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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추천도서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소중한 것을 잃는 슬픔을 극복하고 어른이 된 소년의 이야기

어리광을 부리거나 떼를 쓰는 아이들을 보고 어른들은 흔히 ‘으이그, 언제 철들래?’라고 말합니다. 자동차나 컴퓨터를 만들 때 쓰는 철도 아니고, 도대체 ‘철’이 뭐 길래 어른들은 우리에게 철 좀 들라고 하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는 도대체 언제 철이 드는 걸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바로 이 책 속에 있습니다. 아주 작은 13살짜리 꼬마 소년이 점차 어른이 되어가는 그 과정을 함께 살펴보며 소년의 마음을 한 번 생각해보세요. 이 소년의 마음을 가슴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때 여러분의 마음은 쑥쑥 자라나 진짜 어른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기사는 초등 잡지 <톡톡> 10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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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성실한 꼬마 로버트, 아기 돼지 핑키를 선물 받다!
12살의 로버트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아이입니다. 로버트의 아버지는 매일 돼지를 잡는 일을 해서 늘 퀴퀴한 냄새가 났지만, 교회에 가는 일요일만큼은 말끔하게 차려입죠.

또 이런 아버지에 대해 어머니는 ‘열심히 일한 냄새’라고 하면서 오히려 아버지를 감쌉니다. 이런 어머니와 아버지 밑에서 농사일을 거들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며 착하고 성실한 성품을 가졌습니다.

어느 날, 로버트는 우연히 이웃집 태너 아저씨네 젖소 ‘행주치마’가 새끼를 낳는 것을 보았습니다. 로버트는 행주치마를 도와주다가 행주치마의 목구멍에 혹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직접 손을 넣어 혹을 떼줍니다.

결국 행주치마는 무사히 송아지 ‘비브’와 ‘보브’를 낳고, 태너 아저씨는 로버트에게 감사의 표시로 아기 돼지를 선물했어요. 로버트는 돼지에게 ‘핑키’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극진히 아끼며 키우게 됩니다. 처음으로 로버트에게 ‘나만의 것’이라는 게 생긴 순간이었기 때문이지요.

로버트는 핑키에게 우리도 지어주고, 러틀랜드 박람회에 핑키를 데려가 돼지 심사에도 나가 ‘가장 예절 바른 돼지에게 주는 일등상’이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 리본까지 받습니다. 로버트에게는 너무나 감격스럽고 행복한 순간이었죠.

핑키와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소년
그러나 이 소설의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어느 겨울날 로버트의 아버지는 로버트에게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사실 로버트의 아버지는 몸이 많이 아팠어요. 그래서 로버트에게 이번 겨울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고 말을 한 것이죠.

로버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학교에 가지 않고 농부 일을 이어 가겠다고 말하지만 아버지는 로버트에게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부를 계속 하라고 이릅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없더라도 농사일을 혼자 할 수 있도록 눈여겨보라고 합니다.

혹독하고 추운 겨울이 시작되고, 가족의 가난과 아버지의 병마는 깊어져만 갔어요. 게다가 몸집이 엄청나게 커져 버린 핑키가 먹어치우는 식량을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설상가상으로 핑키에게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생식 능력마저 없다는 것이 밝혀지자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핑키를 도축하기로 결정합니다.

로버트 역시 눈물을 머금고 아버지를 도와 핑키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요. 로버트는 핑키의 죽음을 애써 받아들이고 핑키의 피가 묻은 아버지의 손등에 입을 맞춥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버지는 로버트 몰래 눈물을 훔치죠.

 


이렇게 겨울을 넘기고, 봄이 돌아오자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헛간에서 잠든 채로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신 아버지를 발견한 로버트는 앉아서 엉엉 우는 대신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책임감으로 담담하게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릅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에는 아버지의 동료와 이웃들이 참석했고, 아이러니하게도 이 날은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이 된 것이죠. 그리고 13살의 로버트는 이미 어른이 되어 있었습니다.

소중한 것을 잃으며 어른으로 성장한 로버트
소설의 줄거리를 읽으며,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태어나 처음으로 온전히 ‘나만의 것’이었던 아끼던 핑키가 죽고, 핑키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다니 이는 아무리 나이가 많은 어른이라도 견디기 힘든 슬픔이었을 거예요.

그러나 로버트는 담담히 아버지의 장례를 치릅니다. 마치 진짜 어른처럼 자신의 슬픔을 감추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현실에 꿋꿋한 한발 한발을 내디딘 거죠. 이 소설은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겨우 13살 소년이 ‘철’드는 순간이자,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냈습니다.

미워도 미워할 수 없는, 사랑하는 아버지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에서 특히 인상적인 인물은 바로 ‘아버지’인데요. 자신은 비록 배운 것이 없어 가난한 농부로 살아야만 했지만, 아들 로버트만큼은 더 많이 배우고, 더 큰 곳으로 나아가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마 세상 모든 부모님의 마음과 같을 거예요.

소설에서는 배우지 못해 사회에서 많은 설움을 받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데요. 로버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작업장에서 그가 사용하던 장비와 글씨 연습을 하던 종이를 발견합니다. 배우기는커녕 글씨도 쓸 줄 몰라서 무시당하고, 투표조차 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한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종이였죠.

아버지가 핑키를 죽였을 때도 로버트는 아버지를 미워하거나 원망할 수 없었어요. 오히려 아버지를 도와 핑키를 떠나보내는 모습에서도 로버트가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냉랭한 현실에 어쩔 수 없었던 아버지의 선택을 이해한 것이죠. 아버지도 이렇게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로버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의 눈물을 흘린 것이 아닐까요?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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