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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개편 이전이나 이후나 중요한 ‘진로’… 얼마나 고민하고 있니?

박흥순 평촌에듀플렉스 원장이 말하는 2학기 역전을 만드는 공부동기의 비밀



학생들은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6년을 공부해서 대입전형에 응시한다. 하지만 원서를 쓰기 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어느 학과에 지원할까?’ 고민하는 것이다. 그래서 중학생에게도 고등학생에게도 묻는다.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는가?’라고. 답은 2가지이다. ‘없어요’ 또는 ‘컴퓨터, 심리학, 국문학, 건축공학, 생명공학 등등’이다. 하지만, 내 진로와 관련한 대학, 학과, 커리큘럼, 진로, 기업과 연구소, 10년 후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이 어려워진다.

무슨 일을 할 것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생각하자

2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은 또 다시 진로 고민의 늪에 빠진다. 중학생은 일반고, 과학고, 국제고, 외고 입시를 고민하고, 고등학교 1학년은 2학기 선택과목 신청 변경이 가능할 지를 문의하고, 고등학교 2학년은 관심 있는 학과를 고민하고, 고등학교 3학년은 수시 또는 정시에서 지원할 학과 결정을 위해 전문가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시점에서 고민해야 하는 것은 직업이 아니라 ‘대학에서 하고 싶은 공부’와 ‘전공분야’이다. 앞으로 10년 혹은 15년 후, 내가 사업을 할지, 직장에 다닐지, 공부를 계속할지는 굳이 지금 결정할 필요가 없다. 대학 4년간 심사숙고해야 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삶의 구체적 방향을 공부하기도 바쁜 중학생, 고등학생에게 요구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진로가 결정이 안 되거나 방향이 바뀌면 불안해하고, 관련 검사기관을 찾아다닌다.

먼저, 학생에게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물어보자. ‘내 맘대로 살고 싶은지?’ ‘돈을 벌고 싶은지?’ ‘누군가를 도와주며 살고 싶은지?’ ‘동물과 함께 살고 싶은지?’ ‘계속 공부를 하고 싶은지?’ ‘누군가에게 우러러 보이며 살고 싶은지?’ 등등을 말이다. 

그렇게 살려면 일단 어떤 분야에 종사해야할지 이야기해 보고, 어떤 직업군이 있는지를 함께 찾아보자. 그러한 직업군에 도달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 10가지 중에 내 성향과 성격에 맞는 방법이 1, 3, 5번이라면 그것을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지를 함께 고민해보자. 그래야 ‘내가 왜 여기 앉아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이것이 공부동기의 시작이다. 

○ 1주일에 1시간만 진로탐색에 투자하자 

우리는 중학교, 고등학교 6년을 공부하고 대학에 진학한다. 교육부는 이 중요한 6년 중에 1년을 뚝 떼어내어 시험도 안보는 ‘자유학기제’를 만들었다. 중학교 1년간 우리 아이들은 양털을 만지거나, 별을 보고 오거나, 과학관을 몇 번 다녀온다. 이제 진로가 없으면 새 학기 진로희망, 동아리, 봉사활동을 결정하라는 가정통신문에 시달리게 되고, 당장 고등학교 선택과목 결정도 어렵게 되었다. 이렇게 중요한 것이 진로탐색이다.

교육부는 교육과정의 6분의 1을 진로(자유학기제)에 투자했다. 내 공부시간 중 6분의 1을 떼어내기가 어렵다면, 영어학원이나 수학학원에 갔다고 생각하고 매주 월요일 1시간은 진로탐색에 투자하자. 먼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생각해보았다면,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어디이며, 커리큘럼은 어떤지, 관련 기업과 관련 연구소는 무엇인지,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매주 1시간만 검색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곧 수업시간에, 진로활동 시간에, 동아리활동 중 손을 번쩍 들고 질문하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제가 찾아본 바로는 심리학은 인문계열에 해당하지만, 실험과 통계에 기반한 학문이라는 데 맞나요?’ 운 좋게 TV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면 ‘엄마!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인데 조용히 좀 해주세요!’를 외치는 놀라운 변화도 시작된다.

매주 1시간 검색의 결과는 ‘건축을 공부하려면, 수학과 지구과학에 집중해야 되는군’ ‘간호학과를 가려면, 화학과 생활과 과학을 선택해야겠는데?’ ‘인문학과 교수님은 국어고전과 사회문제 탐구 과목을 관심 있게 보시는구나’ 하는 부가 정보도 얻게 된다.  

○ 노력과 열정으로만 성공하기는 어려워졌다 

노력과 열정으로 성공하는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경향은 조금 다르다. ‘밤을 새워 열심히’ 하는 것 보다는 ‘잘하는 것’이 중요하고, ‘경쟁사는 어때?’를 외치던 팀장님은 ‘자네 생각은 어때, 어떤 방법이 있겠나?’를 자주 묻는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팀원 2명 정도를 두고 제 역할을 하려면 30세는 넘어야 할지도 모른다. 10년 후, 그 시대의 팀장님은 어떤 질문을 하게 될까?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는 더욱 혼란스럽다. 특히 2015 개정교육과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학생들은 ‘미래사회를 살아갈 때 직면하게 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 학생의 삶 속에서 무언가를 할 줄 아는 실질적인 능력’을 배우고 평가받게 되었다.  

대입제도 공론화, 수시/정시의 적정 비율, 수능 절대평가의 비중과 관계없이, 우리 아이들은 이미 학교에서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을 위한 교육과정과 평가제도에 직면하고 있다.

대학을 가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되는 것일까? 부모의 예전 국영수 고득점 성공경험을 내 아이에게 그대로 전수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까? 그냥 예전처럼 ‘밤을 새워 열심히’ 수능 준비만 하는 것이 속 편하지 않을까?  

○ 그렇다면 진로는 대학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대학을 가려면 먼저 ‘누가 나를 뽑는지’를 알아야한다. 학부모 세대에는 학력고사 또는 수능을 통해 국가에서 1등부터 60만등까지 줄을 쭉 세워 대학에 보내줬다. 교육부가 나를 뽑았다. 그런데 지금은? 입학사정관과 교수가 나를 뽑는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선발주체가 달라지면서, 각 전공학과 교수들의 여러 가지 요구조건이 생겨났다. 제일 먼저 ‘자네 경영학과는 왜 지원했는가?’와 같이 지원동기를 묻는다. 경영학 교수가 법학에 관심 있는 학생을 가르칠 이유는 없다. 

그래서 정말 경영학을 4년간 공부할 의지는 있으며, 어떻게 경영학을 선택하게 되었고, 관련 책은 무엇을 읽었으며, 동아리에서는 무슨 활동을 했으며, 수업시간에 어떤 질문을 하고, 사회에는 어떻게 기여하고자 하는지, 관련 교과 성적은 어떠한지를 묻는다. 궁극적으로 대학에서 경영학 공부를 잘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강화된 것이다. 이것이 대학 교수가 그토록 수시를 원하는 이유다. 

○ 공부동기는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하는 과정임을 잊지 말자 

학부모 시절의 공부 동기는 평균 점수의 향상과 학력고사 또는 수능 고득점에 대한 열망이었고, 이는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성공 공식이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평균 점수 향상만으로는 대학도, 취업도, 성공도 담보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또한 우리 아이들은 불과 10년 후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를 깊이 있게 탐구하여, 서로 협력해서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 내야’ 성공하는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매일 매일 밤 새워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2015 개정교육과정 핵심역량의 첫 줄은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으로 채워져 있다. 진로탐색이 선행되어야 고등학교 선택교과의 신청과 수정이 가능하다(지필고사). ‘내 진로와 관련하여 수학이 활용된 예를 찾아 써라’와 같은 수행평가에도 임할 수 있다(수행평가). 진로희망과 관련한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독서활동을 하고 학생부에 적는 것도 가능하다(학생부). 게다가 면접에서 만나는 지원학과 교수님의 첫 질문은 다름 아닌 지원동기이다(면접). 

이 모든 답변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과 ‘1주일에 1시간 진로탐색’의 결과면 충분하다. 이제 우리 학생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탐색이 선행되지 않고는 학교활동에 충실하기 어려워졌다. 진로탐색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공부를 시작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진로 탐색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공부동기로 연결된다. 

우리 아이의 2학기 역전을 원한다면, 학교생활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진로탐색의 준비를 도와주자. 필요하다면 도움을 받아도 좋고, 당장 검색을 시작해도 좋다. 누구도 늦지 않았다. 지금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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