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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영재교육 매뉴얼] ‘책임감’ 있는 아이가 ‘올바른 인성’으로 자란다

이주영 와이즈만입시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영재교육 ⑥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우리 아이는 영재가 아닐까?”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이때 ‘영재’란 무엇을 의미할까. 또한 부모는 무엇을 기준으로 자녀의 영재성을 판단할 수 있을까.

아이가 장래에 남다른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부모가 조기에 영재성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걸 맞는 교육도 필수적이다. 학부모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영재는 타고나는 것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 그렇다면 가정에서 부모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며, 자녀를 대상으로 어떠한 교육을 실시해야 할까.

와이즈만 입시전략연구소 이주영 선임연구원의 ‘영재교육 매뉴얼’ 시리즈를 통해 그 방법을 살펴본다.》

인간의 많은 영역을 AI가 대신하는 세상에서 과연 우리 아이는 어떤 역량을 지녀야 할까요? 
그것은 두말할 것 없이 ‘창의사고력’과 올바른 ‘인성’입니다. 인공지능이 앞으로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며 특히 인성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분별력과 인간에 대한 존중을 포함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사회, 문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성이 중요하지요. 향후 글로벌 기업의 인재 채용 시에도 학벌이나 활동경력은 결국 이 두 영역을 평가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참고될 겁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 2가지 요소가 단 시간에 향상되고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유아기부터 연습하고 훈련하면서 습관처럼 몸에 익혀야 하지요. 

인성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의 성품’인데요. 눈으로 보거나 만질 수 없어서 한 마디로 정의 내릴 순 없지만, 우리는 자연스럽게 올바른 ‘인성을 겸비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해 냅니다. 대개, 올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은 자기존중감이 높고 타인을 배려하며 감정 컨트롤 역량이 높아요. 따라서 주변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서도 리더십을 느끼게 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남 탓이나 환경 탓을 하며 주변인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신뢰를 얻지 못하지요. 더 무서운 점은 이렇게 형성된 인성은 어른이 되어서 고치기 어렵다는 겁니다. 첫 단추부터 잘 꿰어야 하고 그 시작이 바로 유아기라 할 수 있어요.  

글쓴이는 올바른 인성의 시작과 끝이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이란,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고, 타인을 존경하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사회에 이로움을 주는 행동이라고 정의해요(Foster. 1962). 또는 자신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기 스스로 행동에 책임을 지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행동(Hellison, 1995)이라 설명해요. 책임감이 내포하는 의미 자체가 올바른 인성 그 자체이며 실제로 2012년 교과부는 유아가 함양해야 하는 인성 덕목으로 ‘책임’을 제시했어요.  

Foster에 따르면,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을 배우는 과정은 세상에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책임감은 태어날 때부터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교육을 통해 여러 가지 행동을 배워 나가면서 형성 되는데, 문제는 그 행동의 학습이 우리가 생각하는 시기보다 훨씬 빠르다는 겁니다.

얼만큼 빠르냐고요? 영유아가 스스로 밥을 먹고 이불을 개는 행동이 바로 책임감의 시작이라 볼 수 있어요. 아이들은 이런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수행하면서 ‘인성’을 만들어 나갈 수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의 올바른 인성을 만드는 ‘책임감’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우선 부모가 유아기부터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을 명확히 정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해요. 가령, 이불 개기, 먹은 컵 가져다 놓기, 옷 입기, 가방정리와 같은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주고 스스로 할 수 있게끔 해요. 만약 이런 작은 경험 속에서 책임감을 형성하지 못하면, 자신의 일에 책임지려 하지 않고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남 탓을 하거나 환경 탓을 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자신을 돌봐주는 것에서 즐거움과 만족을 얻게 되고 타인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질 수 있어요. 또 가정과 어린이집 및 유치원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정하고 합의된 약속에 대해 아이와 어른이 지켜나가도록 연습해야 해요. 그 과정에서 아이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낼 수도 있지만 자유분방했던 나와는 다른 내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이에겐 무척 힘든 순간이라 할 수 있어요. 이 부분은 이해해 주어야 해요. 하지만 그런 과정을 극복하면서 책임감이 점차 형성되므로 힘들다고 포기해선 안 되고, 유아기는 초등학교 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시기(Poole, Miller, & Church, 2004)라는 점을 염두 하세요.  

심리학자인 Shaffer(1994)는 서로 협력해야 할 일을 알고, 또래나 타인을 도와주거나 관심을 갖고 배려하는 마음은 4-6세경부터 증가하기 시작한다고 했어요. 유아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적 책임감을 가지고 구성원들과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시기는 4세부터이고요. 가령, 유아기 초기에는 또래와 함께 장난감을 나누는 모습이 적은데 후기에는 혼자 놀이하는 것보다 또래와의 놀이가 더욱 재미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상호작용이 증가하지요.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도 5세경에 크게 향상 되요. 친구들과 함께 소집단 활동에 참여하면서 돕기, 협력하기, 나누기 등의 행동을 익힐 수 있는 시기로 책임감을 기르는 교육도 이 시기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면 좋아요. 

책임감에는 다양한 하위 영역이 있어요. 자신이 맡은 일을 끝까지 수행한다는 단편적인 의미 외에도 신뢰, 인내, 솔선, 본보기와 같은 영역들이 모두 포함되죠. 때문에 책임감을 기르는 교육은 매우 광범위한데 예를 들어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올바른 표현으로 말하는 연습도 책임감을 형성하는 교육 중 하나이며,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 교육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책임감이 의미하는 범주는 매우 커서 올바른 인성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아이의 책임감을 형성시켜 주는 놀이는 가정에서도 할 수 있어요. 사람의 표정이 담긴 카드를 보여주며,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려 보도록 하는 활동을 하는 거죠. 또는 책을 활용해 볼 수도 있어요. ‘진정한 일곱 살’이라는 책을 예로 들면, 주인공이 일곱 살이 되기 위해 어떤 약속을 하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회상해 보는 겁니다. 이를 통해 아이가 약속의 의미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지요. 의외로 찾아보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학습활동이 다양하답니다.  

이렇게 책임감을 기르는 교육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더라도 현실에서 부모가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모래성을 쌓는 것과 다름없어요. 큰 풍랑을 만나더라도 자신만의 소신으로 책임을 다 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선 부모가 먼저 훌륭한 인성을 갖추어야 함을 꼭 기억하세요. 예를 들면,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것, 엘리베이터를 기다려 준 이웃주민에게 인사하는 등의 사소한 일상에서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세요. 아이의 인성은 부모로부터 시작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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