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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

'시그널, 싸인'의 김은희 작가 새 드라마는 TV에서 볼 수 없다


 

 

'텐트폴 드라마'가 줄을 섰다

 

'미스터 션샤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남자친구' 등.

 

최근 텐트폴(Tent pole)이라고 불리는 

대작 드라마들이 이미 방송됐거나

방송을 앞두고 있습니다. 

 

텐트폴이란

텐트를 지지하는 기둥으로,

 

문화계에서는 영화 혹은 드라마 제작사가

한 해 사업 성패를 결정지을 만큼 큰 비용과

유명 제작자, 배우들을 투입해 

만들어낸 '대작'을 말합니다. 

 

 

(새로 시작하는 텐트폴 드라마 '남자친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tvN) 

 

 

TV를 떠나는 대작 드라마?

 

과거 이런 대형 드라마들은

TV, 즉 공중파라고 불리는

MBC, KBS, SBS 등을 통해서만

시청할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많은 대작 드라마들이  

공중파 방송국이 아닌  

전문 제작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지고, 

 

케이블TV 혹은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시청이 가능해졌습니다.

 

콘텐츠 개발 능력의 향상과 

IT기술의 발전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이나 시청 환경이 

극적으로 변한 것이죠. 

 

이에 따라  

사람들의 콘텐츠 소비패턴도 바뀌었고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 역시

새롭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코드 커팅'을 하고

'OTT'로 드라마를 본다 

 

과거에는 TV 채널이

공중파 방송밖에 없었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야

유선방송과 케이블TV, 최근의 IPTV까지

다양한 채널로 무장한 여러 사업자가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죠.

 

그런데 이제는 무선 통신 기술과

IT기기의 발전으로

시청 환경이 더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집 거실의 대형 TV가 아닌 

손안의 스마트폰 같은 디바이스를 활용해서,

 

TV 편성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동영상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면서 넷플릭스 등의

스트리밍 영상 플랫폼 이용자들은

더 이상 유선 방송을 볼 필요가 없어졌기에

서비스를 해지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행위를 '코드 커팅(Cord cutting)'

말 그대로 선(코드)을 자른다고 표현합니다.

 

 

 

비슷한 의미의

'코드 셰이빙(cord sharving)'이란 

단어도 있습니다.

 

이는 코드 커팅과 달리

유선방송망을 해지하진 않지만,

 

수백 개의 채널을 볼 수 있는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 대신 

공중파 등 최소한의 기본 채널만 볼 수 있는 

저렴한 상품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코드 커팅이나 셰이빙이 보편화된

미국에서는 2017년 1분기를 기점으로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미국 전체

유료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넘어섰습니다.

 

 

(넷플릭스 지역별 가입자 추이 ⓒ하나금융투자) 

 

코드 커팅 또는 셰이빙한 시청자들은

TV 대신 OTT 서비스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OTT는 Over The Top의 줄임말로,

Top은 케이블TV를 보기 위한  

셋톱박스를 말합니다.

 

즉, OTT는 셋톱박스를 넘어선 서비스,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훌루(Hulu), 티빙(Tving), 푹(pooq) 등과 같은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셋톱박스 ⓒ위키피디아) 

 

참고로 훌루는 우리나라에 서비스되지 않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넷플릭스 같은 OTT의 성장에 위기를 느낀

미국 월트디즈니, 21세기 폭스 등의 

기존 미디어 사업자들이 만든

OTT 서비스입니다.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사들이 연합한 '푹', 

CJ ENM이 운영하는 '티빙'

비슷한 사례입니다.  

 

 

(ⓒHULU)

 

 

오리지널 서비스 전성시대!

 

OTT 서비스의 성장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포인트는

OTT 사업자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OTT 서비스의 대표주자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이 가능한 '미스터 션샤인'

내년 초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킹덤'

 

두 드라마는 각각 김은숙과 김은희라는

스타 작가가 극본을 맡은

텐트폴 드라마라는 점과,

 

넷플릭스라는 OTT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여부에선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란 

드라마 제작사를 통해 배급받는 것이 아니라

OTT회사가 직접 드라마를

기획, 제작하는 것을 말합니다.

 

'미스터 션샤인'은  

우리나라 대표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제작된 후에,

 

넷플릭스와 케이블 방송국 tvN에 배급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은 물론 

국내 케이블TV 시청자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참조- 상장 첫날 대박! 스튜디오드래곤의 정체)

 

하지만 '킹덤'

넷플릭스의 서비스 확산을 위해 

자체적으로 만든 드라마이기 때문에, 

 

오직 넷플릭스 가입자만  

넷플릭스 서비스를 통해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시그널, 싸인'의 김은희 작가가 극본을 맡고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 등이 캐스팅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 예고편) 

 

사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판권을 사와서 방송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듭니다.

 

일례로 '미스터 션샤인'의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 드라마 제작에 쓴 돈은 

총 24회 제작에 약 400억 원이지만, 

 

넷플릭스에 드라마를 판 가격은  

약 30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100억 원 이상 비용을 절감한 것이죠. 

 

반면 내년에 방송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6부작임에도 불구하고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었고,

 

'미스터 션샤인' 못지않은 

편당 제작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 

 

이렇게 높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OTT 회사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OTT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의 경쟁자 훌루는  

기존 미디어 사업자가 연합한 만큼

이미 만들어진 탄탄한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격적으로 콘텐츠 확보에 나선

한국판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넷플릭스 이용권의 절반 가격으로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양의

영화와 드라마를 제공합니다. 

 

또 다른 대형 IT 플랫폼 기업인

아마존과 유튜브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유튜브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콘텐츠 경쟁에 뛰어들고 있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기존 미디어 제작사로부터

콘텐츠 공급받는 것도 쉽지 않고, 

 

경쟁이 심해질수록  

콘텐츠에 지불하는 가격도 올라가서 

결국 제작하는 것과

비용 차이가 많이 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기존의 콘텐츠는 일종의 공산품으로

어느 플랫폼을 통해 시청하든

차이가 크게 없습니다. 

 

마치 우리가 영화 '완벽한 타인'이나 

'보헤미안 랩소디'를 CGV에서 보든

롯데시네마에서 보든 차이가 없는 것이죠. 

 

그러나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면

시청자가 넷플릭스란

플랫폼에 묶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은희 작가의 새 드라마 '킹덤'을  

보고 싶은 국내 팬들은 

넷플릭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드라마를 볼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갈수록 늘어나는 오리지널 콘텐츠 수 ⓒ하나금융투자)

 

 

'몰아보기 문화'를 만든

오리지널 시리즈 

 

이렇게 만들어진 오리지널 콘텐츠는 

TV처럼 1편씩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시즌 전체를 공개하기도 하는데요,

 

덕분에 몰아보는 문화

더욱 확대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흔히 '정주행'으로 부르는 행위를 

영어로 '빈지뷰잉(binge watching)'이라고 하며

이는 개개인에게 특화된  

OTT 서비스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집니다.

 

*Binge  

: 폭음 혹은 폭식하며 흥청망청 한다. 

 

OTT 서비스는 공중파나 케이블TV처럼

공급자가 지정한 시간에

콘텐츠가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영상이 플랫폼에 모두 올라와 있고

소비자는 본인이 원하는 시간

재생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죠. 

 

시청자들은 한 편 보고

일주일씩 기다릴 필요 없이

마음먹으면 하룻밤 만에

시즌 전편을 몰아볼 수 있다는 점을

OTT 서비스의 또 다른 강점으로 평가합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콘텐츠를 몰아보는 시청자가 늘수록

넷플릭스 이용자가 더 많아지고 그로 인해

연평균 시청 시간도 늘어나니 좋습니다. 

 

실제로 넷플릭스 시청 시간은

2014년 505시간에서 

2016년 614시간으로 늘어났습니다. 

 

게다가 몰아보기를 유도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

OTT 서비스사에 엄청난 수익을 안겨줍니다.

 

넷플릭스의 대표 오리지널 콘텐츠

'하우스 오브 카드'가 좋은 사례입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사용자들의 시청 데이터를 분석해

시청자가 가장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적절히 배합하고,

 

무려 회당 40억 원의 제작비를 써서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로

넷플릭스에 창사 최대 매출을 안겨줬습니다.

 

또한 '하우스 오브 카드'는

흥행뿐만 아니라 작품성도 인정받았습니다.

 

웹드라마 최초로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미국 TV 시상식 에미상 9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고,

 

이 중 3개상(감독상,촬영상,캐스팅상)을  

수상했죠.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하우스 오브 카드. 모든 에피소드가 2월 1일 공개되고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넷플릭스) 

 

참고로 넷플릭스는 드라마가 아닌 

영화 '로마'로도 올해 열린

제57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상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그 제작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대작을 만들어내는 OTT의 지원 

 

공중파나 케이블TV 입장에선 

OTT의 성장이 큰 위기이지만, 

 

드라마 제작 관점에서 본다면 

OTT 열풍은 우리나라 

콘텐츠 제작에도 큰 호재로 작용합니다. 

 

해외 제작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중소 제작사 입장에서는 

흥행 실패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고  

큰 비용이 들어가는

대작 드라마를 만들어내기 힘들지만, 

 

OTT 회사들의 지원을 받는다면 

제작비에 대한 부담 없이 

최고의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최대 흥행작인

'미스터 션샤인'도 제작 후에 

판권을 넷플릭스에 넘긴 것이 아니라,

 

사전에 투자를 받았기에 큰 비용을 들여

제작해낼 수 있었습니다.

 

 

(넷플릭스의 '미스터 션샤인' 홍보물 ⓒ넷플릭스)

 

갈수록 미디어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질의 콘텐츠가 많이 나온다는 건

소비자들이 볼만한 콘텐츠가 많아지는

좋은 현상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제작된 드라마나 영화들이 

한류 열풍을 타고 또다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고요.

 

OTT 회사 그리고 미디어 회사들의 

이러한 건전한 경쟁을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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