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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개선안 따라 소논문 금지? “뛰는 교육부 위에 나는 고교”

정책숙려제 1호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의 실효성



교육부가 정책숙려제 1호로 추진한 ‘학생부 신뢰도 제고방안’에 대한 시민정책참여단의 권고안을 최근 발표했다. 이 권고안에 따르면, 모든 교과 소논문은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으며, 봉사활동 특기사항은 기존의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영역에서 삭제되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관련 내용을 일부 반영해 기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오히려 기재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이 유력했던 ‘수상경력’ 항목과 자율동아리 활동 내용은 지금과 같이 기재하는 방향으로 권고안이 도출됐다. 당초 교육부가 내놓은 시안 상으로는 학생부의 많은 항목이 삭제‧축소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숙의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변화들이 다소 중화된 모양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무늬만 개선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개선안 자체가 학생부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추진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전 학생부와 큰 변화가 없다 보니, 개선의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교육 현장의 전문가들은 추후 나올 가이드라인의 구체성, 실효성 등을 확인해봐야겠지만, 권고안대로라면 고교 및 교사에 따른 학생부 격차가 나타날 여지는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학생부 기재 방식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이를 유리하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학생부의 질적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 소논문, 학생부에 못 적으니까 안 해도 된다? “안하면 손해”
 
우선 문제가 된 특정 항목, 특정 활동 중심으로 기재를 제한‧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는 현장에서의 다양한 변주 가능성을 막기 어렵단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소논문 기재 금지’가 그렇다. 이번 권고안에 따르면, 소논문(R&E)과 관련된 내용은 학생 개인이 개별적으로 한 탐구활동의 결과물은 물론 정규 교과 수업 중 교사의 지도 아래 학습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활동일 경우에도 학생부의 ‘교과학습 발달상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하 세특)’ 란에 기재할 수 없다. 그렇다면 권고안대로 학생 중심의 과제연구 활동은 이제 더 이상 고교에서 무의미한 것일까.  

서울 대치동의 한 유명 입시컨설턴트는 “학생부 개선안 발표 이후 소논문, 과제연구 활동에 대해 들어온 문의에 대해서 ‘하던 대로 하라’는 답변을 해 줬다”면서 “‘소논문을 작성했다’는 기록을 남길 수 없어 그렇지 학생 주도적으로 특정한 과제를 선정해 탐구해 가는 연구 활동 자체를 학생부에 기록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컨설턴트는 그 근거로 2015 개정교육과정 상에 규정된 ‘창의적 체험활동’의 범주를 들었다. 

교육부가 지난해 내놓은 ‘2015 개정교육과정 창의적 체험활동 해설(고등학교)’에 따르면, 고교는 창의적 체험활동 중 자율활동의 일환으로 △주제 탐구형 소집단 공동 연구 △자유 연구 △프로젝트 학습(역사탐방 프로젝트, 박물관 견학활동) 등 다양한 탐구활동으로 진로·진학과 관련된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꼭 교과 영역에서의 개별적인 소논문 활동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면, 고교 차원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주제 탐구형 소집단 공동 연구, 자유 연구를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결국 고교가 어떻게 ‘판’을 깔아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 변화 속에서도 대입에 통하는 ‘틈새 전략’ 찾아내는 고교 

이처럼 고교(교사)의 활용 역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항목은 또 있다. 권고안에 따르면, 자율동아리 활동 내용은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항에 한해서만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다. 수상경력 역시 무분별한 대회 난립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추후 마련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보완대책이나 가이드라인이 얼마나 구체적인 수준까지 다룰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가이드라인의 수준에 따라 고교 현장에서의 해석과 활용 여지는 여전히 남기 때문이다.  

임병욱 인창고 교장은 “자율동아리의 경우만 해도 어떤 조건을 갖춘 동아리를 자율동아리로서 인정해 줄 것인지, 동아리의 요건, 운영 원칙, 지도교사의 지도 방안 등을 세세한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해당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양태부터가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좋은 진학 성과를 내고 있는 외고, 자사고 등 일부 고교는 일찌감치 학생부 개선안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학생부 기재 방안이 일부 변화함에 따라 상쇄될 수 있는 학생부 경쟁력 약화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인데, 만약 가이드라인이나 보완책이 다소 성길 경우 고교로서는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이러한 조건이 그간 고교의 교육역량 및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노하우를 꾸준히 쌓아 온 고교에게 더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단순히 학생부 기재 방식을 일부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고교 간 격차를 줄일 수 없는 셈이다. 바뀐 규정을 더 유리하게 활용하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으로 나눠질 수밖에 없기 때문.  

임 교장은 “학생 1명이 자율동아리를 10개씩 하는 학교들은 어떻게든 그런 고교의 특색을 학생의 역량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겠냐”면서 “고교 간 격차가 발생한다고 해서 무차별적으로 학생부 항목을 삭제하고 축소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고교의 교육역량을 높이면서도 고교 간 격차를 최소화하려면, 각 항목별로 가능한 사항과 가능하지 않은 사항을 구체적으로 특정한 가이드라인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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