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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대입정책포럼 총정리] 교사추천서 폐지, 행특 블라인드→경직된 사제관계로 이어진다면…

김덕현 김사부학당대표가 말하는 6차 대입정책포럼에서 반드시 살펴봐야 할 요점 ① 교사추천서 폐지(안)



○ 대입정책 개선 논의 진행 상황 정리 

현재 대입정책 개선에 대한 논의는 3가지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국가교육회의’입니다. 국가교육회의에서는 학생부위주전형/수능위주전형 간 비율,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 수능평가방법(절대평가/상대평가)에 대한 주제로 현재 8월 초까지 권고안 도출을 목표로 공론화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국민 참여 정책 숙려제’입니다. 국민 참여 정책 숙려제 1호 안건으로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제고방안’에 대하여 논의를 진행하였고 숙의 결과는 7월 12일에 발표된 바 있습니다. 세 번째는 ‘공론화 미포함 대입과제 검토’입니다. 국가교육회의는 지난 5월 31일 자기소개서 및 교사추천서 등 전형서류 개선, 대입평가기준 및 선발결과 공개, 수능 과목 구조, 대학별고사 개선 및 폐지, 수능 EBS 연계율 등에 대한 부분은 기술적·전문적 성격이 높은 사항 이라 판단, 대입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교육부가 논의하여 결정할 것을 교육부에 통지한 바 있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간담회, 전문가 위주 서면조사, 대입정책포럼 등을 통해서 의견수렴을 한 후 8월 중으로 최종적인 대입개편안을 발표하기로 되어있습니다. 이에 7월 13일 실시된 제6차 대입정책포럼에서 나온 내용을 항목별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교사추천서폐지 

교사추천서는 학생부종합전형 운영 학교 (150개교 8만5209명) 중 21.4% (28개교 1만8190명)가 요구하고 있는 평가서류입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은 긍정과 부정이 극명하게 갈립니다.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교사의 판단이라 정확하면서도 객관적이라는 의견과 교사에게 잘 보인 학생에게 유리하여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추천서가 필요한 학생들은 어느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야 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부탁을 받지 않은 선생님이 기분 상하시면 어쩌나 등의 고민을 하고 눈치를 살피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교사추천서를 원하는 대학의 의견을 들어보면, 해마다 소수의 사례이지만 교사추천서에서 불합격 의견을 보게 되는데 그런 부분은 학생부와 자소서 그리고 면접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된다고 합니다. 즉 추천이 아니라 비추천 의견을 밝힌 것입니다. 교사추천서는 학생부와는 달리 블라인드 처리되어 학생과 학부모가 볼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핵심적인 특징입니다. 교사는 학생 및 학부모와 인간적인 정으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학생부는 학생과 학부모가 볼 수 있기에 설령 사실에 기초하여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더라도 교사가 솔직하게 기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대학에서는 추천서를 받아보기를 원하는 것이죠. 반면 진학담당교사들은 좋은 점만 기술하고 실효성이 없고 업무가 가중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대학이 다른 방식으로 학생을 검증하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교육부는 이번 포럼을 통해서 교사추천서의 폐지를 제안했습니다. 주된 폐지 이유로는 교사 간 추천서 기재 수준 차이로 인한 학생의 대입 당락 영향력을 축소하여 공정성 문제를 축소하자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 

○ 교사추천서 폐지 대안 – 행특 비공개  

대안으로는 추천서는 폐지하되 학교생활기록부의 10번 항목인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하  행특)을 비공개로 하자는 의견이 있습니다. 행특을 비공개하면 교사의 객관적이고 솔직한 의견이 담기게 되고 그렇게 되면 교사의 업무 가중은 해소되면서 추천서 또한 굳이 필요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장점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방식이기는 하나 그렇게 되면 더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 우려됩니다. 

먼저 교사추천서에 해당하는 인원과 행특 비공개에 해당하는 인원의 규모의 차이가 문제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교사추천서를 요구하는 모집 규모는 1만8190명이지만 행특 비공개에 해당하는 인원은 전국 모든 고교생이 됩니다. 대상 인원이 비교할 수 없이 차이가 나는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행특 비공개는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를 경직시키고 상명하복의 관계로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직장에서 나의 인사 평가권을 쥐고 있는 상사와의 관계와 비슷한 모습이 교육현장의 사제지간에서 나타날까 우려됩니다. 

○ 학생들에게 실수할 기회를 허락해야 

위와 같이 행특이 블라인드 처리되고 그것이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바뀐다면, 우리 학생들에게 실수할 기회조차 박탈하는 교육이 될까 두렵습니다. 한 학생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엄격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는 사소한 한 가지라도 그 영향력은 큽니다. 학생은 아직 교육받아 성장하고 있는 단계이며 몇 차례 실수했더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변할 가능성이 큰 존재입니다. 학생 개인의 치명적인 인성적 결함은 현재 학폭위 등에 관련한 사항의 기재로 인해서 충분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그런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점이 아니라면 너무 예단하여 학생의 미래 가능성을 막는 것은 교육적으로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학생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가 꼭 필요하고 그것을 학생부에 기재하여 대학의 평가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면 당당히 공개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훨씬 교육적입니다. 학생이 잘못하고 있는 점과 고쳐야 할 점을 선생님이 학생 몰래 기록하여 대학에 일러바치는 것이 과연 교육적으로 올바른 행위인지 의문입니다. 학생에게 직접 고쳐야 할 점을 인식시키고 자신을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사추천서의 단점으로 인해서 폐지를 결정한다면 그 선에서 그치고 행특 블라인드 처리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덕현 김사부학당 대표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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