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자소서 대필은 광탈” 학종 평가 더 깐깐해진다

‘2019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계획으로 읽어보는 대입 변화 전망

 

 

교육부가 최근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신규 평가요소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공정성 강화 지표를 대거 포함시키면서 학종을 포함한 대입 전형의 향후 운영에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교육부는 지난 5일 발표한 ‘2019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에서 사업 참여대학을 확정하기 위한 추가선정평가의 지표로 ‘학종 공정성 강화’를 목표로 한 4개 조항을 신설하고, 관련 배점 또한 29점에서 36점으로 상향 조정했다. 무려 559억 원의 정부 예산이 걸려 있는 이 사업을 외면할 대학은 많지 않다. 지방 국립대는 물론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주요 대학까지 참여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결국 향후 대입은 교육부가 평가 지표 안에 담은 ‘의도’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이 가져올 대입 변화를 살펴봤다.


○ “559억 정부 지원받으려면, 학종 더 깐깐하게 운영해야”

지난해부터 2년 주기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운영 중인 교육부는 559억 원이 걸린 올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대상 대학을 선정하는 평가를 이원화했다. 이미 지난해 선정된 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중간평가와 중간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대학과 신규 참여 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선정평가로 나눈 것. 예를 들어, 서울 주요 대학 가운데 이미 고교교육 기여대학으로 선정돼 재정 지원을 받고 있는 경희대는 중간평가를, 지난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탈락한 연세대가 다시 재정 지원을 받으려면 추가선정평가를 거쳐야 한다.

이 가운데 추가선정평가 지표에 학종 공정성 강화를 위한 4개 조항이 신설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자기소개서(자소서) 대필·허위작성 확인 시 의무적 탈락·입학취소 조치 △평가기준 공개 확대 △다수 입학사정관 평가 의무화 △공정성 관련 위원회에 외부위원 참여 등으로, 이와 관련된 배점도 29점에서 36점으로 7점 높여 무게감을 줬다. 만약 연세대가 추가선정평가를 통해 재정 지원을 받고자 한다면, 교육부가 내건 학종 공정성 강화 조치를 향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경우 1, 2점 차이로도 선정 결과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학종 관련 사항과 같이 배점이 큰 지표가 생기면 대학에서도 반영 여부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학종 공정성 관련 부분은 대학에서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고, 교육부에서도 올해 추가선정평가 대상이 아닌 대학에도 도입 검토 요청을 하고 있는 편이기 때문에 상당수의 대학이 반영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019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오는 18일부터 예비 접수에 들어가 4월 15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하고 4~5월 중 중간평가 및 결과 발표, 6월 중 추가선정평가 및 결과 발표를 진행한다. 평가는 2020~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참여 희망 대학의 경우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대입부터는 평가 지표에 따른 변화를 보여야 한다.


○ 자소서 대필 ‘인정사정없다’ 무조건 탈락

그렇다면 올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대학 사업계획에 새롭게 추가된 학종 관련 평가 지표로 대입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우선 교육부가 지표 중 하나로 내세운 ‘자소서 대필·허위작성 확인 시 의무 탈락·입학취소 조치’로 인해 대학의 서류 검증 및 부정행위에 대한 대응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존에도 대학들은 유사도 검색 시스템 등을 활용해 자소서 표절이나 대필을 확인하는 노력을 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소서 대필 및 허위 작성 관련 논란은 학종 도입 이후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다. 최근 학종의 여러 문제점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화제의 드라마 ‘SKY 캐슬’에서도 자소서 대필 장면이 묘사된 바 있다. 이렇듯 자소서 대필 등의 부정행위를 확인하는 과정이나 이후 부정행위자에 대한 조치를 대학 자율에 맡겨둔 상황에서 고액 자소서 컨설팅 문제 등이 근절되지 않자 교육부가 관련 사항에 대한 조치를 명시한 자체 규정 마련 여부를 대학 재정 지원사업의 평가 요소로 내세운 것이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대학이 기존 자소서 표절, 대필 등의 여부를 가려왔다고 하나 여전히 스스로 자소서를 작성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지표를 시작으로 여러 대학이 점점 자소서 확인을 위한 규제 조항을 명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도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예상되는 변화는 또 있다. 교육부는 학종의 서류 및 면접 평가에서 1명의 학생을 평가할 때 2명 이상의 다수 입학사정관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지 여부를 평가 지표로 추가했다. 기존에  ‘권고’ 수준이었던 다수 입학사정관 평가가 ‘의무’가 됨에 따라, 대학 사정상 1명의 지원자를 1명의 입학사정관이 전담해 평가하던 일부 대학도 평가 방식을 변경해야만 한다.

전현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지원팀장은 “자소서나 입학사정관 관련 부분은 대학에서도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고,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많은 대학이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자소서의 경우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좀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는 것인 만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제시된 다른 지표인 평가기준 공개나 공정성 관련 위원회 외부위원 참여 같은 부분도 여러 대학이 반영하기 위해 범위나 수준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發 변화, 대입 지형도 흔든다

올해 교육부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학종 공정성 강화에 나섰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안착을 위한 개선 유도에 나설 것으로 보여 변화 폭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평가 내용에 2022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해 8월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서 수능 위주 전형 30% 이상 권고 방침을 정하고, 내년부터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재설계해 이를 유도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이를 단순히 평가 지표로 넣는 것이 아니라 수능 위주 전형 30% 이상을 충족하는 대학에만 사업 참여 자격 조건을 부여하는 강도 높은 방법을 예고한 상황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그간 고교교육 기여대학 정상화 사업을 통해 학종을 중심으로 한 수시 확대를 유도해온 것과 수능 위주 전형, 즉 정시를 30% 이상 확대하는 것은 상충하는 것이라 대학은 물론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현재 교육부가 밝힌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이 정면으로 반발, 수시·정시 통합론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수능 위주 전형 확대를 반대하고 있어 당초 계획대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한 변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그간 수시 확대 추세가 이어진 가운데 내년부터는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여러 대학이 수능 위주 전형을 30% 이상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변화가 실현된다 해도 여전히 학종을 중심으로 한 수시의 영향력이 더 높을 것”이라며 “대다수의 일반고 학생들은 1순위는 내신, 2순위는 수능을 두고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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