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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모평 ‘불’, 9월 모평 ‘물’이 만나면… 올해 수능은 불? 물?

6, 9월 수능 모의평가로 본 올해 수능 난이도 및 출제경향 예측


수능을 출제‧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통상 6월과 9월, 두 차례 수능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그 해 수능 난이도를 조절한다. 9월 수능 모의평가까지 다 치른 지금 시점부터는 그 해 수능의 출제경향에 대한 다양한 추론이 보다 구체화되는 셈이다. 


앞서 치러졌던 6월 모의평가가 뜻밖의 난도로 많은 수험생을 당황시킨 탓에 9월 모의평가 난도는 이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실제로 5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에 대해 대체로 ‘쉬웠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이에 9월 모의평가에서 극적인 성적 상승을 일궈낸 수험생들의 시선은 이제 수능의 난이도로 쏠리고 있다. 


과연 9월 모평에서의 출제기조가 수능에서도 유지될까. 수능의 정확한 난이도는 결국 ‘평가원 마음’이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그러나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종합해 살펴보면 약간의 힌트는 얻을 수 있다. 6월과 9월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입시전문가들이 예상하는 향후 수능의 난이도 및 출제경향을 종합해봤다.


○ 수능, 6월과 9월 중 무난했던 시험 결과 따라가는 경향


평가원이 시행하는 두 차례의 모의평가 가운데 6월 모의평가는 대개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출제해 수험생들의 반응 및 수용도를 살피는 한편 ‘수능형 문제’의 유형과 내용을 점검하는 것. 반면 수능을 두 달 남짓 남기고 시행하는 9월 모의평가는 6월 모의평가에 비해 실험적 성격이 덜하다. 실제 문제의 난이도를 점검하고자 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 시기면 수험생들의 학습이 어느 정도 완성돼 있고, 시험범위 또한 수능과 동일하기 때문에 그 해 수능 예비 응시자들의 학업역량과 문제 난이도에 대한 대응력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기 좋기 때문.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6월 모평은 문제 자체를, 9월 모평은 문제의 난도를 시험해보는 측면이 강하다보니 아무래도 시험 난도에 따른 지표는 6월 모평보다는 9월 모평이 수능과 더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9월 모평이 수능과 더 유사하다고 보긴 어렵다. 




최근 3년간 수능 모의평가 및 수능의 성적 데이터를 비교한 <표>를 보면 그 해 수능의 표준점수 최고점 및 1등급컷은 두 차례의 모의평가 중 상대적으로 더 무난했던 시험의 지표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두 차례의 모의평가 결과가 극단적으로 나뉠 경우 두 시험의 중간값 수준에서 수능 난이도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올해의 경우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수학 가, 나형 모두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대를 기록하는 등 어려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1등급컷 역시 90점대 초반이거나 90점 이하로 떨어져 결코 쉽지 않았던 시험임을 보여준다. 이에 반해 9월 모의평가의 경우 주요 입시업체들이 수험생 가채점 데이터를 토대로 추정한 등급컷이 국어 96점, 수학 가, 나형 각각 92점으로 나타난다. 역대 수능의 영역별 등급컷과 비교해 볼 때 무난한 수준. 이 때문에 주요 입시업체들은 “올해 수능은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고,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에서 출제될 것”으로 전망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9월 모평과 수능 사이의 유사성은 매년 상황에 따라 다른데 6월 모평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이번 9월 모평이 얼마나 쉬워졌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올해의 경우 9월 모평이 지나치게 쉬워지지 않았고, 등급컷 등을 볼 때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나타나는 등 적정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결국 수능도 9월 모평 수준에서 수렴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 국어영역, 화‧작문에 시간 뺏기지 말고 산문문학 대비해야


그러나 수험생들이 9월 모의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비단 수능의 난이도 때문만이 아니다. 사실 수능의 난이도가 쉽다 한들 혹은 어렵다 한들, 결국 수험생은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학습에 매진해야 한다. 정확한 수능의 난이도는 수능 당일이 되어서야 알 수 있고, 재수를 감수하지 않는 한 수능 응시 기회는 한 번 뿐이므로 수험생 입장에서 어떤 난이도를 특정해놓고 준비할 수 없다. 결국 6월, 9월 모의평가가 수험생에게 보다 유의미한 부분은 수능의 출제경향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선 국어영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법‧작문 복합 지문의 문항 수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부터 출제되기 시작했던 화법‧작문 복합지문이 6월 모의평가에 이어 9월 모의평가에도 연달아 출제되었다. 특히 6월 모의평가에서는 해당 지문에 딸린 문항 수가 4개 문항이었으나, 9월 모의평가에서는 5개 문항으로 늘어났다. 문항이 늘면 문제풀이에 소요되는 시간도 늘어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화법과 작문, 문법 파트까지 푸는데 20분이 넘어가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져 다른 영역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문제 선지에 등장하는 개념을 충분히 숙지해 두고 정확하고 빠르게 읽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실제 자신이 문제 푸는 데 드는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해 보고, 적절하게 시간 배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어영역 내 문학 파트에서 산문문학의 비중이 커지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전반적으로는 지난해 수능에 이어 내용 영역별 문항 수나 배점 등은 큰 차이가 없지만 일부 지문 구성에서 수필, 극문학 등 산문문학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 지난해 수능에서는 수필이 고전 시가와 짝을 이뤄 복합 지문으로 출제됐고, 6월 모의평가에서는 수필이 현대시와 짝을 이뤄 출제됐다. 이어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는 수필이 출제되지 않는 대신 극문학에 속하는 ‘공동 경비 구역 JSA’ 시나리오가 지문으로 출제되었다. 


남 소장은 “갈수록 산문문학의 비중이 높아져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학생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평상시 산문 문학 감상을 많이 해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수학영역, 가·나형 공통 문항 유형이 달라졌다


수학영역의 경우 전체적으로 2018학년도 수능과 유사한 형태로 9월 모의평가가 출제됐다. 그러나 몇몇 변화가 눈에 띄는데, 그간 수학 나형에서 자주 출제되지 않는 모비율 추정 문항이 새롭게 등장했다. 반면 자주 출제되었던 박스 넣기 문항이 이번에는 나형에서 출제되지 않고, 가형에서만 단독 출제되는 등 약간의 변화를 보였다. 


가형과 나형의 공통 문항 수가 줄어든 점도 변화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가·나형 공통 문항으로 총 4개 문항이 출제되었지만 6월 모의평가에 이어 9월 모의평가에서는 가, 나형 공통 문항이 3개 문항만 출제됐다. 세부적인 문제 구성 또한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가 모두 다르게 나타나, 짐작이 어려워졌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공통 문항의 유형이 6월 모의평가와 다르게 나타났는데, 나형에서 가형과 공통 문항으로 꾸준히 출제되었던 증명 과정을 추론하는 문항이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는 출제되지 않았다”면서 “대신 합답형(<보기>형) 문항은 6월 모의평가와 달리 가형과 나형에서 모두 한 문항씩 출제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학영역은 이러한 출제경향 변화를 눈여겨보되, 기본에 충실한 학습이 먼저다. 수능에 출제되는 대부분의 문항들이 정형화되어 있고, 신유형의 문항이 많지 않은 만큼 기존에 자주 출제되었던 정형화된 유형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습할 필요가 있는 것. 수능 수학영역은 줄곧 ‘비교적 쉬운 문항 27개와 최고난도 문항 3개’의 문항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 개념만 명확히 숙제하고 있어도 70점 이상의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수준에 따라 맞춤형 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영어영역, 어휘력과 독해력 함께 요구하는 신유형 반복해 출제돼


영어영역의 경우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혼란이 컸던 영역이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면서 많은 수험생이 영어영역의 중요도를 과소평가했다가, 실제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로 치러지던 때와 같은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며 이른바 ‘뒤통수를 맞은 영역’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와 비교해 9월 모의평가는 난이도 조정이 다소 이뤄진 모양새다. 비상교육은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 영어영역 1등급 비율을 지난해 수능보다는 낮고, 6월 모의평가보다는 높은 7%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문제 유형의 변화는 없을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듣기에서는 의견 추론 대신 한 동안 출제되지 않았던 대화의 주제 추론(4번) 문항이 출제되었다는 점과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되었던 신 유형의 독해 문항이 이번에도 출제되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영역 29번 문항은 보편적으로 출제되던 문맥상 적절한 혹은 부적절한 어휘를 고르는 문항 대신 밑줄 친 단어의 문맥상 함축적 의미를 묻는 문항으로 출제됐다. 42번 장문 독해 유형에서도 빈칸 추론 문항 대신 문맥상 적절하지 않은 어휘를 고르는 문항이 대신 출제됐다. 그런데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도 문맥에 맞는 어휘를 추론하는 30번 문항과 문맥상 적절하지 않은 어휘를 고르는 42번 문항이 동일하게 출제됐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은 “6월 모의평가에 이어 신유형의 문항이 연이어 출제되었다는 점에 미루어 볼 때, 이번 모의평가는 2019 수능에서 신유형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시험이었다”라고 평가하면서 “어휘 추론 문항은 지문의 단어 수준이나 난이도는 높지 않더라도, 길이가 긴 지문을 끝까지 다 읽고 글의 전반적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항이어서 난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어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휘력뿐만 아니라 독해력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실제 수준 높은 단어가 출제되기보다는 이미 잘 알려진 단어가 다른 의미로 쓰인 경우에 대해 물을 가능성이 크므로 문맥을 통해서 의미를 추론해내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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