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코칭

[자유학기제-2018.9월호] 낯선 영국식 영어 발음, 영화로 정복

대구 매호중 김정은 교사의 영상 활용 영어 수업


대구 매호중의 한 수업시간. 학생들은 영화 ‘About Time(이하 어바웃 타임)’의 한 장면을 눈으로 즐기는 동시에 주인공의 대사와 나레이션에 귀를 기울인다. 김정은 대구 매호중 영어교사가 진행하는 영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 


‘어바웃 타임’은 영국에서 제작된 영화로 미국식 영어 발음에 익숙한 학생들이 영국식 영어 발음과 표현을 익히는데 제격이다. 학생들은 영화를 시청한 후 활동지의 빈칸을 채우고, 영화 속 한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친구들과 감상을 나누는 활동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영국식 영어 표현을 학습할 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에 배운 영어 문법 개념도 복습할 수 있었다.


김정은 영어 교사는 중2 영어 교과서 ‘What Do You Mean?’ 단원 내용을 바탕으로 이 수업을 기획해 총 4차시에 걸쳐 진행했다. 김 교사에게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는지 묻고 들었다.


영국식 억양과 교과서 속 문법 ‘실제적’으로 익힌다


김 교사가 수많은 영화 가운데 ‘어바웃 타임’을 선택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중2 1학기 영어 교과서 ‘What Do You Mean?’ 단원에는 영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미국, 영국 등의 학생이 대화를 나누는 본문이 등장한다. 가령 영국인 학생이 ‘Good Day(안녕하세요)’라고 아침 인사를 건네자, 미국인 학생이 ‘Day’의 영국식 억양 ‘다이’를 ‘Die(죽다)’로 알아듣고 화들짝 놀라는 식. 김 교사는 미국식 영어에 익숙한 학생들이 영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영어 억양과 표현을 이해하면 교과서 본문 내용을 좀 더 입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영국영화를 활용한 영어 수업을 기획한 것.  

 

해당 수업은 교과서 본문 학습을 모두 마친 후 4차시에 걸쳐 진행됐다. 1차시에 학생들은 주인공의 나레이션을 듣고 활동지의 빈칸을 채우며 영화 속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파악한 후 등장인물 관계도를 그리는 활동을 수행했다. 이와 함께 낯설게 들리는 영어 억양을 활동지에 기재하며, “My mum was lovely but not like other mums(우리 어머닌 사랑스러운 분이셨지만 보통의 엄마 같지는 않았다)”라는 대사 속 ‘not’이 미국에서는 ‘낫’에 가까운 발음으로 읽히지만, 영국에서는 ‘놋’과 유사하게 발음됨을 깨달았다.

 

김 교사는 “인물의 성격을 묘사하는 다양한 표현을 배우기도 했다”며 “교과서에 등장하는 ‘Kind(친절한), Bad(나쁜)’와 같은 상투적인 표현 대신 ‘Rectangular(직사각형의)’가 인물 성격묘사에 활용되면 ‘모난 듯한’이라는 의미로 활용될 수 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2차시에는 주인공과 아버지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살펴보며 주인공 가족의 특별한 비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학생들은 영화 장면을 여러 번 반복 시청하며 활동지의 빈칸을 채우고, 해당 장면의 요지를 영어로 요약해보며 영화 내용을 이해했다.

 

김 교사는 “영화의 한 장면 학습을 마칠 때마다 수업시간에 배운 주요 문법 개념이 대화에 어떻게 활용됐는지를 간략히 짚어줬다”며 “학생들은 △Seem to 부정사 구문 △No matter what 구문 △감각동사의 활용법 등이 일상 회화에 흔히 사용되고 있음을 살펴보며, 실제적인 표현을 통해 문법 개념을 복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주얼 씽킹’으로 체화하는 영화의 교훈


‘어바웃 타임’은 영국식 영어 학습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 학생들이 고찰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과거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로, 후회하는 일이 생길 때마다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면 시간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인생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음을 깨닫고 시간여행을 그만두게 된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이러한 영화의 내용을 깊이 공감하고, 영화의 교훈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할 수 있도록 3~4차시에 걸쳐 두 차례의 ‘비주얼씽킹’ 활동을 수행하게 했다. 비주얼씽킹이란 자신의 생각을 글과 그림 등으로 표현하며 생각을 체계화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학생들은 3차시에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여행 장면을 그림으로 그린 후 해당 장면을 선택한 이유를 모둠원에게 영어로 설명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영화 속 주인공의 심정을 헤아려봄으로써 영화의 내용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체화할 수 있었고, 모둠원과 생각을 공유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영화의 의미를 짚어볼 수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영어의 말하기 능력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역량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4차시에는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를 한 가지 선정해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보았다. 비주얼씽킹을 마친 후에는 모둠원에게 자신이 선정한 대사가 무엇이며, 해당 대사를 선정한 이유를 영어로 표현해 보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영어교과의 핵심역량인 읽고, 듣고, 쓰고, 말하는 능력을 모두 기를 수 있었다.


김 교사는 “영어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도 한국어 자막을 틀어주니 영상 내용에 집중하며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며 “학생들은 영어 문법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대화의 전체적인 맥락을 통해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함을 깨닫고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사의 수업지도 도움말 - ​“학생 눈높이에 맞춘 영상 선택과 수업 전 영상 점검은 필수”


Q. 수업을 진행할 때 유의할 점은?


영상을 선정할 때 학생들의 관심사를 고려해야 한다. 중학생들은 애니메이션을 어린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며 다소 유치하게 생각한다. 이 경우 실제 배우들이 등장해 현실 생활의 모습을 보여주는 실사 영화를 활용하는 것이 수업 진행과 흥미 유발에 도움이 된다.

 

다만 수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사전에 관람가를 확인하고, 교사가 반드시 영상의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 영화 ‘어바웃 타임’은 15세 관람가로, 중2 학생들이 시청할 수 있는 영화였다. 하지만 영상 중간 중간 다소 선정적인 장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과 달리 실사 영화의 경우 학생들이 시청하기에 다소 부적절한 장면들이 등장할 수 있으므로 교사가 사전에 영화 내용을 검수한 후 불필요한 부분을 편집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Q. 수업의 효과는?


영어 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학생들은 교과서 등을 중심으로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영어는 반드시 공부로 깨우쳐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 중심의 영화로 영어를 학습하니 영어에 대한 거리감이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수업 시간에 ‘어바웃 타임’의 OST를 별도로 학습하지 않았음에도 한 학생은 스스로 영화의 OST를 찾아 들으며 영어 가사의 의미를 살펴보기도 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한글자막 없이 시청한 장면을 한글자막과 함께 감상하고 싶다며 스스로 유튜브 검색을 통해 영화를 찾아보기도 했다. 즉, 학생들은 영어를 즐기는 것으로 인식하며 영어 학습에 재미를 느끼게 된 것이다.


Q. 영어 수업에서 영상을 활용하려는 교사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어바웃 타임’은 중2 학생들이 자막 없이 그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다소 어려우므로, 한글자막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학생들이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학습지의 빈칸을 채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의 후속활동에도 흥미를 잃을 수 있다. 한글자막을 틀어 영화를 집중해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활동지의 빈칸을 채우는 과정에서 영어 대사를 주의 깊게 들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학습에 더욱 효과적이다.

 

또한 사전에 영국식 발음과 미국식 발음의 차이를 간략하게 안내해 학생들이 두 억양의 특징적인 차이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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