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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초중생 영어 실력의 근간은 '영단어'라는데… 어휘력 극대화하는 학습법은?

권태형 교집합 연구소장의 영어 우등생 만들기… ③ 성향에 따른 영단어 학습법

《2018학년도 대입에서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며 입시에서 영어의 영향력이 크게 축소됐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우리 자녀에게 ‘영어’의 중요성은 결코 적다고 볼 수 없지요.

그렇다면 초·중등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자녀의 영어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후천적 영어 1등급 만들기’의 저자이자 교집합 교육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권태형 소장의 ‘영어 우등생 만들기’ 시리즈를 통해 그 방법을 살펴봅니다. 》



영어 단어는 영어 학습의 시작점이자 근간입니다. 단어를 소홀히 하면서 영어 실력을 쌓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이죠. 독해 뿐 아니라 듣기와 쓰기, 말하기 영역에서도 실력이 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어휘력의 부재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 학습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학습 영역임에 틀림이 없죠.

하지만 동시에 단어 학습은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고 어려워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영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환경이 아닌 이상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휘를 습득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단어 학습에 가장 중요한 방법은 결국 ‘암기’뿐입니다. 그런데 암기 역량은 학생마다 다릅니다. 암기가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영어가 어렵고 싫은 과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영단어 학습의 어려움은 특히나 초등 고학년 때부터 극대화되기 시작합니다. 앞서 1회차 칼럼(클릭☞ ‘실패 잠복기’ 놓치면 우리 아이 영어실력도 놓친다)에서 아이들이 영어 공부를 어려워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대개 중1, 2 때이고 그 이유가 추상적 의미의 영단어 어휘가 급증하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를 말씀드렸었는데요. 초등 고학년 시기도 비슷합니다. 외워야 하는 어휘의 수준 자체가 갑자기 올라가면서 학생들의 어려움이 배가됩니다. 그래서 초등 고학년 시기가 영단어 학습에 있어 가장 대비와 도움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지요.

영단어 공부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단어 학습 성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암기가 어려운 학생들은 특히 부족한 암기력을 보충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포기 없이 목표를 성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는 현실에서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직접 분류한 다음의 5가지 영단어 학습 성향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중 우리 아이가 어디에 속하는지를 먼저 파악해보시고, 그에 맞는 학습 방법과 교재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 시각의존형

우선 ‘시각의존형’이 있습니다. 영단어를 그림과 사진 등의 시각자료로 학습해야하는 유형입니다. Monkey, Airplane 등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눈으로 보이는 대상을 사진(그림)으로 학습하는 것은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시각의존형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추상 어휘는 시각자료로 나타내는 것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추상 어휘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말 그대로 ‘추상화’가 되어버려서 학습보조 자료로서의 가치가 없어집니다. 

초등에서 중등 그리고 고등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영어 단어에서의 추상 어휘의 비중은 크게 증가합니다. 아무리 시각의존형이라 하더라도 결국 시각적 자극을 매개로 단어를 기억하는 것을 줄여야하는 것이지요. 만약 우리 아이가 초등 고학년 또는 중학생인데 영단어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의존도를 줄여가는 중간 단계에서 그림 문자 등을 활용한 단어장으로 공부하는 것은 ‘시각의존형’ 아이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면서 추상 어휘에 대한 적응을 도와주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해마두뇌형

두 번째 유형은 바로 ‘해마두뇌형’입니다. 해마학습이라는 개념은 훨씬 더 큰 개념이지만 영단어 학습과 관련하여 이해를 돕기 위해 편의상 ‘연상위주학습’에 국한시켜 설명하겠습니다. 일종의 말장난을 활용하는 학습 방식인데, 영단어의 발음과 한국어 발음의 유사한 부분을 활용하거나 또는 영단어 발음을 따서 만든 어떤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스타터(Starter) 즉, 시작하는 단계의 아이들에게는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영단어 학습 습관이 부족하고 흥미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이러한 연상 위주의 단어장을 교재로 활용하게 하면, 책을 펴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때때로 웃으면서 학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이런 학습방식은 성향에 따라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부작용이 크기도 합니다. 단어의 뜻과 연관이 없는 단순한 말장난이나 개연성이 없는 상황 중심의 암기를 하다 보면, 오히려 영단어와 그 뜻을 떠올리는 것이 헷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암기 성향과 방법 등과 잘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논리요구형

다음은 ‘논리요구형’입니다. 단순 암기는 힘들지만, 무언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설명이 있으면 암기가 되는 유형입니다. 답이 딱 떨어지는 것을 선호하고 모호한 것을 싫어하는 부류, 우리가 흔히 편의상 ‘이과 성향’이라고 부르는 아이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논리요구형 아이들에게 잘 맞는 학습 방식이 바로 어원을 통한 학습입니다. 어원이라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설명은 이 유형의 학습자에게 자연스러운 이해와 암기를 가능하게 해 줍니다. 다만, 어원 자체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특별히 논리요구형 성향이 강하지 않은 초등생, 중학생에게는 맞지 않는 학습방법일 수 있습니다.

■ 단기집중형

유형 중에는 ‘단기집중형’ 아이들도 있습니다. 암기력이 준수한 아이들이죠. 암기 자체에 대한 큰 부담이 없어 영단어 학습에 있어 매우 유리한 역량을 가진 아이들입다. 그런데 이 유형의 아이들이 상당수가 ‘단기’ 집중형인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미리 여러 번씩 보지 않아도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테스트만을 위해서 단기적인 집중력만 발휘하는 습관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학습 태도와 습관은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지 못하기 때문에 나중에 오히려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영단어는 결국 언어이기 때문에 매일 조금씩이라도 반복적인 복습을 통해 누적 암기가 되도록 하는 ‘매일매일’의 학습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한다면 이 유형의 아이들은 보다 쉽게 영어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단어장은 체계적인 복습이 가능한 구성을 중점으로 보길 추천합니다.

■ 강박되새김형

마지막으로 ‘강박되새김형’이 있습니다. 영단어교재의 앞부분만 시커먼 아이들이 여기에 해당되는데요. 오늘 학습해야 할 단어 분량을 시작하기 전에 전날 했던 단어를 복습하는 좋은 습관을 지녔지만 그것이 지나쳐 진도를 잘 나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유형입니다. 이런 어설픈 완벽 성향으로 인해 강박적으로 되새김질을 반복하다보면 쉽게 지치게 됩니다. 며칠 또는 몇 주씩 쉬었다가 처음부터 시작하고 또 지쳤다가 처음부터 시작하는 이런 악순환은 ‘누적 반복 복습 시스템’ 즉 체계적인 반복 복습 계획을 통해 극복될 수 있습니다. 당장 눈앞의 성취뿐 아니라 중기적인 학습계획을 통해 심리적인 안심이 필요한 유형이지요. 여학생의 비중이 더 높은 유형으로 체계적인 계획만 잘 받침이 된다면 매우 높은 수준까지 성취할 수 있는, 성격으로 공부하는 유형입니다. 혼내고 윽박지르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며 장기기억 매커니즘을 충분히 이해시켜 주시길 추천 드립니다.

영단어는 다른 방법 없이 그냥 외우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아이들은 본인의 성향과 역량에 맞는 학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넌 의지가 왜 이리 약하니’ 또는 ‘열 번이든 스무 번이든 될 때까지 외워’ 등의 질책보다는 우리 아이가 영단어 학습에 대해서 어떤 성향을 가졌을까를 생각해 보고 이에 맞는 교재와 접근법을 추천해 주는 것은 어떨까요?

다음 칼럼에서는 영단어공부 실천을 위한 ‘영단어학습역량’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권태형 교집합 연구소장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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