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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남자 중학생들은 ‘교복 치마’를 입기로 결심했다.

보수적인 교복 규정을 거부한 영국 중학생들의 이야기


우리나라는 보통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 교복을 입어요. 남학생은 바지, 여학생은 치마로 된 교복을 입는다는 공식이 있죠. 하지만 이렇게 성별에 따라 교복의 형태가 정해져 있다 보니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여학생은 활동하기 불편한 치마 때문에 마음껏 뛰 놀지 못하고, 겨울에는 스타킹을 신어도 살을 에는 추위에 담요를 두르고 다녀야 하죠. 남학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바지라고 해도 활동하기 편안한 재질도 아닐뿐더러 여름에는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긴 바지를 입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교복에 대한 이런 불만을 가진 영국의 한 중학교 남학생들이 실제 ‘교복 치마’를 입고 등교를 했다고 합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너무 더워서 반바지가 입고 싶어요”

“규정에 맞지 않아. 차라리 치마를 입어라”


지난 2017년 6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지에 따르면 영국 남서부 엑세터 시의 한 중학교 남학생 30여 명이 교복 치마를 입고 등교했습니다.


당시 영국의 날씨는 41년 만에 찾아온 더위로 인해 연일 무더운 날이 지속됐는데요. 더위에 지친 남학생들은 선생님께 “날씨가 너무 더워서 하루 종일 긴 바지를 입고 앉아있을 수 없어요. 반바지를 입고 싶어요”라고 요청했어요. 하지만 선생님은 “복장 규정에 맞지 않아서 안 돼”라며 이를 거절했죠. 그러면서 무심코 “원한다면 차라리 치마를 입어라”라는 말을 던지게 됩니다. 




보수적인 규정에 ‘치마 입기’ 시위로 맞선 남학생들


남학생들은 반바지 착용을 거절당하자 학교에 대한 시위로 ‘교복 치마’를 입고 학교에 가기로 합니다. 회색 긴 바지 대신 여자 형제나 친구에게 치마를 빌려서 입었습니다. 그리고 다리에 닿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당당히 등교했어요. 치마를 입은 남학생들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치마를 입은 남학생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치마가 낯선 남학생들에게도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는데요. 길이를 가늠하지 못해 너무 짧은 치마를 입었다든지, 다리에 털이 너무 많아서 면도기를 들고 다니며 털을 밀어야 했던 학생도 있었죠.


올해부터 교복 반바지 입게 됐다


이 시위가 국내외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자 결국 에이미 미첼 교장은 복장 규정을 재검토 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미첼 교장은 “학생,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지도 않고 규정을 바꿀 수는 없다. 다만, 지난 며칠이 전례 없을 정도로 더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폭염 일수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복장 규정 변경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올해부터 반바지도 교복에 포함시키기로 했답니다. 


정보 플러스+ 이런 교복도 있다! 남녀 차이 두지 않는 ‘성 중립 교복’


일본의 한 중학교는 성별과 관계없이 ‘리본과 넥타이’, ‘바지와 치마’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교복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같이 남녀 차이가 없는 교복을 ‘성 중립 교복(Gender Neutral)’이라고 하는데요. 이 교복은 교복 때문에 발생하는 성에 관한 고정관념을 해소하고 다양한 성 정체성을 존중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성 중립 교복은 이미 영국에서도 약 120개 이상의 학교가 채택하고 있고, 뉴질랜드의 한 중학교에서도 반바지, 긴 바지, 여자용 치마바지, 남자용 짧은 치마, 치마 등 5개 교복 하의 중 학생이 선택할 수 있게 한 사례가 있죠.


성 중립 교복은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교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여학생들은 치마를, 남학생들은 바지를 입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 중립 교복에 대한 네티즌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지금 입는 교복은 여성성과 남성성을 강제하는 느낌이었는데, 성 중립 교복은 멋진 아이디어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데 여자 교복이 굳이 치마가 아니어도, 남자 교복이 굳이 바지가 아니어도 될 것 같다’ 등 교복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무관심했는데 이번 기회로 잘 알게 됐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사진 출처: theguard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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