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내에 점차 감소하던 학업중단 학생 수가 1, 2년 새 다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강남구의 자퇴 사례가 늘어, 자퇴가 일부에선 일종의 대입 출구전략으로 기능한단 분석이다.
○ 줄다가 늘어나는 자퇴, 최다 사유는 ‘자발적 학업 중단’
교육통계서비스에 나타난 전국 고등학교 학업중단 학생 수와 비율을 보면, 학업을 중단한 학생 수는 △2014년 3만382명(전체 학생의 1.6%) △2015년 2만5318명(1.4%) △2016년 2만2554명(1.3%) △2017년 2만3741명(1.4%) △2018년 2만4506명(1.5%)으로, 2016년까지 감소 추세이다 2017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가장 최근인 2018년의 학업중단 사유를 분류해 보면 자퇴가 2만3506명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전체의 95.9%를 차지하는 자퇴의 구체적 사유로는 ‘기타(검정고시, 대안 교육, 종교, 방송활동 등 ‘자발적 의지의 학업 중단’)’가 1만1558명으로 전체의 47.1%를 차지하여 가장 높고, ‘부적응’이 7042명(△학업 관련 3414명 △대인관계 331명 △학교규칙 331명 △기타 2971명), 전체의 28.7%로 그 다음으로 높았다. 그밖에 △해외출국 3629명(14.8%) △질병 997명(4.1%) △가사 280명(1.1%) 등의 사유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도 있었다.
특히 2018년 자퇴 사유 중 ‘기타’가 차지하는 학생 수가 최근 5년간(2014~2018년) 중 가장 높게 나타나 눈길을 끈다. 2018년의 경우 ‘기타’는 1만1558명으로 전년도(2017년) 같은 기준의 1만227명보다 1331명이 많았으며, △2016년 8386명 △2015년 8739명 △2014년 6589명보다도 월등히 높았다.
참고로 2016년(2015학년도, 2015.3.∼2016.2) 학업중단 사유(8386명) 중 자퇴 기타 세부사유별 현황을 보면 검정고시가 4001명으로 가장 많고, 대안교육 1047명, 기타 3089명 등이었다.
○ 자퇴, 서울·강남구 최다… “내신 경쟁 피해 대입 준비”
그렇다면 왜 한동안 조금씩 줄던 자퇴생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일각에선 학생부 중심 전형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시모집의 확대로 내신 부담이 커진 점을 꼽는다. 내신 경쟁에서 밀린 학생들이 차선책으로 자퇴를 선택한다는 것.
실제로 2018년 서울시에서 학업중단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강남구(413명, 학업중단비율 1.8%)였다. 또한 학업중단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는 2.2%(276명)의 학생이 학업을 중단한 서초구가 꼽혔다.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 내신 경쟁이 치열한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학업중단 학생의 수나 비율이 높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구체적인 학교를 살펴보면, 이는 더 분명해진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학교알리미를 통해 서울 서초구 및 강남구 소재 고교 가운데 학업중단 학생 수가 많은 고교를 살펴 본 결과, 중대부고가 46명(3.5%)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상문고 42명(2.9%) △압구정고 36명(3.9%) △경기고 35명(2.3%) △반포고 33명(3.2%) △서초고 33명(3.1%) △서문여고 30명(2.2%) △양재고 30명(2.9%) 순으로 따르고 있었다. 이들 모두 내신 경쟁이 치열하기로 이름난 고교들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2013년부터 교육부 주관으로 시행되고 있는 학업 중단 숙려제 프로그램를 비롯해 지역 교육청 및 학교별 상담 강화, 학업관련 부적응 학생에 대한 기초학력 향상 프로그램 등으로 한 때 감소하던 학업중단 학생 수 및 비율이 최근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대입 전형에서 수시 학생부 중심의 선발 강화에 따른 내신 부담을 피하고 검정고시, 대안교육 등 기타 자발적 의지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증가한 것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자퇴를 선택할 수 있는 배경에는 검정고시 출신 학생의 대입 수시 지원 기회가 점차 확대돼 왔다는 점이 꼽힌다. 2017년 12월, 헌법재판소는 검정고시 출신의 대입 수시 지원 제한 규정을 위헌으로 결정한 바 있는데, 이후 검정고시 출신자는 검정고시 출신자에 한한 별도 전형이 아니라 일반 수험생과 동일하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해도 별도의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또한 전국 11개 교대 역시 검정고시 합격생의 수시 지원 기회를 확대한 바 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