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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망설이는 수험생의 최대 고민 ‘재수하면 정말 성적 오를까?’

사실상 올해 대입 어렵다면 주목해야 할 ‘2020학년도 재수 전망’ ②


‘불수능’으로 평가받는 2019학년도 수능.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국어의 영향으로 1교시의 여파가 2, 3교시로 이어지며 원했던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 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2020학년도 재수를 결심하는 수험생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상황.

과거 수능의 난이도를 분석해보면 전통적으로 불수능 다음해의 수능에선 난도가 다소 하락되는 결과가 나타난 바 있다. 여기에 더불어 2020학년도에 고3 인원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일련의 상황들을 고려하면 2020학년도는 재수생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막상 재수를 선택했다고 해도 내년도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는 확신이 없을 수 있다. 한 번 더 도전하면 정말 성적이 오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오를 수 있다. 실제 재수생들의 성적 변화 통계를 바탕으로 알아보자. 

○ 10명 중 9명이 성적 상승하는 재수, 효과는? 

종로학원이 2019학년도 수능을 치른 재수생 5872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국어, 수학, 탐구 성적 변화를 조사한 결과, 성적이 오른 학생 비율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각각 91.5%, 92.4% 인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극소수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10명 중 9명 가량이 재수를 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수로 인해 주어지는 1년의 시간을 잘 활용하면 성적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10명 중 9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이런 성적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표1>과 <표2>를 통해 사실로 드러난 것. 

그런데 위의 <표1>과 <표2>를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수 후 성적이 오르는 학생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막론하고 90% 비율이 넘지만 이 비율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일부는 되레 성적이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표1>과 <표2>를 보면 전년도 수능에서 국어, 수학, 탐구 백분위 점수의 합이 260점 이상을 기록했던 인문·자연계열 학생 중 20.8%는 성적이 오히려 낮아졌다.

이보다 좀 더 성적이 낮았던 학생들은 어떨까? 인문계열 240∼250점대의 중상위권 학생의 경우 87.3%의 성적이 올랐고, 220∼230점대 중위권 학생 중 92.25%가 성적 상승을 보였다. 자연계열 240∼250점대 학생 중 82.8%가 성적 상승을 보였고, 220∼230점대 학생 중 86.3%의 성적이 올랐다. 성적대별로 성적 상승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특히 220∼240점 사이 중하위권 학생들의 성적 상승률이 높은 것이 특징적이다.

상위권 학생이 성적 하락을 경험하지 않으려면 ‘자만’은 금물이다. 최상위권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재수를 하는 학생의 경우, 고3때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원래 성적도 낮은 편이 아니었다’는 생각으로 해왔던 대로 공부했다가는 치밀하게 전략을 수정해 고난도의 문제를 노리는 다른 재수생을 상대하기 힘들다.

상위권 학생들은 위의 표에서 보듯 중위권 학생들의 성적 상승 경향에서 힌트를 얻을 필요가 있다. 중위권 학생들의 경우 재수를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기본기부터 다시 잡는 방식’으로 아예 새롭게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기초부터 다시 잡다보니 극적인 성적 상승을 경험할 확률이 상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상위권이라면 과거 자신이 고3 때 어떤 방식으로 공부했는지를 다시 한번 면밀히 점검해보고 공부 방식에 수정이 필요한지를 적극적으로 따져보자. 그래야 재수를 통한 극적인 성적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1, 2등급 재수생 비율 높아

일반적으로 ‘재수생이 수능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말은 사실일까. 재수생들은 단순히 성적 1, 2점 오르기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목표는 1, 2등급 내의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 고득점을 통해 고3 때 갈 수 있었던 수준의 대학보다는 몇 단계 더 높은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를 꿈꾼다. 재수생들은 과연 고3 학생들보다 수능에서 높은 성적을 거둘 확률이 높은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영역에서 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지 알아보자.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 2016, 2017학년도 수능에서 전체 수험생 중 재수생이 차지한 비율은 각각 23.3%, 23.9%. 그런데 2016, 2017학년도 수능 국어, 수학 가형, 수학 나형, 영어 영역에서 1, 2등급을 받은 학생 중 재수생 비율을 정리한 <표3>을 보면, 2개년도 전체 영역에서 1, 2등급을 받은 학생 중 재수생 비율이 전체 학생 중 재수생 비율(2016학년도 23.3%, 2017학년도 23.9%)보다 훨씬 높았다. 전체 영역에서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수능 응시생들이 큰 부담을 느끼는 수학 영역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16학년도에는 수학 가형에서 1등급을 받은 응시생 중 47.4%가 재수생이었고, 2017학년도에는 48.6%가 재수생이었다. 수학 나형에서도 마찬가지다. 2016학년도 수학 나형 1등급을 받은 학생 중 41.9%가 재수생이었고, 2017학년도에는 42.7%가 재수생이었다.

수학은 대부분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지만, 고등학교에서 기본기를 익힌 재수생들은 추가로 주어진 1년 동안 응용력을 길러 큰 폭의 성적 향상을 노릴 수 있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돼 변별력이 떨어진 만큼 수학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수능에 ‘올인’하는 재수생에게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다.

○ 서울대, 이런 학생도 간다

매년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 구성을 보면 재수생들의 강세가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게다가 재수해서 모두가 꿈꾸는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들이 모두 고3 재학 중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것은 아니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종로학원이 확보한 최근 몇 년 간의 서울대 인문계열에 합격한 재수생 사례 중에는 ‘인서울’은 커녕 경기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정도의 점수였다가 서울대(아동가족학과)에 진학하는데 성공한 A씨가 있다.

A씨의 경우 재수 전에는 국어, 수학, 탐구 영역 백분위 점수 합이 248점이었으나 재수 후에 292점으로 크게 상승했다. 영역별로 보면 탐구영역에서 성적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각각 3, 5등급에서 모두 1등급으로 올랐다.


A씨의 사례처럼 최근 재수 후 드라마틱하게 성적 상승을 한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한다. 대입의 대세가 수시모집, 그것도 학생부중심전형으로 재편되면서 고3 재학 중에는 수시 전형에 신경 쓰느라 상대적으로 점수 반영 비율이 낮은 탐구 영역에 소홀했다가 재수 중에 탐구영역 점수를 크게 끌어올린 케이스가 적지 않은 것. 탐구영역은 학습 시간에 비례해 성적이 상승할 수 있는 과목이기 때문에, 그리고 정시모집에서 타 과목만큼 반영비율이 높은 과목이기 때문에 재수생이라면 탐구영역의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A씨는 국어, 수학, 영어에서는 재수 전 모두 2등급을 차지해 고3 시절 기본기는 충분히 갖춰놓은 학생인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과목에서 기본을 제대로 다져놓았다면 재수생 때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충분히 고득점의 문제를 맞히고 1등급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계열 서울대 진학자 중에도 재수 전에는 국어, 수학, 탐구 영역 백분위 점수 합이 218점이었으나 재수 후에 290점으로 무려 72점이나 끌어올린 B씨가 있다. B씨는 하위권의 성적을 갖고 있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극적 상승을 이뤄낸 케이스다.


B씨의 사례에서 아무리 하위권의 성적을 갖고 있었더라도 ‘원래 성적이 낮기 때문에 재수해도 달라지지 않을 거야’라며 포기하기보다 새로운 자세로 차근차근 노력하는 게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사례는 모든 사람에게서 드러나는 흔한 현상은 아니지만, 첫 수능에서 실패한 것을 자양분 삼아 철저히 분석해서 대비한다면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에듀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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