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자사고, 영재학교 진학부터 대학 입시까지…. 상급 학교 진학 과정에서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학생 스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깊이 탐구·학습하고, 이러한 배움의 과정과 결과가 기록된 학생부를 활용해 입시에 도전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학생 스스로 학습의 재미를 느끼고, 올바른 공부습관을 형성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총 7회 차로 진행되는 ‘공부재능 기르기’를 통해 그 방법을 살펴봅니다.》 

단순히 IQ가 높다고 공부를 잘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자녀의 공부소질을 기르기 위해 부모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까? 바로 아이가 가진 학습 능력 중 어떤 영역이 높고 어떤 영역이 낮은가에 따라 학습 패턴을 달리하는 것이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학습 능력, 학습 성향에 따라 온라인 강의가 맞는지, 학원이 맞는지 또는 학원을 선택할 때 종합반이 맞는지 일대일 수업이 맞는지가 달라진다. 심지어는 자녀의 학습 성향에 따라 일반고, 특목고, 자사고 진학 등 고교 선택 방법 또한 달라질 수 있다. 

학습 능력을 이야기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네 가지다. 바로 어휘력, 추리력, 수리력, 공간지각력이다. 먼저 어휘력은 읽고, 쓰고, 말하기에 대한 능력으로 학습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며, 추리력은 어떤 사물이나 정보에 대해 사고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수리력은 수학적 논리적인 사고와 문제해결력을 갖춘 기본 능력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공간지각력은 공간능력과 지각능력 관찰력을 말한다. 이중에서 유일하게 선천적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영역이 공간지각력이고 나머지는 후천적으로 개발되는 영역이다.

이러한 인지능력들은 반복과 정리학습을 통해 강화된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이를 위한 반복학습과 정리를 귀찮아해 학습의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이는 우리 교육이 아이들의 인지능력 형성 단계를 소홀히 한다는 점에서 비롯되는 문제다. 아이가 11세가 되기 이전에 인지능력이 생길 수 있도록 학습을 구체화하고 체계화시켜 뇌에 방을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곧 반복과 정리다. 12세 이후에는 창의적 활동이나 문제 해결력이 발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네 가지 학습 능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공간지각력이다. 공간지각능력은 확산적 사고와 외부에 대한 관심, 창의적인 사고를 나타내기 때문에 21세기형 또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창의적 인재에 가장 잘 어울린다. 또한 다른 학습 능력들과 조화를 이루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현실적으로 공간지각력이 높은 아이들이 무조건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공간지각력이 낮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 공간지각력이 높은 아이는 우뇌 성향이다. 초등학교 때나 대학교에서는 창의적이고 확산적 사고를 하는 우뇌형이 공부하기에 더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학습을 구조화, 체계화, 질서화 해야 하는 중·고교에서는 수렴적 사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좌뇌형이 더 유리하다. 이때 수리력과 공간지각력이 함께 높으면 영재고나 과학고 적합한 아이이다.  

반면에 공간지각력이 높은데도 수리력이 떨어지면, 공부를 잘해도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 공간지각력이 낮은 아이들에게 2% 부족한 부분은 시키는 것은 성실하게 잘 하나 응용력과 창의력, 깊이에 약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아이가 과학고에 진학할 경우 학습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유형은 일반고 진학이 더욱 유리하다. 

이렇듯 공간지각력은 야누스적이고 이중적이다. 높으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고, 낮으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간지각력은 지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앞으로의 시대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는 능력이기 때문에 다른 능력과 함께 균형 있게 발달시킨다면 좋은 학습 성과를 이룰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네 가지의 학습 능력을 골고루 발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공부를 잘하려면 네 가지 학습 능력 중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까? 네 가지가 모두 높다면 그 아이는 자사고나 특목고형이다. 하지만 이를 모두 갖추려고 하는 것은 타고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이중 어떤 능력이 더 뛰어난지를 살펴보고 학습 능력에 맞춘 공부 방법을 찾아보아야 한다. 네 가지 학습 능력을 학습 환경에 따라 유형별로 분류하고 어떤 학원이 잘 맞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 

먼저 어휘력이 높은 아이들을 ‘협동표현형’이라고 한다. 어휘력이 우수하면 다른 과목의 학습 능률 또한 오르게 된다. 어휘력이 좋다는 것은 비단 학습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며, 그만큼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이 아이들은 사회성이 좋고 대인관계도 좋다. 따라서 대부분 우호적인 환경에서 높은 학습효과를 보이고 혼자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종합학원에서 여러 친구들과 학습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추리력이 높은 아이들은 ‘직관사고형’이라 한다. 여기에 속하는 아이들은 전체적인 의미를 빠르게 잘 파악하며 분석하고 사고하는 능력이 좋다. 또 기발한 아이디어를 잘 내고, 확산적 사고를 하는 편이다. 반면에 부분적인 이해도는 낮고 공부를 대충하는 경향이 있다. 과목에 대한 흥미의 편차가 매우 심해서 빠르고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조력자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일대일 단과학원이나 소수정예가 잘 맞다. 특히 어휘력과 수리력을 보충하면 학습 효율을 최대화시킬 수 있다. 

수리력이 높은 아이들은 ‘순차학습형’에 해당한다. 수리력이 높으면 수에 대한 기초적 능력은 물론, 논리적인 사고의 힘도 기를 수 있게 된다. 또한 암기력, 집중력, 지속력, 지구력 등과 같은 사고력이 동반한다는 특징이 있다. 구체적인 정답을 순차적으로 잘 찾는 수렴적 사고를 하며 뇌에 구조화, 체계화를 잘하지만 확산적 사고는 부족하다. 따라서 이런 유형은 공부할 때에 숲은 못 보고 나무만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체적인 흐름을 익히려는 노력이 중요하고, 책을 추천할 때도 사고력과 확산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을 추천하는 것이 좋다.  

공간지각력은 공간능력과 관찰력을 말한다. 공간지각력이 우수한 유형을 ‘감성학습형’이라 한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이 많고 시각 정보가 탁월하며 창의적이다. 특히 원래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자신이 관심 있게 경험하고 체험한 것에 한해서는 기가 막히게 기억한다. 반면에 억지로 외워야하는 영어단어는 하루 종일 걸리고 반복을 싫어해 공부를 대충한다는 단점이 있다. 감정이 맞는 사람과 공부하면 학습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일대일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인정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 성적도 오르는 유형이다. 공간지각력이 높으면 반복학습을 위한 수학을, 낮으면 창의적 사고 확장을 위한 국어를 깊이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마다 어떤 능력이 더 강한지에 따라 학습 방향을 다르게 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위의 네 가지 영역을 골고루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 네 가지의 능력 자체가 발달하는 시기와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학습 방법도 그에 맞게 ‘맞춤 학습법’이 이루어져야만 최대한의 학습 능력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아이의 지능이 아니라 어떤 학습 능력이 높고 낮은지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공부는 타고난 지능 보다는 반복과 정리를 통한 후천적인 성실성과 멘탈이라는 것을 더 강조 하고 싶다.

▶ 박인연 멘토솔루션 대표 겸 EBS중학프리미엄 자기주도학습 전문강사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