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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학교에 열 받은 엄마 아빠들의 모임’ 상상교육포럼

[인터뷰] 상상교육포럼 박태현 대표 "학교 문제 해결, 학부모회와 학운위가 나서야"



다섯 자녀의 학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해 10년 동안 연이어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에 활동하면서 학교문제 해결의 전문가가 된 이가 있다. 바로 상상교육포럼의 박태현 대표다.

박 대표의 막내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라, 앞으로도 10년 동안은 학부모회와 학운위에 관계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박 대표의 모습에서 강한 소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박 대표가 어떤 계기로 학교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고 결국 상상교육포럼을 발족하게 됐는지, 그 결과 학교가 어떻게 달라져갔는지를 직접 들어본다. 


Q: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A: 올해로 10년차입니다. 첫째가 초등학교 3학년일 때부터 시작했는데 이제 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아래로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2, 4, 6학년 아이가 있습니다. 위에서부터 '남여남남여'입니다. 막내인 다섯째가 아직 초등학교 2학년이니 학운위원 자격은 10년이 더 남아있습니다. 이중 몇 년간은 학부모로서 현역으로 활동할 것 같습니다. 

Q: 학부모회나 학교운영위원회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A: 큰애가 초등 2학년 때, 학부모회에 문제가 생겨 당시 학운위원장(남자)이 큰 고생을 했습니다. 그래서 차년도에는 남자 학부모들이 학운위에라도 꼭 참여해 달라고 부탁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학운위 구성원은 학부모와 지역위원이 4~5명 정도였고, 학부모 운영위원 중 두 분만 여성이고 나머지는 남자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학교는 개교한 지 8~9년이 되어가면서 노후돼 부서진 시설들이 많은 상태였습니다. 스튜디오 시설은 망가져서 전교 방송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운동회 때 운동장에 노래 하나 제대로 틀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지역내 수십 년 된 학교와 비교하면 8년차 신설학교였기 때문에, 동문회도 없었고 신경써 주는 정치인들도 없어서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에서 좀 밀리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죠.

또, 면에 중학교가 한 곳밖에 없었는데, 중학교로 가는 대중교통이 부족한 것이 개교 이래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200여 명이 통학해야 하지만, 대중교통으로는 100명이 통학하기에도 힘든 상태였지요. 아침마다 벌어지는 지옥같은 통학버스 타기 행렬에 저와 제 아이도 4년 후 들어가야 한다 생각하니,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학운위로 불렀던 분과 함께 파주시 교육예산을 심의하는 '파주시교육발전위원회'에 공개모집으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상상교육포럼을 만든 이유와 배경은?
A: '열 받은 엄마·아빠들의 모임'이라는 말로 정리될 것 같습니다. 교육발전위원회에서 교육예산의 흐름을 살펴보다 보니, 학부모들이 예산 배정과 집행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이 너무나 많은데 이걸 전달할 방법도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선생님들도 학부모들과 큰 차이 없이 헤매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교육지원청에서 하는 학교운영위원회 교육에 교육예산 관련 강의를 추가해 달라고 민원을 넣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2년 정도 이야기를 하다가 3년차부터는 “차라리 강의 시간을 달라, 직접 하겠다”고 해서, 정규교육 끝나 후 30분간 남아있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몇 마디 직접 하게 된 것이 시작입니다.

그날 강의를 들으셨던 분들이 학교행정의 부당함을 공유하면서 의기투합해 시작한 것이 상상교육포럼입니다. 단체 결성 후 사연 있는 학부모들과 연결되어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상상포럼을 소개할 때 쓰는 기본 멘트가 “열 받은 엄마 아빠들의 모임”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차년도에는 학운위 연수에서 정규 시간을 1시간 할당받아, 학부모들에게 “학운위란 무엇인가, 학운위의 1년”이라는 주제로 연수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Q: 강의를 시작한 계기는?
A: 교육지원청의 학운위원 연수는 1년에 한 번뿐인데다 2~3시간밖에 안 돼 교육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1년간 해야 할 일들을 2~3시간 안에 다 알려주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2016년도부터는 한 달에 한 번씩 공개포럼을 개최했습니다. 하지만 반응은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학교마다 학사일정이 달라 대부분의 학교 학사일정과 강연 주제에 거리가 생기게 마련이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강연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도 적을 수밖에 없었지요. 

2017년이 되고 1년을 힘들게 이끌어온 결과, 강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포럼 회원들 서로가 공유하게 됐습니다. 어차피 10명도 모으기 어렵다면, 모인 사람들에게 포럼 주제를 정해서 신청하게 하자. 이것이 '찾아가는 포럼'의 시작이었습니다.

지금은 4명 이상의 학부모님들이 모이면, 그분들이 원하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합니다. 강의라고 부르지 않고 [포럼]이라고 하는 이유는, 저희가 강의하고 설명하는 시간이 절반을 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절반 이상의 시간을 반드시 신청 학부모님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데 할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저희는 해법을 직접 제시하기보다 관련 규정과 사례를 설명해주고, 모인 분들이 직접 합의하고 결론을 도출해 실천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Q: 전국에서 포럼 개최 요청이 들어온다고 하던데
A: 포럼이 파주에 적을 두고 있어 위치상 서해안 북쪽 끝에 치우쳐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파주에서 용인이나 오산을 가려면 3시간 정도 걸립니다. 차라리 강원도 철원이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을 정도로 더 가깝습니다. 상담 요청은 제주, 부산, 정읍,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들어오지만 실제로 강의를 나가기가 여의치 않아, 전화상담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Q: 상상교육포럼으로 인해 변화한 학교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A: 학부모회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학부모회 예산집행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광역시도별로 다른데, 광역시도 조례가 있는 경우 학부모회는 학교회계로부터 독립하여 독자적인 예산집행이 가능합니다.

즉, 아래의 3가지가 학부모회에서 가능한 방법입니다.
① 지출건별로 담당 교직원에게 견적서를 제출하고 결제 후, 행정실장이 계좌이체 하거나,
② 지출건별로 학교 직불카드를 받아 결제하고, 카드를 반납하거나,
③ 학부모회장 명의 통장으로 1년치 예산을 일괄 입금받고, 직불카드를 통해서 결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1년 후에는 내역을 정산합니다.

저희는 상담이 들어오면 꼭 교육청으로부터 관련된 유권해석을 받아, 밴드에 결재 원문을 올려놓습니다. 한번은 한 학부모회의 문의가 있어서 경기도교육청의 관련문서 원문과 결재·시행문서를 정보공개해서 올려놓았는데, 이를 보고 다른 학부모회에서 동일한 질문이 왔습니다.

학부모회 3년차인데 행정실장님과 담당 선생님이 학부모회에서 예산집행에 대해 "① 견적서 후 계좌이체 방식"만 된다고 하신다는 겁니다. 분명 밴드의 설명으로는 3가지 방식으로 설명되어 있음에도 말입니다. 작년까지는 몰라서 못했고, 올해 너무 불편해서 다시 행정실에 문의하니 “안 된다. 꼭 견적서와 계좌이체를 해야한다.”고 말해서 행정실과 싸웠다는 것입니다.

상상포럼의 답변은 간단했습니다.
“밴드의 공문을 인쇄해서 행정실에 보여주세요. 그 공문은 이미 행정실에서 보관하고 있는 내용일 겁니다.”

하지만 그분은 잘 될 거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공문을 보여줘도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교장샘이나 담당샘이 거부하는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걱정하시기에,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도록 대처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해결될 경우를 대비해 학부모회장 명의의 통장 사본을 하나 준비할 것도 부탁드렸습니다.

다음 날, 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몇 개월을 싸워왔는데, 공문을 보여주니 1분만에 행정실에서 검토를 끝내고 학부모회장 명의 통장사본을 달라고 하더랍니다. 샘들과도 분쟁 없이 너무나 쉽게 해결이 됐다며 기뻐하셨습니다. 이처럼 [근거규정 없이 '주장'할 때]와 [근거규정을 가지고 '요구'할 때]는 그 결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또한 학교폭력과 관련해서도 많은 연락이 옵니다. 학교폭력은 학생을 피해자로 두고, 학생과 학생, 교직원과 학생, 일반인과 학생의 모든 갈등상황을 학교폭력으로 정의합니다. 특히 저희에게 많이 상담이 오는 사례가 교직원과 학생의 갈등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착하지는 않습니다. 학부모 중에도 못난 학부모들이 있고,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의 차이라면 이런 것이죠. '학부모들은 못난 학부모들의 존재를 인정하는데, 선생님들은 못난 선생님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희에게 연락을 해온 학부모회장과 학운위원의 사정을 들었더니 못난 선생님과 학생의 갈등이 문제였습니다. 학교 내에 문제가 되는 선생님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결국 사건이 터진 겁니다.

이렇게 사건이 터지면, 상상포럼은 사건 자체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사실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한쪽 이야기만 듣고는 편파적으로 판단하기 쉽고, 양쪽의 이야기를 듣는다 할지라도 사건을 조사하고 해결할 권한도 없으니까요. 

저희가 한 일은 법이 정한 절차를 설명 드리고, 상담 온 분의 보호받을 권리와 고민이 필요한 부분, 상담오지 못한 상대방의 보호받아야 할 권리와 고민을 설명해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사건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조언해 드렸습니다. 

여기서 하나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저희에게 설명을 들은 뒤 교직원과 이야기하실 때 현장에서 결론을 내지 말고, 들은 내용을 꼭 상상포럼 밴드에 올리거나 쪽지를 보내 교직원의 설명이 맞는지를 반드시 확인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이 사건을 학부모회와 학운위에서 저희에게 의뢰한 이유는 한 학생이 교사에게 큰 피해를 입었고, 피해학생과 학부모가 이를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학부모회와 학운위원이 나서서 필요한 지원을 해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상담의 핵심은 교장선생님이 설명해주신 것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학운위원 한 분이 상상포럼 밴드를 열심히 구독하는 분이셔서 교장선생님과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교장선생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말씀해주신 내용을 상상포럼에 가서 검토받고 다시 의논드리러 오겠습니다.”
이 때 교장선생님이 이렇게 이야기 하시더랍니다.
“차라리 기자에게 알려도, 상상포럼에는 알리지 마세요”
그래서, 더 신뢰도가 생겨 상담하러 왔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당시 교장선생님의 설명은 간단했습니다.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피해가 확인될 때까지 어떤 조치를 취할 예산도, 권한도 교장에게는 없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잘 타일러보겠습니다.” 사실 이 말은 전년도 학부모회장도 똑같이 들었던 말이었답니다.

하지만 교장선생님의 설명은 사실과 다릅니다. 학교에서 학생과 선생님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면, 교장선생님이 선생님들에 대해 사용가능한 권한이 3가지나 됩니다. [교직원 직무배제권]과 [직무 조정(업무재배치)권], [계약직 교원 선출권] 입니다.

다른 학교로 전출 보내거나 해고하는 것은 학교장의 권한이 아닙니다. 또한 이 세 가지 권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교장선생님이 독재자가 돼서는 안 되니까요.

이때 학부모회에서 해야 할 일은 적절한 근거를 준비하는 일입니다. 학부모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법적 공식 기구는 학부모회뿐이니까요. 

저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① 작년 담임으로 있었던 반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② 현재 담임으로 있는 반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선생님의 교수학습 방법에 문제가 있음을 학부모들이 두로 공감하고 있는가를 확인해 이를 서명으로 근거를 남기고, 대의원회에서 이를 확인한 후, [직무배제]와 [계약직 교원 선출]을 통해 [임시담임 배치] 요청을 의결하고 학교장에게 서면으로 요청서를 제출할 것을 안내했습니다.

두 번째로 학부모회의 확인과정이 끝나면 학운위원들은 학운위를 소집하여 계약직 선생님의 인건비를 확보하기 위한 추경요청을 하고, 이를 의결하도록 했습니다. 인건비를 확보한다는 것은 어딘가에서 예산을 줄여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희는 교장선생님 업무추진비 등 잔여 예산을 확인해 확보하는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혹시 선생님과 학생 개인간의 오해가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아니면 선생님의 비위가 반 전체나 학년 전체가 모두 알고 있었던 공공연한 비밀이었는지를 차분하게 잘 걸러내는 것이 학부모회와 학운위원들의 역할임을 잘 설명드렸습니다. 학부모회가 발송할 공문은 당연히 밴드에 있는 것을 고쳐서 사용하시도록 안내해 드렸습니다.

다음날, 교장샘과 교감샘에게 포럼에서 교육받은 내용을 설명하자, 이전과는 달리 학부모회에서 요청한 내용을 모두 수용하고 같이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받아들이셨다고 합니다.

이 두 가지 사건 모두 학부모님들이 빈번히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로, 실제 해결은 모두 하룻밤도 아닌 불과 5~10분간의 간단한 대화를 통해 이뤄졌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상상포럼이 개입했기 때문이 아니라, 정확한 근거규정과 절차를 통해서 ①하나씩 ②직접 진행하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상상포럼이 대신 나서서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용만 정확히 알고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각 학교 학부모회도 모두 직접할 수 있는 행동들이라는 겁니다. 단지 학부모회에 아무도 학부모들의 권리와 의무, 교직원들의 권한과 한계 등을 명확히 해준 곳이 없었을 뿐이죠.
 
Q: 활동 중 애로사항은?
A: 위 두 가지는 성공한 사례이지만, 반대로 실패한 사례도 있습니다.

실패를 하는 이유 중 십중팔구는 교직원들의 반대가 아니라 학부모들의 반대 때문입니다. 즉 '외눈 원숭이들' 사이에서 혼자 '두 눈 원숭이'가 되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이럴 경우 혼자서만 열심히 해서는 해결이 안 되니, 뜻을 같이하는 학부모님을 적어도 4명은 확보한 뒤 움직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교직원들의 조직적인 방해도 있습니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공통적으로 듣고 오시는 학교의 부당한 요구 중 하나가 “우리 학교 일을 (학교 밖) 남에게 알리지 말라” 입니다. 이 문장은 좀 곱씹어봐야 합니다. 설명을 반토막만 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문제가 발생하면, 우왕좌왕하다가 선택하는 것이 언론 제보와 교육청 민원입니다. 저희 역시 다짜고짜 지역신문에 문제를 제보해 학교 밖으로 문제를 끌어내는 것은 반대합니다. 일반적으로 지역신문에 나면, 교육청에 민원을 접수했을 때 쉽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자치 문제이기 때문에, 교육청도 단위학교에서 어떠한 행정조치가 있기 전에는 먼저 나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행위를 하실지라도 결국 학교로 돌아옵니다. 학교에서 행정절차를 마무리해야만, 교육청도 행정조치를 학교장이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강제조치가 가능합니다.

학교 내 행정조치란 바로 학교운영위원회 의결이고, 학부모들의 공식의견이란 학부모회 대의원회의 의결입니다. 그런데, 학교 내에서 어떤 절차를 진행해야하는지 대부분의 학교는 전혀 설명하고 있지 못합니다.

학교 홈페이지를 봐도 학교 내 문제 상황에 대해 어떤 위원회가 동작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으며, 위원회 규정집도 없는 학교가 허다합니다. 학부모회 회칙을 찾을 수 없는 곳도 많고, 어떤 위원회가 어떤 사안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학부모들이 알기 힘듭니다. 학내 40개에 육박하는 위원회의 위원이 누구인지 알 방법도 없습니다.

교장샘에게 상담을 가면 “제가 알아서 잘 하겠습니다.”라는 뻔한 답을 듣습니다. 학교의 3주체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학부모들에게 주체로서 어떤 권한이 있는지 아무로 말해주지 않습니다. 운영위원회를 교장과의 친목모임으로 이해하는 학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상상포럼이 제안하는 표준 화법은 교직원의 설명에 “재질문하라”입니다. “아, 그렇군요. 설명 잘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 설명이 들어있는 관련 규정집이나 업무편람 또는 가이드북을 주시겠습니까?”

규정과 지침이 명시한 일이라면 일단 받아들이고, 무리한 주장보다는 그 규정과 지침을 고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규정에 없는 관행이라면, 구성원들의 합의를 통해 관행을 개선하거나 정식 규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교육행정에 대해서는 학교와 학부모가 동일한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함께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협업해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학부모들이 부족한 정보를 가지고 불평등한 출발선에 서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상상교육포럼 박태현 대표 이력

2018. 4 ~2020. 4 상상교육포럼 상임대표
2011~2014 파주교육발전위원회 위원
2009~2014 통일초등학교 운영위원
2015 탄현중학교 운영위원
2016 가온초등학교 운영위원(지역)
2017 지산고등학교 교권보호위원회 위원
2017~현재 지산고등학교 운영위원(지역)
2017~현재 탄현중학교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
2018~현재 통일초등학교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
2018~현재 파주꿈의학교 루이넬 꿈지기
2015~현재 파주상상교육포럼 교육행정분과장
2018~현재 파주상상교육포럼 상임대표

* 네이버 밴드에서 상상교육포럼을 검색하면 자세한 활동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 사진 설명: 전남도교육청의 학부모회의 학교 참여 사업 지원 컨설팅 [사진 제공=전남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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