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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인재‧서류평가 강화… 올해 영재학교 입시 핵심 변화는?

2020학년도 영재학교 입시,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2020학년도 영재학교 입시의 막이 올랐다. 오는 15일(금) 입학 모집요강을 발표하는 서울과학고등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영재학교의 모집요강은 모두 발표된 상황. 이들 영재학교는 학교별로 4월 초 원서접수를 진행, 5월 19일(일)에 2단계 지필평가를 동시 실시한 후 7월 중 모든 전형을 완료하고 최종 합격자를 선정한다.

최근 각 학교가 발표한 2020학년도 입학 모집요강을 보면, 대체로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지필평가(영재성 평가 등) △3단계 영재캠프로 이뤄지는 기존 전형의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역인재 우선선발 제도를 도입하거나 학교생활 평가를 강화하는 등 일부 변화도 눈에 띈다. 올해 달라진 사항을 바탕으로 2020학년도 영재학교 입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을 정리해봤다.


○ 인천과학예술영재 지역인재 우선선발 도입… “2단계를 노려라”

영재학교는 과학고와 달리 전국 단위 선발을 하기 때문에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원하는 영재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 따라 지역인재를 우대하는 우선선발 제도나 전형, 정원을 따로 두기도 한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올해 지역인재 우선선발 제도를 새롭게 도입했다. 2단계 전형 통과자 중 각 지역에서 가장 탁월하다고 판단되는 자를 1명 이내에서 우선선발한다. 이때 우선선발의 기준이 되는 지역은 인천지역 10개 자치구(군)와 인천 외 16개 광역 시‧도로 구분된다. 
 

 

만약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제시한 모든 지역에서 1명씩 우선 선발한다고 가정하면 인천 지역 내에서는 자치구별 1명씩 10명이, 인천 외 타 시‧도에서는 광역 시‧도별로 1명씩 16명이 선발되는 구조다. 다만, 지역인재 우선선발의 모집 규모를 정확하게 못 박은 것은 아니어서 전형 결과, 우수한 학생이 없을 경우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올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정원 내 모집인원이 75명에 불과한 만큼 최대 26명이 선발될 수 있는 우선선발 제도의 도입이 전체 입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과학고 등과 마찬가지로 영재학교도 합격자의 특정 지역 쏠림 현상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롭게 도입되는 지역인재 우선선발 제도가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부터 우선선발 형식과 규모에 변화를 준 학교도 있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지난해 세종시 소재 중학교 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지역우수자 전형을 정원 외 모집으로 구분해 10명 이내로 선발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 전형의 선발 규모를 2명 이내로 축소한다. 대신 정원 내 모집인 일반전형에서 8명 규모의 지역인재 우대 우선선발을 추가로 실시한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일반전형에서 전형 단계별로 우수한 성적을 보인 학생에 한해 후속 전형을 면제해주고 별도 전형을 실시해 우선선발을 한다. 기존에는 1단계 전형 우수자를 5명 이내로 우선선발하던 것이 전부였으나, 올해부터는 2단계 전형 우수자도 8명 이내로 우선선발한다. 바로 이 2단계 전형에서의 우선선발 대상이 세종시 소재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제한되는 것. 결국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와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모두 지역인재 우선선발을 위해서는 2단계 전형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 경기과학고 서류평가 분리‧강화, 한과영 서류평가 단계에서도 우선선발 실시

영재학교 입시의 핵심은 2단계 전형부터라고 봐도 무방하다. 기본적으로 영재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우수한 학생들이다 보니 1단계 서류평가보다는 영재성 평가와 같은 2단계 지필평가가 실질적인 변별력을 가지기 때문. 실제로 대다수 영재학교는 1단계에서는 비교적 학생들을 거르지 않고 2단계 전형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편이다. 그런데 올해는 몇몇 학교를 중심으로 1단계 서류평가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과학고등학교는 다른 영재학교와 달리 유일하게 1단계 서류평가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던 곳이다. 다른 영재학교에서는 2단계 전형에 해당하는 영재성 평가와 서류평가를 함께 실시해, 지원자 전원이 서류평가 합불 여부와 관계없이 영재성 평가를 치를 수 있게 해온 것. 이 때문에 경기과학고는 2019학년도 입시 기준 일반전형 지원자 수가 전체 영재학교 중 유일하게 2000명이 넘었으며 경쟁률 또한 18.56대 1로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20.3대 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경기과학고도 서류평가를 1단계로 분리해 실시한다. 이에 따라 다른 학교와 같이 1단계 서류평가를 통과해야 2단계인 영재성 평가(일반전형) 및 관찰(추천관찰전형) 전형으로 넘어갈 수 있다. 여기에 서류평가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1명이었던 일반전형 추천인을 2명으로 늘린다. 추천관찰전형에서도 추천인 3명이 동시에 추천서를 작성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경기과학고가 직접 “중학교 교육활동 결과를 평가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만큼 기존 대비 학교생활 평가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모든 영재학교가 같은 날 2단계 전형을 진행하는 만큼 경기과학고의 전형 변화는 영재학교 입시 전반에 연쇄적 경쟁률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과학영재학교도 기존 2단계인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에만 우선선발 20명 이내 포함 조항을 뒀으나 올해는 1단계 학생기록물 평가를 포함한 모든 전형 단계별로 우수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방침을 변경, 기존보다 1단계 서류평가의 영향력이 강화됐다.

여기에 지난해 대전과학고등학교가 중학교 3학년 2학기 내신 성적이 학교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이미 합격해 1학년에 재학 중이던 학생 2명의 입학을 취소하는 사례가 영재학교 입시 사상 최초로 발생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여파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호 씨앤씨학원 특목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재학교 전형이 1학기에 대부분 완료되다 보니 합격 이후 고교 선행학습 등의 이유로 2학기 내신을 소홀히 하는 학생들이 있었다”면서 “그간 학교 측은 이런 학생들에 대해 경고성 문구 정도로만 대응했는데, 대전과학고 사례 이후 올해부터는 모든 영재학교 입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지난해부터 이어진 ‘자사고 리스크’ 주의보”

지난해 자사고와 일부 특목고의 모집 시기가 전기에서 후기로 옮겨지고 일반고와의 이중지원 여부가 뒤늦게 확정되는 등 혼란이 계속된 가운데 전국 8개 영재학교 평균 경쟁률은 13.71대 1을 기록해 전년(13.32)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영재학교와 일부 지원자층이 겹치는 자사고 입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물론 영재학교 입시는 영재성 평가 등에서 여타 고교 입시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탓에 지원자층 자체가 서로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는 특목‧자사고 입시 지원자층과 크게 겹치지 않고, 따라서 일련의 고입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영재학교 입시가 단기간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오히려 지난해보다 올해 ‘자사고 리스크’로 인한 여파가 클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간의 ‘자사고 리스크’를 지켜봐 온 학생, 학부모가 일찌감치 영재학교 진학으로 마음을 굳히고 입시를 준비해 왔을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는 것.

김창식 엠베스트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영재학교, 과학고를 향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사고 입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애초에 방향을 돌려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해온 학생들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변화도 올해 영재학교 입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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