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에듀파인 때문에 보육대란?… 에듀파인이 뭐길래

[학부모를 위한 시사상식] 에듀파인


에듀파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에듀파인 도입 의무화 방침을 밝힌 교육부와 이에 반발하는 국내 최대 사립유치원 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가 팽팽히 맞서며 지난 25일에는 국회 앞에서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경찰 추산 1만 1000명)이 참가한 총궐기대회까지 진행됐다. 이에 새 학기를 앞두고 보육대란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으나 에듀파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점이 논란이 되는지 알지 못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학부모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중심으로 이번 에듀파인 논란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에듀파인 시연 및 에듀파인 조기 안착을 위한 간담회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에듀파인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서울=뉴시스

 


○ 에듀파인이 뭔가요?

에듀파인(Edufine)은 ‘교육(Education)’과 ‘재정(Finance)’에서 따온 용어로, 초‧중‧고교와 유치원 등 교육기관에 적용되는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을 말합니다. 용어 그대로, 교육기관의 모든 예산 관리를 전자적으로 처리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예산 편성과 수입 관리는 물론 물품구입비, 급식운영비, 학생복지비, 교과활동비, 시설비 등 교육기관의 모든 지출 또한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기에 재정 투명성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교육당국에서 각 교육기관의 회계 내역을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립유치원 적용 문제로 수면 위에 떠오른 에듀파인은 사실 전국 초‧중‧고교와 국‧공립유치원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9년 시범운영을 거쳐 2010년에는 전국 초‧중‧고교와 국‧공립유치원에 전면 도입돼 현재 사용되고 있습니다.


○ 이미 시행 중이라면, 이번에 에듀파인이 문제가 된 이유는 뭔가요?

최근 에듀파인 논란은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해 정부가 기존 에듀파인을 시행 중인 전국 초‧중‧고교와 국‧공립유치원 외 사립유치원에도 에듀파인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불거졌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확정하고, 오는 3월부터 사립유치원에도 에듀파인을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3월부터 원아 200명 이상 규모의 사립유치원과 희망 유치원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 후 2020년 3월부터는 모든 유치원에 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한다는 계획이었는데요.

이를 위해 지난 25일에는 사립유치원의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일부개정안을 공포해 현재는 법적 근거까지 모두 마련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 달부터 현원 기준 200명 이상 사립유치원 581곳의 경우 희망 여부와 상관없이 에듀파인 도입이 의무화됩니다. 즉 일정 규모 이상의 사립 유치원이 에듀파인을 통해 회계 관리를 하지 않으면 ‘불법’이 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사립유치원, 특히 국내 최대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유총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며 크게 반발하고 있어 에듀파인을 둘러싼 갈등이 커진 상황입니다.


○ 에듀파인이 사립유치원에 적용되면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또한 정부와 한유총이 갈등을 빚는 이유는 뭔가요?

그간 사립유치원에는 적용되지 않던 에듀파인의 확대 적용 이야기가 나온 것은 지난해 말 언론 보도로 불거진 일부 사립유치원의 비리 때문입니다. 만약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이 사립유치원에 도입되면, 모든 수입·지출 이력이 전자 기록되므로 회계가 보다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습니다. 사립유치원에 투입된 국민의 세금과 학부모 부담금이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는 것이지요. 정부는 에듀파인의 도입으로 예산 집행, 지출 등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정행위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의 에듀파인 도입 의무화를 결정하고, 현장 적용을 위해 사립유치원의 회계 특성과 현실을 반영한 기능 개선 및 보완까지 완료한 상태입니다. 사용자 교육 및 컨설팅 등을 위한 상시 지원체계도 마련됐습니다.

그러나 에듀파인 도입을 반대하는 사립유치원 측에서는 사립유치원은 민간이 운영하는 기관인 만큼 에듀파인 사용에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고 필요 이상으로 정부의 관리·감독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사유재산권 침해’의 여지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도입한다 하더라도 현장 적용을 위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데, 당장 오는 3월 시행은 너무 일러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 이번 에듀파인 사태로 ‘보육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던데… 어떻게 진행될까요?


26일 현재까지 교육당국과 한유총은 서로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타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을 떠나 당장 오는 3월부터는 현원 200명 이상 규모의 사립유치원과 희망 유치원을 대상으로 에듀파인 도입이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지난 25일 사립유치원의 에듀파인 도입 의무화 내용이 담긴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일부개정안이 공포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적용 대상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에듀파인 도입을 거부할 경우 교육관계법령 위반으로 시정명령 및 행정처분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유총은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보육대란의 우려도 남아 있습니다. 한유총은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일부개정안이 공포된 지난 25일 국회 앞에서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경찰 추산 1만 1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가 사립유치원에 사형 선고를 했다”며 유아 교육 사망 선고 퍼포먼스를 보이는 등 강도 높은 반발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또한 앞서 한유총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집단 휴원 또는 폐원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아교육 사망선고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서울=뉴시스 

 

교육당국은 이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오는 3월부터 에듀파인 적용 대상 사립유치원이 에듀파인 도입을 거부할 경우 해당 불법 행위에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집단 휴·폐원 시에도 관계 기관과 공조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또한 “유치원 또한 교육기관이기에 타협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해 귀추가 주목됩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