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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뱅이의 이유있는 변명, "이게 바로 생존 전략이야!"

신진대사와 멸종 가능성의 놀라운 관계!



-이 기사는 초등 잡지 <톡톡> 10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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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된 게으름뱅이’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요? 옛날 옛적, 한 게으름뱅이가 우연히 만난 노인이 만든 소머리 모양의 탈을 써보고 진짜 ‘소’가 되고 말았습니다. 노인은 소가 된 게으름뱅이를 농부에게 팔며 ‘이 소는 무를 먹으면 죽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합니다.

이후 매일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을 해야 했던 게으름뱅이는 게으름만 피우고 살았던 자신의 지난날을 후회합니다.

그리고 죽을 각오로 무를 먹었는데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바뀌었죠. 이후 집으로 돌아온 그는 더 이상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아내와 함께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이 이야기는 게으름 피우지 말고 성실하게 살라는 교훈을 남겨주는데요. 그런데 과학계에서 ‘게으름은 나쁜 것이 아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게으른 것이 오히려 최선의 진화 전략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는데요.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느릿느릿~ 달팽이의 게으름이 ‘생존 전략’이라니?!

미국의 캔자스대 연구팀은 아주 흥미로운 연구를 했습니다. 바로 아주 먼 옛날 선신세 중반부터 지금까지 약 500만 년이라는 시간 동안 진화해온 연체동물을 조사했는데요. 조개나 달팽이와 같은 움직임이 둔한, 게으른 종들의 화석을 통해 대규모 데이터 연구를 진행한 것이죠.


연구팀은 이 종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생물들이 매일매일 살아가기 위해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을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이 종들의 게으른 특성이 생존을 위한 아주 유익한 전략이었음을 밝혀냈습니다. 바로 몸의 ‘신진대사’을 낮춰 멸종의 위기를 벗어난 것이지요.

생명을 불어넣는 ‘신진대사’

그렇다면 ‘신진대사’가 뭘까요? 신진대사라는 말은 운동이나 건강과 관련해 우리 일상에서도 매우 자주 사용되는 말인데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생물의 몸을 이루는 세포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는 ‘물질대사’라고도 합니다.

신진대사(新陳代謝)의 한자를 풀어보면 ‘새로운 것’을 의미하는 신(新), ‘묵은 것’을 의미하는 진(陳), ‘번갈다’를 의미하는 대(代), ‘물러나다’를 의미하는 사(謝)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즉, 우리가 섭취한 영양분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고, 새로운 세포와 조직을 만들며 이 과정에서 생긴 찌꺼기들은 몸 밖으로 배출하는 과정을 바로 신진대사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혈액을 만들고, 숨을 쉬고,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들을 만들어내는 모든 과정을 의미하지요.

강한 자’ 아니라 ‘느림보’가 살아남는다!


캔자스대 루크 스트로츠(Luke Strotz)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지난 5백만 년 동안 멸종된 연체동물 종과 현재도 남아있는 종들과의 차이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멸종된 종들은 현재 살아있는 종들보다 신진대사가 더 활발했다는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신진대사가 활발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데요, 연구팀은 낮은 에너지를 가지고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종들이 오히려 높은 에너지가 필요한 유기체들보다 생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연구에 참여한 브루스 리버맨(Bruce Lieberman) 교수는 “어쩌면 게으름과 느림이 동물들에게 최선의 진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대사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그 종이 생존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생명의 역사에서 ‘환경에 적응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뜻의 ‘적자생존(適者生存)’보다 앞으로는 ‘느림보가 생존한다’는 비유가 더 맞는 말이 될 지도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서운 기후변화 속, 어떤 종이 살아남을까?
사실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를 진행한 이유는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의 문제 속에서 과연 어떤 종들이 멸종할 것인가를 예측하기 위한 것이었는데요. 연구팀은 신진대사는 종이 멸종하는 요인 중 하나일 뿐, 신진대사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멸종 위기인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 신진대사율과 서식지 사이의 관계에 주목했는데요. 서식지가 넓은 종들은 신진대사가 멸종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서식지가 좁은 종들은 신진대사가 높을수록 멸종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밝혔습니다.

포유류로 확대 연구…과연 ‘인류’의 생존 가능성은?


그렇다면 연구팀이 연체동물을 연구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양의 자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류가 생겨나기도 전에 이미 지구에서 살아온 연체동물의 멸종과 진화의 역사가 화석을 통해 고스란히 남아있고, 이 화석들을 발굴하고 분석한 자료도 이미 충분히 방대하기 때문에 연구에 적합하다는 것인데요.

연구팀은 앞으로 이 연구 결과를 발전시켜 포유류도 신진대사가 멸종 가능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가 점차 더 발전해 인류의 멸종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운 결과를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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