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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대학’은 국내에서만 알아준다? 국제 대학 평가 결과 보니…

THE 아시아·태평양 대학 평가, QS 세계 대학 학과별 평가 발표… 세계 속 한국 대학 위상은?


최근 세계적인 대학 평가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와 THE(Times Higher Education)가 잇따라 최신 대학 평가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국내 대학과 학과의 글로벌 경쟁력이 일제히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최고 대학으로 손꼽히는 서울대가 전 세계가 아닌 아시아·태평양으로 지역을 한정한 평가에서조차 상위 10개 대학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사실은 드라마로 그려질 만큼 치열한 국내의 높은 교육열과 입시 경쟁을 무색하게 하는 대목이다. 

대학뿐 아니라 세부 학과별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19년 평가에서 대한민국 모든 대학의 학과(전공) 가운데 세계 10위권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곳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과연 어떤 점 때문에 국내 대학이 이렇게 박한 평가를 받은 것인지, QS와 THE의 최근 대학 평가 결과를 되짚어봤다.


○ [THE 아시아·태평양 대학 평가] 10위권 내 대학 ‘0’… 한‧중‧일 중 한국이 유일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THE가 최근 공개한 ‘2019 아시아·태평양 대학 평가’ TOP 10에 한국 대학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 대학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서울대로, 13위였다.
 

 

아시아·태평양 대학 1위는 중국 칭화대에 돌아갔다. 이어 싱가포르국립대, 멜버른대, 홍콩과기대 등 싱가포르, 호주, 홍콩의 대학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한국과 같이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던 일본이 도쿄대를 통해 10위권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동아시아 국가인 중국, 일본, 홍콩 등의 대학에 비해서도 국내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두드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국내 대학 중 눈에 띄는 대학은 성균관대 정도다. 14위를 차지한 성균관대는 국내 대학 중 13위를 기록한 서울대 다음으로 순위가 높았다. 20위를 차지했던 지난해 대비 6계단이나 상승한 수치다. 
 

 

반면 다른 상위권 대학은 올해 평가에서 그다지 힘을 쓰지 못했다. KAIST가 지난해(15위)보다 3계단 하락해 18위에 올랐고, 포스텍도 지난해(18위)보다 4계단 떨어진 22위에 머물렀다.서울대와 함께 소위 ‘SKY’로 불리는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27위와 30위에 그쳐 국내에서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처럼 한국 대학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탓에 ‘2019 아시아·태평양 대학 평가’에서 100위권 안에 진입한 한국 대학은 총 11곳으로, 지난해(13개 대학) 대비 2곳이나 줄었다. 


○ [QS 세계 대학 학과별 평가] 세계 10위권 학과 전무… 20위권 내도 7곳 불과

향후 전망을 더 어둡게 하는 것은 학과 경쟁력이다. 27일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가 5개 학문, 48개 전공으로 나눠 500위까지 발표한 ‘2019 세계 대학 학과별 평가’ 순위를 보면, 세계 TOP 20위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학은 지난해 15곳에서 7곳으로 절반 이상이 줄었다. TOP 10 안에는 전무했다. 이 또한 지난해 서울대가 스포츠관련학에서 10위에 올랐던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올해 세계 20위권 안에 든 국내 대학 학과 7곳은 △스포츠관련학 서울대(12위) △사회정책·행정학 서울대(14위) △재료공학 카이스트(17위) △어문계열 서울대(19위) △화학 서울대(20위) △전기·전자공학 카이스트(20위)  △재료공학 서울대(20위)였다. 결국 서울대와 카이스트 외에는 세계 20위권 안에 드는 경쟁력 있는 학과를 배출하지 못한 것.

특히 전통적으로 한국 대학이 강세를 보이던 공학 분야 학과들이 올해 줄줄이 순위가 하락하며 20위권 내 진입 국내 대학 학과 수가 급감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같은 평가에서 20위권 안에 들었던 서울대와 카이스트의 화학공학, 기계·항공공학 등의 관련 학과가 올해 모두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이처럼 국내 대학 및 학과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빠르게 발전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은 칭화대, 베이징대, 중국농업대학 등이 각 전공 세계 TOP 10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대학과의 현저한 차이를 드러냈다.


○ 연구 능력 부족한 진리의 전당?… “학문을 위한 학문 풍토 자리 잡아야”

한국은 전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교육열을 자랑하는 국가다. 대입을 위한 입시 경쟁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그럼에도 국내 대학의 글로벌 경쟁률이 갈수록 저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 전문가들은 국내 대학의 경쟁력이 세계에서 밀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연구 성과 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구가 대학의 본연의 임무인 만큼 대학에서 나온 연구 실적이 세계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실적을 냈는지, 또 이를 통해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형성했는지가 중요한데, 국내 대학이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 실제로 QS와 THE는 △연구 실적 △논문 피인용 수 △학계 평가 △H지수(학부, 교수진의 생산성 및 연구력) 등을 대학 평가의 주요 지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와 투자 속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싱가포르 등의 대학과 달리 국내 대학은 최근 10여 년간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과 각종 규제로 대부분 재정난과 인력난을 동시에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우수한 연구 실적을 위한 인력 및 인프라 투자는커녕 교육 여건 조성에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한국 교육의 잘못된 방향성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학문을 위한 학문, 공부를 위한 공부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보다 입시와 취업을 위한 공부가 주가 되다 보니 대학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 교육 관계자는 “국내 우수한 영재들이 학문을 탐구하기보다는 의대에 진학하거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현상 또한 국내 대학의 경쟁력 약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며 “교육과 대학의 정체성을 바로잡고 교육과 대학 본연의 목적을 위한 집중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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