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내 아이 성 고정관념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내 아이 성 고정관념


오랜만에 아들을 데리고 아웃렛을 갔을 때 일이다.
평소 좋아하는 아이 옷 브랜드가 50% 세일을 하고 있어서 열심히 쇼핑에 빠져있었다.

그때 연한 핑크 컬러에 미키 마우스 그림이 있는 꽈배기 모양으로 짜인 스웨트가 눈에 들어왔다.

맞는  사이즈를 들어 아들 녀석 몸에 대어 보였다.

“동현아, 이거 너무 이쁘다, 동현이한테 잘 어울리네”

 밝은 색 옷이 잘 어울리는 아이라 이걸로 사야겠다 마음먹었던 찰나

“싫어, 핑크색은 여자 색깔이야!”

이게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난 한 번도 '핑크색 = 여자색'이란 말도 안 되는 고정관념을
가르쳐 준 적이 결단코 없었다.

“동현아~ 아니야,여자 색, 남자색이 어디 있어”
“수현이 형아가 핑크색은 여자 색이라고 했어”

수현이는 동현이의 초등학생 사촌 형이다. 



“아니야, 형아가 잘못 안거야, 아빠도 남잔데 핑크색 입잖아”

핑크색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그냥 연한 핑크빛이 도는 스웨트일 뿐인데, 이토록 거부를 하다니
그것보다 내 아이에게 자리 잡혀 있는 저 말도 안 되는 고정관념을 없애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그 옷은 사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에게 물었다

“동현아, 그럼 파란색은 무슨 색이야?”
“남자색!!”

이럴 줄 알았다.. 하아..

“엄마도 파란색 옷 있는데 그럼 엄마는 남자야?”
“아니”
“그럼 엄마는 파란색 옷 입으면 안 되는 거야?”
“몰라, 아니, 돼!!”

5살 아들과의 대화의 한계는 여기까지..
아들은 사촌 형아가 무심코 한 말을 기억하고 말을 뱉은 죄밖에 없지 않은가.

그 다음날 어린이집 선생님께 전화를 드려 어제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며 
아이들에게 색깔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앨 수 있게 부탁을 드렸다.

아들 녀석이 담임 선생님 말씀이라면 들을 테니.

그날 하원한 아이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빨간색 후드티를 입은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남학생이 지나가고 있었다.

“동현아, 저 형아는 빨간색이 너무 잘 어울리네, 그치?”
“응”

“동현이는 무슨 색깔이 제일 좋아?”
“음.. 노란색”

“엄마도 노란색 진짜 좋아하는데, 동현아, 어떤 사람이 노란색은 여자 색이야. 남자가  좋아하면 안 돼 하면 동현이는 기분이 어떨 거 같아?”



잠시 생각하는 아들

“아닌데, 노란색 여자 색 아니야, 선생님이 여자 색, 남자 색, 없다고 했어”

역시 우리 담임  선생님 최고!!

“맞아!! 우리 동현이 오늘 어린이집에서 배웠어?”
“응, 선생님이 그랬어”

우리나라는 오랜 유교적 관념의 지배를 받아왔던 터라, 부모는 자신이 자라면서 들었던 수많은 고정관념의 말들을 알게 모르게 내 아이게도 하고 있다.

“남자는 울면 안 돼”

“인형은 여자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야”

“무슨 남자 아이가 이렇게 잘 울어?”

“무슨 여자아이가 이렇게나 힘이 쎄?”

이와 같이 아이에게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강요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주어 아이에게 고정관념을 심어주고 있다.

부모들이 흔히 하는 실수들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요즘 젊은 엄마들은 여자아이, 남자아이가 아닌 아이로 키우는 분위기이다.

칼싸움 놀이하는 여자아이,소꿉놀이하는 남자아이로, 고정적인 성 역할이 정해진 놀이가 아닌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양성성이 균형 잡힌 아이로 키우려고 노력한다.

마치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아이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듯이 말이다.

아들의 핑크색은 여자 색이란 고정관념은 없애준 듯 하지만 나 또한 아이에게 잘못된 성 고정관념을 심어주고 있었던 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저자에 관하여
육아웹싸이트 더맘스토리 메인 작가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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