상담 사례는 조창훈 대치퍼스트클래스 대표가 소개합니다.》 



Q) 국‧영‧수 내신은 괜찮은데 과학 내신이 유독 나쁜 자연계 학생입니다. 이 경우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논술전형도 사실상 수리논술만 보는 대학 위주로 준비해야 하다보니 선택의 폭이 너무 적어 고민입니다.  

A) 꼭 자연계열 학과 진학을 고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차선책으로 인문계열의 경영학과나 통계학과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이들 학과에 자연계열 학생들이 합격한 사례가 많고, 실제 대학에서도 자연계열 학생을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 

○ 시각을 바꾸면 선택의 폭이 넓다… 자연계열 교차지원? 

우선 경영학과, 통계학과를 중심으로 몇몇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보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둔 모든 대학들이 자연계열 수험생에게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고려대는 아예 자연계열 수험생들을 위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별도로 두고 있고, 연세대와 서강대는 수능 가형 및 과학탐구 응시자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수능 최저학력기준 기준 과목에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수학 가형 및 과학탐구에 응시한 자연계열 수험생도 경영학과, 통계학과에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는 것이죠. 

반대로 수학 나형 및 사회탐구에 응시한 인문계열 수험생이 공과대학 및 이과대학으로 진학하긴 쉽지 않습니다. 자연계열 모집단위의 경우 수능 응시영역이나 수능 최저학력기준부터가 수학 ‘가형’ 및 ‘과학탐구’로 특정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학생부종합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한 대학의 의도를 보면, 마치 4차 산업혁명은 ‘자연계열 학생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어야 된다’는 방향성에 더 가까운 듯 합니다. 

이러한 기조는 서울대 경영대학 복수전공 선발 방식에도 녹아 있습니다. 서울대 경영대에 따르면, 올해 2월 경영학 복수전공생 선발에서 인문계열 학생들의 합격 커트라인은 3.9점대로, 평균 A 학점을 받아야 할 정도로 성적 진입장벽이 높았습니다. 이처럼 인문계열 학생들의 복수전공 합격 커트라인이 높았던 이유는 서울대가 올해 2월부터 경영학과 복수전공을 받을 때 정원의 40%를 자연계열 학생에게 우선 할당하는 것으로 선발 방법을 변경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복수전공 선발 방식을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계열 학생이 경영학과로 복수 전공을 신청하는 경우가 적어 자연계열 내에선 사실상 ‘경쟁’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학점 커트라인이 3.9점이었던 문과 학생에 비해, 이과 학생이라면 학점에 상관없이 사실상 ‘프리패스(무임승차)’로 경영학 복수전공에 성공했단 얘기입니다. 

이처럼 자연계열 학생의 인문계열 지원 장려정책은 곳곳에서 보입니다. 한양대학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영학과에서 자연계열 학생들만 별도 모집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12명, 논술전형으로 9명을 뽑는데 지난해 경영학과(자연) 학생부종합전형 경쟁률은 한양대치고는 다소 저조한 11대 1을 기록했습니다. 또, 서강대학교는 올해 정시에서 자연계열 학생이 인문계열 학과에 지원할 경우 수학 가형 응시자에 한해 가산점 10%를 줍니다. 



자, 그럼 이런 어드밴티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케이스를 통해 살펴봅시다. 올해 6월 모의고사를 기준으로 어떤 학생이 위와 같은 성적을 맞았다고 가정해봅시다.  


(배치표는 대성마이맥​ 기준)​

6월 모의고사 배치표 기준으로 이 학생은 자연계열이라면 건국대학교의 최상위권 학과 정도에 지원 가능할 겁니다. 서울시립대의 기계정보공학과나 도시공학과, 생명과학과 정도에도 지원할 수 있겠네요. 


(배치표는 대성마이맥​ 기준)

그런데 여기서 수학 가형에 대해 가산점 10%를 받으면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학부에 지원할 만한 성적이 됩니다. 즉, 올해의 수능 구조는 자연계열로는 서울시립대 혹은 건국대 최상위권 학과에 지원 가능한 학생이 서강대 인문계열 진학 여부를 고민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특히 서강대는 최근 학생들의 인기가 높아진 다중전공제도를 시행하는 학교입니다. 복수전공보다 더 적극적으로 2개의 전공을 같이 공부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대학 진학 후 본인이 관심 있는 공학계열 공부를 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인공지능기계의 소통 기술을 공부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서강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과 기계공학을 같이 공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지요. 

○ 계획에 없던 교차지원? 이럴 때 최우선 학과는 ‘통계학과’ 

그러나 딱히 인문계열 특정 학과에 대한 선호가 있지 않은 학생이라면 교차지원 시 통계학과를 최우선 대상으로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계학은 성격상 인문, 자연계열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아래 표와 같이 통계학과는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중앙대는 인문계열 모집단위로 분류돼 있고, △서울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등은 자연계열 모집단위로 분류됩니다. 어느 단과대학에 속하든 커리큘럼의 차이는 크지 않은데, 이과 통계학이 증명이 강조된다면 문과 통계학이 상황의 적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차이 정도입니다.

<표> 대학별 모집단위 상 통계학과 계열 분류 및 전형별 모집인원

자료 : 종로학원하늘교육

그렇기에 자연계열 학생이 다른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할 때보다 인문계열로 분류된 통계학과에 지원할 때도 거부감은 적은 편입니다. 선발하는 대학의 입장에서도 다른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비해 ‘왜 이 학생이 자연계열 대신 인문계열로 교차지원 했을까’란 궁금증이 덜 유발되는 학과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 수학 내신 특히 확률과 통계 과목 내신의 우수성은 담보가 되어야 합니다.  

만약 보다 넓은 시각으로 다가올 융합시대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싶다면, 교차지원 학과로 경영학과도 추천합니다. 특히 과학보다는 국‧영‧수 과목에서 강점을 보이는 경우 수리적 분석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영학과를 적극 검토해보기 바랍니다. 입학 시점에서 학과 대신 계열별로 광역 선발을 하는 성균관대의 경우 자연계열 학생들이 경영학과에 지원한다면, 공과대학에 지원하는 것보다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정통 경영학과가 부담스럽다면 차선책도 있습니다. 많은 대학에 산업경영공학이라는 이름의 학과가 개설되어 있습니다. 산업공학 혹은 산업경영공학은 그동안 수학과 영어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이 주로 선발되었습니다. 또 국어 성적이 과학 성적보다 더 좋은 학생에게 유리했습니다. 경영학과와 산업경영공학의 차이는 아래와 같이 요약될 수 있습니다.  

<표> 경영학과와 산업경영공학 비교


고려대의 경우 일반전형 기준 경영학과에서 105명을 선발하는데 산업경영공학과는 17명을 선발합니다. 모집인원을 고려할 때 합격 확률이 어디가 더 높을지는 쉽게 예측이 가능하겠죠? 지난해 일반전형의 합격자 내신 평균은 우연히도 두 학과가 같이 2.57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경쟁률은 경영학과가 6.82대 1, 산업경영공학과가 9대 1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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