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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활 타올랐던 2019 수능 국어… 데이터로 '탈탈' 털어보니

『74 국어』 집필진이 살펴본 ‘2019 수능 국어’의 특징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이 나라 교육의 목표는 오직 입시잖습니까. 이런 나라에서 인성 바른 아이들로 키우자면 당연히 해야 될 일이죠..” 최근 방영 중인 한 드라마에서 독서토론의 가치를 설명하는 등장인물의 대사다. 하지만 그러면서 선정 도서가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니….  


다행히 다른 등장인물의 적절한 비판이 바로 이어졌다. “어른들도 읽기 어려운 책을 중고등학생한테 (읽으라니) 무리 아닌가요? 더 심각한 문젠 이건 토론이 아니라 사회자님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자리 같은데요?” 그의 비판에 박수를 쳤다. 마치 이번 수능 국어영역 31번 문제에 대한 이야기 같았기 때문이다. “이건 수능이 아니라 출제자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문제 같은데요?” 


올해 수능을 수식하는 말로 ‘불’이라는 말도 부족해 ‘핵’이라는 용어를 결합해 사용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수능이 중·하위권 학생은 물론 상위권에게도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문제풀이 시간이 부족했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것에 특히 기여한 것이 바로 국어영역. 특히 31번 문제는 여러 방송에서도 다룰 정도로 전대미문의 난이도를 보여주었다.  


이를 두고 올해 출제가 잘못되었다는 사람도 있고, 원래 수능이 그런 것이라는 사람도 있다. 어찌됐든 올해 수능 국어영역이 어려웠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학생들을 두려움에 빠뜨리고 있다. 무엇보다 ‘핵수능’의 심각한 문제는 학생들이 느낄 불안감이다. 노력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인상을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 덕에 가장 바빠진 것은 입시기관들이다. 정시 상담 및 설명회 문의뿐만 아니라 재수학원이 밀려드는 상담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과연 이런 상황에 대해 ‘차라투스투라’는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 

 

이 시점에서 올해 수능 국어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어려워도 너무 어려웠던 수능 국어,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어렵게 느껴졌던 걸까. ‘형식이 내용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국어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온 상황에서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2019학년도 수능 국어를 분석해봤다. 오답률, 지문의 유형, 지문의 길이 등 형식적 측면에서 올해 수능 국어는 지난해와 어떻게 달랐을까.  


  

○ 2019 수능, 객관적으로 얼마나 더 어려웠나?  


2018학년도에 비해 2019학년도 국어영역에서는 오답률이 높은 문항이 더 많이 출제되었다. 수험생이 어렵다고 느끼는 ‘오답률 60% 이상’의 문항이 2018학년도에는 4문항이었지만, 2019학년도에는 8문항으로 늘어났다. 즉, 출제 문항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수험생이 느끼는 체감난이도 또한 매우 높았을 것이다.  


‘오답률이 높다’는 것은 곧 국어영역의 ‘전체 평균 점수는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1등급 구분점수(등급컷)를 결정하는 원점수도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 점수가 낮아지면서 표준점수는 오히려 높아졌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올해 수능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에서 150점(+16점)으로 크게 높아졌고, 1등급컷 원점수는 94점에서 84(-12점)점으로 대폭 낮아졌다. 수능 국어를 치른 수험생들이 2018학년도 대비 평균 3문항~6문항에서 더 틀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만약 국어영역에서 높은 원점수를 받은 학생이라면 150점이라는 유례없이 높은 표준점수를 가져갈 수 있을 테지만,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다수의 학생들은 실망을 넘어 좌절감을 느낄만한 채점결과다.  


○ 85점도 1등급… '지뢰밭'은 어디? 


그렇다면 수험생들이 어려웠다고 느낀, 즉 높은 오답률을 기록한 문제들은 주로 어떤 유형의 문제였을까?



학생들이 어려워한 문제 유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2018학년도와 마찬가지로 2019학년도 수능 역시 문법 문항 중 국어의 변화를 다룬 문항의 오답률이 높았고, 사전 표제어와 예문을 찾도록 하는 문항이 3번째로 오답률이 높았다. 이는 아마도 활용형인 부사형과 부사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관련 문제의 배점도 5점으로 결코 적지 않았다.  


2019학년도 비문학 지문(독서)은 2018학년도와 마찬가지로 경제, 과학·기술, 철학에서 출제되었다. 이 영역은 수험생들이 특히 꺼려하는 유형의 독서 지문이다. 게다가 2018학년도에서는 경제, 과학·기술 3개 문항(7점)에서 60% 이상의 오답률을 보인 반면, 2019학년도에서는 과학·기술, 철학 두 영역 6개 문항(14점)에서 60% 이상의 오답률이 나왔다. 많이 틀린 문항 수와 배점, 모두 배가 뛰었다. 이른바 ‘킬러문항’으로 꼽힌 31번 문항 역시 과학·기술 영역에서 출제된 비문학 문항이다. 비문학 지문은 빠른 시간에 긴 지문을 읽어내는 독해력이 특히 필요한 지문이다.  


이처럼 비문학 중심으로 어려운 문항이 많이 출제되면서 남녀 지형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국어영역의 난이도가 높으면 문학 영역이 강한 여학생에게 유리하다는 말이 있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국어의 난이도가 높다고 말하는 경우는 대개 문학 영역의 난이도를 두고 분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 하지만 이제 이 말은 옛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비문학 지문(독서)의 길이가 길어지고, 문항의 난이도가 높이면서 문학은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되는 경향을 보였다. 문학 영역이 강한 여학생에게 유리하다는 공식도 깨진 것이다. 이런 상황은 남녀별 국어영역 만점자 숫자만 봐도 분명해진다. 


2018학년도 국어영역 만점자 수는 3214명(남학생 1,765명, 여학생 1,449명)이었다. 하지만 2019학년도 국어영역 만점자 수는 148명(남학생 98명, 여학생 50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2등급대 인원(남학생 13,778명, 여학생 10,945명/2019학년도 수능 국어) 역시 남학생이 더 많다. 수능 국어 영역에서만큼은 남학생의 영역이 확실히 넓어지고 있다. 


○ 길어진 문제와 지문… 사실상 지문 2개 더 추가된 셈 


2019학년도 수능 국어영역을 어렵게 만든 요소는 비단 문항의 난이도뿐만이 아니다. 지문, 문항, <보기> 등의 내용이 모두 길어지면서 이를 읽고 문제풀이할 시간이 크게 부족했다. 지문 및 문제의 길이가 2018학년도 대비 얼마나 늘어났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지문과 선택지, 그리고 <보기>를 포함해 2018학년도 대비 2019학년도 수능 국어의 지문과 문제가 약 3700자 늘어났다. 보통 한 개 지문이 1,800자 정도 분량임을 감안한다면, 2018학년도 대비 2개가량의 지문이 더 배치된 것과 같은 효과다. 당연히 이는 수험생의 문제풀이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특히 2018학년도 대비 2019학년도 지문의 양은 물론, 학생들에게 ‘킬러 문항’으로 인식된 문항 역시 <보기>와 선택지의 글자 수가 대폭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짧은 시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 국어영역의 문제풀이 시간이 부족했다는 불만과 시험을 망쳤다는 두려움이 마치 ‘쓰나미’처럼 느껴질 만하다. 개인적으로 수험생의 입장과 상황보다는 ‘이 정도 문제는 읽고 풀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하는 출제자와 검토자의 지적 만족과 학생 선발과 변별에 무게 중심을 둔 수능의 변화를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수능 국어는 정해진 시간에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지문을 배치하고 문항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등 신중을 기해야 하는 국가시험이다. 과연 출제자와 검토자는 국어영역 45문항을 80분 동안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까.  


○ 정답은 일부러 4, 5번에 배치?  


한편 2019 수능 국어는 긴 지문, 난이도 높은 문항 외에 정답 배치로도 수험생들을 더욱 시간에 쫓기게 만들었다. 실제로 2018, 2019학년 수능 국어영역에서 오답률이 높은 문항, 즉 난이도가 높은 문항의 정답 배치를 살펴보면, 정답의 위치로 문항의 난이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018학년 수능 국어의 경우, 오답률이 높은 문항의 정답을 선택지 ①, ②번에 두 문항을, ④, ⑤번에 각 두 문항씩, 총 네 문항을 배치하였다. 그러나 2019학년도 수능 국어에서는 오답률이 높은 어려운 문항의 정답을 선택지 ①, ②번에 한 문항을, ④번에 두 문항, ⑤번에 무려 네 문항을 배치하였다. 전체 정답 수를 보아도 ④, ⑤번에 정답 수가 더 많아, 길어진 지문과 선택지를 모두 읽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수험생이 길어진 지문과 <보기>, 복합 문장(여러 개의 이어진 문장)으로 만들어진 선택지를 끝까지 읽도록 정답을 ④, ⑤에 의도적으로 많이 배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결과다.


지금까지 2019학년도 수능 국어영역이 왜 수험생에게 ‘불수능’, ‘마그마 수능’, ‘핵수능’이었는지 형식의 측면(오답률, 오답률과 지문 유형, 글자수, 정답 배치)에서 살펴보았다. 수능 난이도를 높이는 전통적인 방법은 두 가지다. 지문을 길게 하거나 어려운 어휘를 많이 쓰는 것. 그 외에 어떤 방식을 더 사용할지는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몫이다. 어쨌든 시험에 대비하는 수험생은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며 준비하여야 한다. 아직 수능을 치르지 않은 고교생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올해 수능이 최악일 듯하다. 올해를 기준으로 준비하면 실패는 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어려운 시험일수록 기본이 탄탄한 사람에게 유리하다. 대표적으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비문학의 경우 글의 장르와 유형 찾기, 내용전개 방식 파악하기, 문항과 선택지에서 핵심어를 잘 찾아야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 「74국어」(딱 7일만에 끝내는 4단계 국어 시리즈)는 문제풀이의 이러한 과정을 차근차근 따라가며 이해하고, 쉽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번 수능 국어의 ‘불’같은 어려움에 화들짝 데인 학생이라면, 「74국어」에서 그 자세한 방법을 만나보길 바란다. 「74국어」 시리즈는 비문학 외에 문법, 고전문학, 현대문학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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