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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찾은 ‘소수’의 신비

생활 속 수학이야기

매미의 생애 주기를 보면 여름 한 계절만 살다 죽는 곤충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은 매미는 곤충 중에선 상당히 오래 사는 편입니다.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이 나타나 맹렬하게 울어 대다가 어느 순간 일제히 사라지는 것까지만 우리 육안으로 보이는 부분이죠. 하지만 땅속에서 유충으로 적어도 5년, 길게는 17년 동안 사는 매미도 있답니다.



모두 신기하게도 ‘소수’의 주기를 갖는 게 신비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매미는 유지매미와 참매미인데 7년 후 성충으로 자라서 나오고, 인천에서 주로 관찰되는 늦털매미는 5년 후에 나오게 되죠. 미국에서는 남부에서 7년, 13년 주기의 매미가 관찰돼요. 중서부 지역에는 무려 17 년 주기의 매미가 있는데, 수십 억 마리의 매미 떼가 정말로 어마어마하게 출몰해서 아예 ‘17년 매미’라고 불린답니다. 어떤가요? 모두 주기가 5, 7, 13, 17년으로 정말 ‘소수’로만 되어 있지요?

그럼 소수가 아닌 때에도 매미가 나오냐고요? 정확히 ‘소수’년에 나온다고 합니다.
매미가 소수년에 나오는 이유는 바로 천적을 피해 수많은 매미가 한꺼번에 나오는 인해전술을 써서 번식 기회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매미의 천적은 새, 도마뱀, 거미, 사마귀, 쥐, 너구리, 족제비 등인데 아무리 천적의 종류와 수가 많아도 이렇게 한꺼번에 약속한 듯 쏟아져 나오면 잡아먹혀도 이 모든 매미를 한번에 먹을 수는 없으니 땅속에서 오랫동안 견디다 ‘소수’의 주기로 나올 만한 거죠.


 
만일 매미의 생애 주기가 소수가 아닌 짝수인 6년이고 천적의 주기가 2 또는 3년이라면, 매미와 천적은 6년마다 만나게 되고 4년 천적과는 12년마다 만나게 됩니다. 그렇지만 매미의 생애 주기가 소수인 7년이라면, 주기가 2년인 천적과는 짝수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먼 14년마다 만나게 되고 3년인 천적과도 21년, 4년인 천적과는 28년마다 만나게 되죠. 비교해 보아도 소수가 생애 주기일 때가 짝수일 때보다 훨씬 천적을 더 피할 수 있게 됩니다.

또 하나 5년 주기인 매미와 7년 주기인 매미는 35년마다 만나게 되고 13년 주기인 매미와 17년 주기인 매미는 221년마다 만나게 되므로, 주기가 다른 동종 간에도 소수가 더 많은 번식 기회를 갖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매미를 흔하게 볼 수 없는데, 이는 매미들의 주기가 워낙 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오랜 인고를 견디고 나오는 매미들의 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웃지 못할 진풍경도 펼쳐진답니다. 일단 정확한 주기로 나오기 때문에 예측 가능해서 미리 방송으로 경고가 나올 정도이며, 한꺼번에 나오는 수십 억 마리의 매미 소리가 어찌나 큰지 그 지역의 음악회가 다음 계절로 연기된다고 합니다. 동물 원에서도 새들이나 파충류의 먹이로 미꾸라지나 다른 곤충 대신 널리고 널린 매미를 잡아 준다고 합니다.

그 누구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약 2주간만 열정적으로 사랑하기 위해 세상으로 나오는 매미. 이제 매미 소리가 시끄럽다고 투덜댈 게 아니라,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매미를 볼 수 있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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