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결과 왜곡했다"

국가교육회의 최종 결정 '수능 정시 확대, 수능 상대평가 유지'



-오차범위 내 차이에도 '수능 정시 확대' 일방 결론

이변은 없었다.

국가교육회의는 8월 7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교육부에 '정시 수능전형 확대' 메시지를 명확히 전했다. 시민참여단의 선호가 가장 높았던 1안을 기본으로 한 이번 권고안은 '정시 수능전형 확대' 외에 '수능 상대평가 유지' '수능 최저 활용 현행 유지'라는 결론을 담았다.

국가교육회의, 오차 범위 내 차이임에도 수능 정시 확대에 손 들어줘

하지만 수능 정시 45% 확대와 수능 상대평가를 주장한 1안이 52.5%, 전형 선발 비율은 대학 자율에 맡기고 수능 절대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2안이 48.1%의 지지도를 보이며 엇비슷한 점수로 1, 2위를 차지한데다, 점수 차가 오차범위 내로 나와 국가교육회의 스스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아니라고 밝히기까지 한 상황이다.

다른 각도로 보면 절대 다수가 지지한 안이 없어, 결국 어떤 의견으로도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게 된 상황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도 국가교육회의가 이런 결과를 무시한 채 수능 정시 확대를 최종 권고안으로 세운 것을 두고 '공론화 결과를 왜곡하는 행위'라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더구나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에게 4개 의제에 대한 지지도를 묻는 공식 질문 외에 ‘부가 질문’ 총 28개를 독단적으로 만들어 시민참여단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공론화에 참여한 의제팀들에게 어떠한 사전 동의나 합의 요청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질문이 편향돼 있을 경우 답변 결과가 왜곡되거나 모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시민참여단에게 2022학년도 대입제도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을 추가로 해야 했다면 의제팀들과 질문에 대해 사전 합의하고 동의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며 공론화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 부가질문 결과는 공론화 조사 결과와 완벽히 상충한다는 모순까지 갖고 있다. '선발 비율 대학 자율 / 수능 절대평가'가 핵심인 2안을 지지한 시민참여단 비율이 48.1%인데, 공론화위가 제시한 부가질문에 대한 답으로 '수능 정시를 20% 이상 확대해야 한다'고 한 의견이 82.7%로 나왔다는 것이다. 

사교육걱정은 "공론화위와 국가교육회의가 이 ‘부가 질문’들의 결과를 핵심 공론화 의제 선택 결과보다 우선시해 발표해서는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사교육걱정은 "분명히 의제 1과 의제 2의 선택에서는 어떤 결론도 우위로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론화위와 국가교육회의는 ‘부가 질문’의 결과를 앞세워 공론화의 결과가 ‘정시 확대’이고 ‘절대평가는 2022학년도가 아닌 중장기 과제’라고 밝히고 있다"며 "이는 명백히 공론화 결과를 왜곡하는 행위이므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능 전형 확대로 지역-계층 간 교육 불평등 더욱 심화될 것"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역시 이번 국가교육회의의 최종 권고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1안과 2안에 대한 시민참여단의 여론이 서로 비슷하다면 대통령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 전환으로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국가교육회의가 여론 결과마저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권고안대로 수능정시 확대와 수능 상대평가 방안을 채택한다면 입시경쟁 강화, 낡은 수능준비 교육의 확대, 혁신교육 위축, 자사고-특목고 등 특권학교 입지 강화 등 우리 교육에 파멸적 결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교조는 학생부 중심 전형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성장해 온 혁신교육의 동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입시경쟁의 현실에서도 다양한 수업과 평가 방법을 도입하기 위해 분투한 교육혁신의 시도들은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수능 준비를 위한 주입식 수업과 암기‧문제풀이 중심의 학습이 또다시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기에, 수능 준비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특목고와 자사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고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고교 서열화 체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견했다. 수능 사교육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지역 간–계층 간 교육 불평등은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 "교육전문가들이 개선안 만들어야 "

한편, 앞선 8월 6일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입장문을 내고 "공론화위가 수능 45% 확대 안에 우세 결정을 내린 것은 공교육 정상화에 심각한 우려가 되며,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2015개정 교육과정 추진에도 맞지 않는 ‘과거로의 회귀’"라고 주장했다. 

교육감협은 "그동안 공론화위가 공론화 방향을 설정하고 공론화 과정을 밟아가는 데 여러 문제를 마들어, 여러 교육청에서 수차례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제하고 "교육감협의회는 공론화위의 의견을 존중하되 이제라도 교육전문가들이 미래교육적 가치에 초점을 두어 제대로 된 개선안을 만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5 교육과정과 공교육 정상화 방안까지 뒷받침하는 유기적인 대입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전국 시도교육감들도 함께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도 중장기 과제로 물타기?

또한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실시안 지지 조사에 있어서도 공론화위와 국가교육회의가 '물타기'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안은 2안을 지지한 48.1%의 시민참여단으로부터 지지를 얻은 것이다. 그런데 공론화위와 국가교육회의는 ‘부가 질문’을 통해 뜬금없이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를 '중장기적인 수능 평가 방법‘에 대한 답으로 한정해 놓으며, 수능 절대평가 시행을 ‘중장기 과제’라는 프레임에 가뒀다는 것이다.  

공론화위와 국가교육회의의 이 같은 행보는 이미 올해 초 교육부가 서울 주요 대학들에 정시 수능전형 확대를 요구하며, 사실상 학종 확대에서 수능 정시 확대로 태세전환을 했다는 사실에서 충분히 짐작 가능한 상황이었다. 

공론화위는 대입 개편 시나리오를 만들 때 '정시 수능 확대 반대, 수능 절대평가 찬성' 측에 불리한 방향으로 시나리오 선벙 방식을 결정하고, 반대측 지지단체들이 시나리오를 만드는 데 부당하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산 바 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제 공은 국가교육회의를 떠나 교육부로 던져졌다. 교육부는 8월 말 국가교육회의로부터 받은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과 함께 공론화 미포함 의제인 2022학년도 수능과목 구조 및 출제범위, 학생부 기재 개선안을 종합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확정 발표한다. 교육부가 이전의 논란은 불식하고 진정한 교육의 가치와 우리의 미래를 생각한 대입제도 개편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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