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의 시곗바늘이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한 달여 뒤인 9월 10일~14일, 전국 각 대학의 2019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2019학년도 4년제 대학 입시에서 수시모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또 한 번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최근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2019학년도 수시모집 요강 주요사항’을 발표했는데, 수시모집의 비중이 무려 76.2%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2.2%포인트 높아진 수치입니다.  

2019학년도 대입 전체 모집인원 34만 7478명 가운데, 26만 4691명을 수시로 선발할 정도로 수시의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 이제 수험생들에게 수시지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수시모집에서 불합격한다면 좁디 좁은 정시모집 문틈만 바라볼 수 없는 탓에 올해 수시모집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한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에듀동아는 수시 지원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을 고3 수험생들을 위해 ‘반드시 합격하는 수시 지원 전략’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해당 시리즈는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입시 데이터를 에듀동아 기자들이 분석해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기사들로 채워집니다. 시리즈는 △내신 활용해 지원 전략 세우기 △모의고사 성적 활용해 지원 전략 세우기 △실전! 대학별 수시 지원 △수시 전형별 전형 요소 대비전략 △지원서 접수 전 체크포인트 등으로 챕터를 나눠 보다 구체적이고도 다채로운 수시 지원 정보들이 제공될 것입니다. 에듀동아의 ‘반드시 합격하는 수시 지원 전략’ 시리즈를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수시 지원 전략을 수립해보길 바랍니다.》 

 

이화여대는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입학 제도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는 정시모집에서의 변화를 꼽을 수 있는데요. 이화여대는 2018학년도부터 정시모집을 모집단위(학과) 구분 없이 인문․자연계열로만 선발하고 있습니다. 학과별 선발 시에는 학과에 따라 합격선의 편차가 커 보다 다양한 지원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계열 통합선발을 하면서부터는 하위 학과의 합격선이 다른 학과를 따라 상향평준화된 경향을 보입니다. 결국 정시로 이들 학과에 지원하기 어려운 학생은 적극적으로 수시 합격을 노려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화여대의 수시모집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표를 보며 2019학년도에 입시를 치를 학생들이 눈 여겨봐야 할 변화들을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2019학년도 이화여대의 수시모집 비중은 77.1%로 상당히 높습니다. 전형별 모집 비중에도 변화가 있는데, 학생부교과전형(고교추천)과 학생부종합전형(미래인재)의 모집인원 및 비중은 2018학년도에 비해 다소 줄었습니다. 반면 상위권 대학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논술전형은 모집인원만 100명 이상 증가하며 이화여대 수시모집 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진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이러한 수치보다 전형 방식의 변화입니다. 이화여대는 다단계 전형으로 운영하던 고교추천전형과 미래인재전형을 2019학년부터 일괄합산 전형으로 바꿔 운영합니다. 고교추천은 원래 학생부교과성적을 기준으로 컷오프해 모집인원의 4배수까지만 면접을 봤습니다. 하지만 2019학년도부터는 지원자 전원이 면접을 보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또 학생부종합전형인 미래인재전형에선 면접이 아예 사라지고, 서류 100%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하지요. 추천서가 사라진 고교추천전형과 달리 미래인재전형의 제출서류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로 변화가 없습니다.  

자 그럼 이러한 변화가 입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우선 고교추천전형은 기존보다 내신 합격선이 다소 내려갈 수 있습니다. 다만, 이화여대 고교추천전형의 내신 합격선이 기존에도 워낙 높았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진 마세요. 모두에게 면접 기회를 준다 뿐이지 학생부 교과 80%, 면접 20%인 반영비율은 변화가 없으니까요. 한편 미래인재전형의 경우 최종 전형단계에서 면접을 통해 학생부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역전’ 기회가 사라진 셈이므로 보다 체계적으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꾸린 학생이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부터는 이화여대의 지난해 입시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표1]은 대입정보포털에 공개된 이화여대 학과별 합격자 내신 평균 등급을 다시 전형별로 묶어 평균을 낸 것입니다. 우선 학생부교과전형인 고교추천전형을 보면 인문, 자연계열 할 것 없이 학과 평균 등급이 매우 높습니다. 물론 표에서 보다시피 인문계열 기준 최고학과는 평균 1등급, 최저학과는 평균 1.5등급으로 학과마다 등급 편차는 조금씩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1등급 후반대의 내신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최상위권의 내신이 아니면 합격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죠. 아무래도 고교별 추천 인원이 6명 이내(2019학년도에는 5명 이내)로 제한되어 있다 보니, 각 고교에서 가장 내신이 좋은 학생들 위주로 지원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참고로 이화여대 고교추천전형의 학과 평균 등급은 대교협 발표 기준으로 중앙대, 서울시립대 학생부교과전형보다도 높은 편입니다.

학생부교과전형의 높은 벽이 부담스럽다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눈을 돌려 볼까요? 많은 대학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정성평가’를 이유로 합격자의 구체적인 내신 등급 결과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자체 표본조사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물론 학생부종합전형은 성적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 종합적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이 데이터가 합격의 직접적인 기준이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대략 어느 정도 내신 등급의 합격자가 많은지 궁금한 수험생에게는 참고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보통 상위권 대학일수록 합격자들의 내신 성적이 일정한 구간에 특히 더 많이 몰려 있습니다. 스펙트럼이 좁고 내신 분포가 조밀한 편이지요. 이화여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학생부종합전형인 탓에 미래인재전형 최저학과의 등급은 고교추천전형에 비해 많이 내려간 편이네요. 인문계열은 3등급까지 내려간 학과도 있고, 자연계열에서도 평균 등급이 2.7등급선인 학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인문, 자연계열 모두 대략 2등급 선에서 학과 평균 등급이 나오므로, 2등급대를 벗어난 합격자는 크게 찾아보기 힘들다고 할 수 있겠네요. 실제 미래인재전형 합격자 내신 분포를 봐도 1.5~2.0 사이 등급의 합격자가 가장 많습니다. 2등급부터는 합격자가 급격히 줄기 시작합니다. [표4]를 참고하세요.  

그런데 [표4]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4등급대에서도 합격자가 나왔네요? 4등급대라도 학생부종합전형으로는 지원해볼만 한 걸까요? 이런 데이터를 볼 때마다 누누이 말하지만 내신 등급이 4.5등급 이상인 인문계열 합격자가 1%나 된다고 해서, 그 1%가 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말 특별한 케이스에 ‘도박’을 거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특히 2019학년도부터는 면접이 사라졌기 때문에 서류에서 드러내 보이지 못한 나만의 경쟁력을 보여줄 기회가 따로 없습니다. 내신 성적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다른 지원자보다 내신 성적이 뒤쳐진다는 건 분명 불리한 요소니까요. 신중하게 지원해야 합니다.     

○ 올해 지원자, 강화된 수능 최저학력기준 고려해야    

자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논술전형을 살펴보죠. 합격자들의 내신 스펙트럼이 가장 넓은 논술전형의 경우 평균 등급을 따로 보지 않겠습니다. 표준편차가 크면 ‘평균’만으로는 자칫 잘못된 해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합격자의 내신 분포를 보죠. 

   

 

논술전형 합격자들이 가장 많이 위치한 구간은 인문계열은 2.1~2.9등급 사이, 자연계열은 2.5~3.0등급 사이입니다. 미래인재전형과 비교하면 4등급대 합격자 비중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반대로 1등급대의 우수한 학생 비중도 결코 적진 않습니다. 1~2.0등급까지의 누적 비율이 인문계열은 14.8%, 자연계열은 21.1%나 되니까요.  

논술전형은 전년도에 비해 100명 이상 늘어난 모집인원이 변수가 될 수 있는데, 이와 함께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변화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화여대는 2019학년도 수시모집부터 인문계열, 자연계열, 의예과의 논술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했습니다(스크랜튼학부 및 융합학부는 동일).

 

그런데 이렇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하기 전에도 이화여대 논술전형 수시 탈락자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 비율이 꽤 높았습니다. 인문계열에서는 수시 탈락자의 49.1%가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라는 기준을 채우지 못했고, 자연계열에서는 수시 탈락자의 49.6%가 ‘2개 영역 등급 합 4 이내’라는 기준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가장 까다로운 의예과의 경우 무려 수시 탈락자의 72.5%가 ‘3개 영역 등급합 3 이내’란 기준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보다 강화된 2019학년도에는 아마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더 늘어나겠죠? 특히 인문계열, 의예과 등은 평균 1등급대의 수능 성적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신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을 잘 따져본 후 지원해야겠습니다.

과거 입시 데이터를 살펴봤으니, 다른 대학, 전형과의 수시 지원 조합을 고민해봐야겠죠? 이화여대 지원자들의 전형별 타 대학 지원 경향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학생부종합전형인 미래인재전형입니다. 미래인재전형 지원자들은 서울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에 동시 지원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계열에 따라 순위의 차이가 있을 뿐 가장 많이 지원하는 대학이 동일한데 고려대, 중앙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이 5개 대학 중심으로 동시 지원함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고려대 학교추천Ⅱ 전형(2018학년도 기준 해당 전형명은 고교추천Ⅱ) 지원자가 많다는 점입니다. 인문계열 지원자들이 두 번째로, 자연계열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동시 지원한 전형이네요. 그런데 왜 하필 고려대 학교추천Ⅱ 전형일까요? 고려대의 대표 학생부종합전형인 일반전형과 달리 학교추천Ⅱ 전형은 소속 고교의 추천을 받은 자만 지원할 수 있는 전형으로, 고교별 추천인원은 3학년 재적 인원의 4%로 제한됩니다.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고교 입장에서도 지원자의 경쟁력을 고려해 합격할 가능성이 큰 학생들 위주로 추천자를 결정하곤 합니다. 이 말은 즉, ‘추천을 받은 학생들이 나름대로 해당 고교에서 전형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엄선된 학생이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래인재전형에 지원할 경쟁자들의 수준이 어떨지 대충 짐작이 가나요?  

그럼 이화여대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의 타 대학 지원 경향은 어떨까요? 크게 세 가지 경우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다른 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에 함께 지원하거나 고교의 추천을 받아야 지원 가능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지원하는 경우, 아예 전형을 바꿔 학생부종합전형에 동시 지원하는 경우입니다. 이 중 이화여대 고교추천전형에 지원한 학생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학생은 물론 다른 대학의 학교추천전형에 함께 지원한 학생(표에 굵은 글씨로 표시)이겠죠? 학교추천전형은 ‘고교의 추천’을 꼭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학생부교과전형보다 경쟁률이 낮습니다. 경쟁률이 낮으면 그만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학교장의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추천을 받아 지원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런데 아까도 말했듯이 이처럼 타 대학의 학교추천전형에도 함께 지원한 이들은 이른바 ‘전교권’ 학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고교추천전형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마음도, 내신 성적도 ‘단단히’ 관리해야겠지요?

마지막으로 논술전형 살펴보겠습니다. 논술전형 지원자들은 다른 대학 수시 전형도 주로 논술전형 중심으로 지원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화여대 논술전형 지원자들도 역시나 가장 많이 지원한 5개 전형이 인문, 자연계열 할 것 없이 모두 논술전형이네요. 이처럼 논술전형으로 범위를 좁힌다면 사실 선택지는 뻔합니다. 상위권 대학 내에서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이 점점 줄고 있으니까요. 이화여대 논술전형 지원자들이 택한 차선책도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연세대 등 대체로 비슷한 경향을 보였네요. 참고로 이들 대학의 2019학년도 논술전형 모집인원은 △경희대 744명 △성균관대 900명 △연세대 643명 △중앙대 886명 △한국외대 546명입니다. 논술전형의 논술 실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해당 대학의 논술고사 유형이 본인과 잘 맞는지가 중요합니다. 물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여유가 되는지 따져보는 것은 기본입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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