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훈 대치퍼스트클래스 대표가 말하는 상담 사례
《교육부와 각 대학이 발표하는 입시 정책이 매년 급변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대입정보가 쏟아지지만, 자신의 상황에 꼭 들어맞는 정보가 아니라면 결국 그 대입정보는 ‘참고용’에 불과합니다. 그 어느 해보다 내 아이에게 맞는 대입 준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에듀동아’가 보다 구체적인 케이스를 두고 상황에 맞는 입시 조언을 소개하는 ‘대입 상담실’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전국을 돌며 다양한 상황, 조건에 놓인 학생, 학부모들과 상담을 하는 입시 컨설턴트가 여러 상담 케이스 가운데 가급적 많은 학생, 학부모들이 공감할 만한 상담 사례를 추려 소개합니다. 상담 내용을 참고해 만약 우리 아이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러한 전략도 있을 수 있겠구나’란 실마리를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이번 상담 사례는 조창훈 대치퍼스트클래스 대표가 소개합니다.》
Q.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항목으로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이 있다고 하는데, 발전가능성이란 개념이 무엇을 지칭하는지 모호합니다. 발전가능성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는 것인가요?
A. 학생부종합전형이 어떻게 선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요소 중 주로 ‘발전가능성’과 관련해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하위 평가항목인 발전가능성은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단순히 성적이 오른 것만을 두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가 아닙니다. △연세대 △중앙대 △경희대 △건국대 등 6개 대학의 학생부종합 공통평가항목에서 정의한 발전가능성은 ‘현재의 상황이나 수준보다 질적으로 더 높은 단계로 향상될 가능성’입니다. 가능성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발전가능성이야말로 학생부종합전형 정성평가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항목이라 하겠습니다.
발전가능성을 평가하는 하위 항목으로는 자기주도성과 창의성, 경험의 다양성, 리더십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를 종합하자면, 발전가능성은 도전정신에 입각한 자기주도성과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한 창의적 문제해결 사례를 평가합니다.
○ 발전가능성은 성적만 오르면 된다?
직접적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서 발전가능성과 관련된 항목은 수상능력,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교과학습발달상황, 독서활동상황 등이 있고, 자기소개서 공통질문 중 발전가능성과 관련 있는 질문은 1번 학업 노력 및 학습 경험과 2번 의미 있는 교내활동이 해당됩니다. 여기선 발전가능성의 주요 평가항목인 자기주도성과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조금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자기주도성이란, ‘스스로 공부를 해서 알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느냐’는 것입니다. 단순히 자습 열심히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지요. 그보다는 지원자가 스스로 새로운 과제를 주도적으로 만들고 거기서 성과를 냈는지를 봅니다.
여기서 스스로 해 나간 것과 학교 프로그램 안에 몸만 들어간 것은 발전가능성 면에서 완전히 다릅니다. 대학에서는 안 가르쳐 주는 것을 스스로 알기 위해 노력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스스로 알고 싶은 것을 알아 본 경험이 있는 학생이라면, 대학에 와서 가르쳐 준 것 이외에 알아야 할 것이 생겼을 때도 그것을 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자기주도성이란, 그런 경험/훈련을 거쳐 그러한 기술을 익혔다는 것이고 지식의 습득이 아닌 지식의 활용능력 차원에서 평가합니다.
고교생활 중 자기주도성과 관련해 유의미한 활동은 독서활동, 동아리활동, 글쓰기 경험, 탐구활동 등이 해당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단순하게 어떤 동아리활동을 했고, 탐구활동을 해 봤다는 기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이 잘 드러난 학생부를 예시로 보여드릴 테니, 자신의 학생부에서 자기주도성을 어떻게 어필해야 할지 고민해 보길 바랍니다.
<학생부 사례 예시>
○ 창의적 문제해결력, 과학자에게만 요구되는 소질 아냐
자, 그럼 이번엔 창의적 문제해결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창의적 문제해결력은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합친 개념으로, 창의적인 발상으로 교내활동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평가합니다. 이름처럼 창의적 체험활동 분야에서 주로 평가합니다.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보여준 자소서 작성 사례를 통해 ‘감’을 잡아보세요.
<자소서 예시>
학교 규정으로 인해 한 번 좌절된 활동을 어떻게 재차 관철시켰는지 그 과정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주어진 환경(제약)을 극복해 나가려는 적극적인 태도가 눈에 띕니다. 이 때,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창의적이면 창의적일수록 좋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소서에 기재된 내용이 학생부에서도 확인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원자의 주관적인 서술과 교사의 객관적인 기록이 일치해야 지원자의 이 활동에 대한 평가가 유의미해지니까요. 위 학생의 학생부에 기재된 창의적 체험활동과 교과목 세부능력특기사항은 아래와 같이 작성되었습니다.
이제 감이 좀 오나요? 학생부종합전형은 현재의 상태만을 평가하지 않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평가하다보니 평가지표를 객관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사례를 참고해 자신의 학생부와 자소서를 읽어보고 입학사정관이 되어 자신의 서류를 발전가능성 측면에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그려보세요. 발전가능성에 따라 자신이 지원할 대학이 적정한 수준인지까지도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창훈 대치퍼스트클래스 대표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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