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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수시 면접 대비,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수 있어야…

최정곤 부산과학고 교사가 말하는 면접 대비 노하우




요즘 학생들이 많이 바쁘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은 수시입학 면접을 대비한다고 정신이 없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만 되면 옆자리에 있는 3학년 담당 선생님을 찾아와 질문을 한다. 한 가지라도 더 알아야겠다는 학생들의 열정과 의지가 거센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비록 내가 그 학생들을 지도하지는 않지만 그 모습에 흐뭇해지는 것은 교사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나도 작년까지 수년 간 과학고 2, 3학년을 지도했다. 이 시기가 되면 학생들은 평소에 넘어가던 것들도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한편으론 ‘진즉 그렇게 하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들이 한가하게 놀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동아리 활동, 경연대회 참가 준비 등으로 항상 바빴다는 생각이 들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문제는 이들이 이때쯤 질문하는 내용이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는 듯하다는 데 있다. 이들의 질문이 단순하고, 단편적이라는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바쁘다는 것은 알지만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 한 번 더 여유를 가지고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돌아보면 준비가 더 탄탄해질 텐데 싶다. 즉,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과 관련된 것인가를 살펴보란 의미다. 


수시면접은 ‘학업역량평가’와 ‘학업외역량평가’로 나뉜다. 대학에 따라 이 둘을 나누는 곳도 있지만 이 용어를 대학의 특성에 맞춘 명칭으로 바꾸고, 문제도 그 특성에 맞춰 출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형식이든 학생들의 사고능력을 알아볼 수 있도록 출제된다. 


학업역량평가에서 나오는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어렵다는 얘기는 절대로 아니다. “우리는 정답을 찾아내는 학생이 아니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학생이 필요하다”는 모 대학 총장의 말처럼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가를 측정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된다. 그렇다고 교과서 밖의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 아니다. 통합적인 문제가 출제된다. 물론 학업외역량평가는 교과내용을 묻지 않으니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통합적인 문제라는 것은 교과서 내용의 통합일 수도 있지만, 다양한 상황이 제시된 끝이 열려있는 문제인 경우도 있다. 전자인 경우는 배운 내용이니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후자인 경우 생각을 해야 한다. 이런 경우는 정답보다 자신이 생각하는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근거를 제시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설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것을 논리적이라는 말을 쓴다. 이때 근거는 배운 내용과 제시된 내용을 중심으로 만들어 내야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전체와 부분을 함께 아우르는 능력이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크게 단원으로 이루어지고, 단원은 장과 절로 이루어진다. 한 단원은 3~4개의 장으로 이루어지고, 한 개의 장은 몇 개의 절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학교의 내신과 관련된 문제는 절에서 출제가 되기에 장내에서 어떤 연관을 갖는가를 살피면 되지만 수시면접고사 준비는 달라야 한다. 각 절의 내용은 무엇이며, 각 절과 절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알아야 된다는 것이다. 결국 한 단원을 통합하여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많은 학생들이 질문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절’의 내용에 한정되어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숲 속에 있을 때는 숲을 이루는 나무들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하듯 각 절을 공부할 때는 그 절의 뼈대를 이루는 내용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 후 다시 다른 ‘절’로 갈 것이 아니라 그 ‘절’을 빠져 나와야 한다. 한 숲을 지나 능선에 올랐을 때 다음 숲으로 곧장 들어가지 않고, 지나온 길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살피듯 지금까지 공부한 절이 앞‧뒤 절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절을 모두 공부한 다음 그 단원이 서로 어떻게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가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산행을 끝낸 후 지나온 산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아는 것과 같다.   


이렇듯 학업역량평가 문제는 단편적인 문제가 아니라 한 가지 질문을 하더라도 전체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된다. 이런 문제에 답을 할 수 있으려면 전체를 머릿속에서 통합하고 정리해 둬야 한다. 이것이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보아야 되는 이유이며, 면접 대비의 지름길이다. 


학업외역량평가를 학생들이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내가 지원하는 대학에서 수학(受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보여줘야 선발된다. 즉 자신이 그 대학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된다는 것을 증명해야한다는 것이다. 주요 질문은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의 내용이다. 학교생활기록부에서는 독서내용, 동아리 활동 실적, 교과 선생님이 써 주신 기록 등의 내용을 꼼꼼히 챙겨야 된다. 또한 자기소개서에서는 자신이 쓴 내용의 근거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 중 어느 것을 질문 받더라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어야 된다. 


또한 각 대학마다 수시면접고사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지원한 대학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지원한 대학의 기출문제를 보면서 이런 문제에 나는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를 수시로 생각해보아야 한다.


나에게 쉬운 것은 다른 사람에게도 쉽다. 내가 다른 학생과 차별화 되는 것이 무엇이며, 강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철저히 준비한 사람이 선택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처럼 준비과정에 최선을 다한다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이라는 하늘의 명이 오지 않을까 싶다.


▶최정곤 부산과학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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