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2022 대입개편 향방은?] EBS 연계율 축소·적성고사 폐지되면 ‘누구의’ 부담이 가장 커질까?

‘공론화 미포함 과제’ 검토안이 2022 대입에 반영될 경우 어떤 변화가? ②



《현 중3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이번 대입 개편안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첫 번째 축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 소속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가 선정한 ‘550명의 시민참여단’입니다. 시민참여단은 학생부종합전형과 정시(수능 위주 전형)의 적정 비율, 절대·상대평가와 같은 수능의 평가 방법 등을 결정합니다. 지난 14일(토)~15일(일) 1차 권역별 숙의 토론회를 마쳤으며, 이제 온·오프라인 숙의자료 학습 및 마지막 2박 3일 일정의 숙의 토론회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또 다른 축은 ‘교육부’입니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 미포함 과제’로 분류한 △수능 과목 구조 개편 △학종 공정성 제고 방안 △지필고사(적성) 축소·폐지 △면접·구술고사 개선 △EBS 연계율 개선 등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놓습니다. 이들 사항에 대해 국가교육회의는 지난 5월 말, ‘기술적․전문적 성격이 높은 사항’이라며 교육부 결정을 요구했기 때문이지요. 교육부는 바람직한 대입제도안을 만들기 위해 국민의 의견을 듣고자 지난해 연말부터 제1~4차 대입정책포럼을 개최해왔습니다. 또 지난 6월 말 제5차 대입정책포럼을 열어 수능 과목 구조에 대해 의논했습니다. 지난 13일에는 제6차 대입정책포럼을 열고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미포함 과제’에 대한 검토안을 내놓았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자기소개서 개선과 EBS 교재 연계율 등 수험생들이 변화를 직접적으로 체감하기 쉬운 사안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뤄 특히 이목을 끌었습니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최종안은 위의 내용을 종합해 오는 8월 중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개편안 확정 과정에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만큼, 이번에 새로이 발표된 ‘공론화 미포함 과제’ 검토안을 면밀히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검토안이 현실화될 경우 2022학년도 대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개편안 확정 과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지요. 

이에 에듀동아는 [2022 대입개편 향방은?]] 기획을 통해 각 의제가 현실화될 경우 2022학년도 대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봅니다. 핵심 쟁점 사항인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제고 방안과 정시 전형과 연관성이 높은 EBS 연계율과 관련된 의제를 중심으로, 총 2편이 게재됩니다.》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수능-EBS 교재 연계율(이하 EBS 연계율)’이 현행 70%에서 50%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시전형에서 지필고사가 금지됨에 따라 이른바 ‘적성고사’가 폐지될 전망이다.  
 
지난 13일 열린 제6차 대입정책 포럼에서 강기수 동아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교육회의 미포함 대입과제 검토안’을 발표했다. 강 교수가 내놓은 검토안은 교육부가 지난달 초 발주한 정책연구 결과로서, 사실상 교육부가 제시한 시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검토안은 대학·교육청 및 오프라인 의견 등을 수렴한 뒤 그 내용을 수정·폐기하거나 제시된 내용 그대로 ‘2022 대입개편방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먼저, 이번 사안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교육부가 EBS 연계율 축소안을 내놓은 배경을 짚어보고, 입시전문가들을 통해 EBS 연계율 축소와 적성고사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2022학년도 대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자. 

○ EBS 연계율 축소 배경은?… EBS 암기왕 양산·고교 수업 파행 문제 완화

교육부가 EBS 연계율 축소를 검토하고 나선 것은 긍정적 효과만큼이나 부정적 효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수능-EBS 교재 연계방안은 사교육비 경감정책의 일환으로 2005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됐다. 수능 문항에 EBS 교재 지문이 활용되면 학생들이 고가의 사교육을 이용하지 않아도, EBS 교재와 인터넷 강의만으로 수능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 보았기 때문. 실제로 이 정책은 교육 여건이 좋지 않은 농산어촌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완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EBS 연계율이 높아짐에 따라 고교 수업이 파행적으로 진행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2011학년도 수능부터 EBS 연계율이 70%로 확대됨에 따라 고3 교실에선 교과서 대신 EBS 교재를 활용한 문제풀이 중심의 수업이 이뤄졌고, 고3 학생들은 EBS 교재를 달달 암기하기 시작한 것. 

이에 교육부는 EBS 교재 연계율을 70%에서 50%로 낮추고, ‘EBS 간접연계’를 영어 영역에서 전 과목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검토안을 제안했다. EBS 간접연계란 EBS 교재에 활용된 지문의 주제·소재·요지와 비슷한 지문을 다른 책에서 발췌해 수능에 활용하는 것으로, 학생들이 EBS 교재를 기계적으로 암기하는 부작용을 해소하고자 2016학년도 수능부터 영어영역에 한해 도입됐다. 

현직 고교 교사들은 EBS 연계율이 감소하면 고교 수업 정상화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대입개편안이 정시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경우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석훈 서울 미림여고 교장은 “현실적으로 고교 수업은 대입제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 시민참여단이 논의 중인 대입개편안은 한 개 시안을 제외하면 대체로 지금보다 정시 비중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경우 EBS 연계율을 낮추더라도 수능의 영향력은 커지기 때문에, 교사가 토론·발표 기반의 학생참여중심 수업을 진행하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EBS 연계율 축소로 중위권 수험생 부담 커질 것” 

상당수 입시전문가는 EBS 연계율을 감소하는 방향의 검토안이 현실화될 경우 2022학년도 대입에서 수험생들의 수능 준비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중위권 수험생’의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BS 연계율이 여전히 50%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EBS 교재를 공부하지 않을 수는 없으며, 나머지 50%의 비연계 문항을 맞히기 위해 학생들이 별도의 문제집을 추가로 학습해야 해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학업역량을 갖춘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EBS 연계율이 낮아지면 굳이 EBS 문제집을 풀 필요 없이 고난도 문항을 다룬 문제집만으로도 충분히 수능 대비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반면 “중위권 수험생들은 수능 문제의 체감난도를 낮추기 위해 EBS 문제집도 풀고, 별도의 문제집도 추가로 학습해야 해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여느 영역에 비해 특히 ‘영어’ 영역의 학습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국어와 수학도 영어와 마찬가지로 EBS 교재 지문과 연계해 수능 문항이 출제되지만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 연계율은 그리 높지 않다. 비연계 문항에서 킬러문항이 자주 출제되는 탓에 현재도 학생들은 고난도 문항을 하나라도 더 맞히기 위해 사설 문제집 풀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영어의 경우 지난해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되며 수험생들의 학습부담이 크게 완화됐다. 하지만 EBS 연계율이 떨어지면 학습량을 다시 늘려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만일 2022학년도 수능이 지금과 같은 체제(국·수·탐 상대평가, 영어 절대평가)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EBS 연계율이 낮아질 경우 ‘영어’ 영역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영어를 잘 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지문의 난도가 상승해도 독해에 크게 무리가 없다. 하지만 중위권 수험생들은 생소한 지문을 만났을 때 독해에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 절대평가 전환으로 영어 학습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EBS 연계율 마저 떨어질 경우 중위권 학생들이 문제풀이에 느끼는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위태위태한 적성고사… 중위권 수험생 ‘한줄기 희망’ 사라지나

한편, 이번에 교육부가 내놓은 검토안에는 내신 중위권 수험생들이 ‘마지막 동아줄’로 여기는 적성고사를 폐지하는 방안이 담겨 있어 논란이 크다. 2019학년도 대입에서는 △가천대 △고려대(세종) △서경대 등을 비롯한 총 12개 대학이 적성고사를 실시하며, 이를 통해 4600명가량의 적지 않은 수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2022학년도 대입에서 적성고사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적성고사는 내신 3~6등급대 수험생들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지만, 수시 전형에서 정시와 유사한 형식의 지필고사를 치르는 것이 교육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 다만, 적성고사가 실제로 폐지수순을 밟을 경우 해당 인원이 어느 전형으로 이월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인식의 차이를 보였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적성고사를 실시하고 있는 대학 상당수가 이미 학생부종합전형과 교과전형으로 적정수준의 인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해당 전형의 인원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논술과 정시로 인원이 이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논술고사보다는 교과전형에 해당 인원이 이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은 “논술전형을 운영하려면 대학이 어느 정도의 노하우를 갖춰야하기 때문에 전형을 신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만일 2022학년도 대입에서 적성고사가 폐지될 경우 해당 대학들은 교과전형 또는 정시의 선발인원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전망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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